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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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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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3월 13일 《통일의 메아리》

술주정군의 말로 (1)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술주정군의 말로》

오늘은 첫번째시간입니다.

 

조선봉건왕조 말엽 강원도 평강고을에는 지독스레 술을 퍼먹기 좋아하고 술먹으면 지독스레 주정질을 하는 정씨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땅마지기나 있어 밥술이나 뜨는 집에서 외아들로 태여나 애지중지 저만 제일이라 몹시 우대해주는 속에 버릇없이 자란 정씨 사내가 일찍부터 닦은 재주로는 주색잡기뿐인데 특히 술이라면 오금을 못썼다. 아이적에 벌써 안하무인으로 나쁜 버릇을 굳힌 그가 술을 잔뜩 처먹고 부리는 주정질은 이만저만한 행악이 아니여서 부모들과 지어는 안해까지도 혀를 차는 정도였다.

허우대도 듬직하게 크고 얼굴도 그만하면 사내답게 잘 생긴 정씨가 하는 일이란 어느 하루도 번지지 않고 술빚어 파는 술집에 단골손님으로 들어가 온종일 술을 사마시거나 기생들을 끼고 풍치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음풍영월로 허송세월을 하는 부자집 도련님들의 시중군노릇을 하는 헛된짓뿐이였다.

그 주제에 자기는 고을에서 제일가는 풍류랑이라고 희떱게 자랑하니 동료들까지도 그를 가리켜 팔삭둥이 못난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판이였다.

앞집주인의 생일인 어느 겨울날이였다.

며칠전부터 손가락을 꼽아가며 어서빨리 그의 생일날이 와서 공짜술을 실컷 마셔보리라 벼르던 정씨는 해뜨기 바쁘게 빈손으로 그의 집을 찾았다.

다른 사람들은 너도나도 집주인에게 생일을 축하한다고 친근한 인사를 하는데 유독 정씨만은 쓰다달다 말이 없이 술대접이 좋아보이는 로인들이 앉을 큰상의 한 자리를 얼른 차지하고는 술동이부터 끌어당겼다.

그 꼴을 아니꼽게 여긴 옆집로인이 한마디 핀잔을 놓았다.

《이보게, 늙은이들이 앉을 자리에 잘못 앉은걸 보면 자네 젊은 눈이 어두워졌군그래.》

그쯤하면 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옆상으로 자리를 옮겼어야 할 정씨였건만 그는 조금도 거리낌없이 대꾸하는것이였다.

《앗따, 아침이슬같이 짧디짧은 인생인데 무슨 나이구별을 론하겠소이까. 이런 좋은 날에야 신발의 기장이 어슷비슷하면 동년배라 여기고 권커니작커니 실컷 취해봅시다.》

그 말에 밸이 뒤틀린 옆집로인은 불끈 주먹을 틀어쥐였다. 그러자 다른 로인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보게 동갑이! 저놈은 사람이기를 그만둔 술주정뱅이가 아닌가. 똥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을 잊지 말게.》

사람들이 모두 음식상에 둘러앉았는데 유독 정씨는 로인들은커녕 생일을 맞는 집주인에게도 술을 권하지 않고 독차지한 술동이에서 연방 술을 퍼마셨다.

그 행실에 눈이 시였지만 사람들은 그를 못본척 하고 서로 다정하게 술을 권하며 집주인의 건강을 축하하였다.

 

지금까지 《술주정군의 말로》, 이런 제목의 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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