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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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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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2월 27일 《통일의 메아리》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9)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

오늘은 아홉번째시간입니다.

 

한식경이나 지나도록 끝을 못 보고 멍훈장훈하던 끝에 고려대사가 몰리기 시작하고 어느덧 그의 이마에 땀이 내돋았다. 상대를 수세에 몰아넣은 원나라 대사는 이몸을 징그럽게 내보이며 쾌재를 불렀다.

《어서 장훈을 받으시오이다. 경의 재주를 한번 배워봅시다.》

고려대사는 해빛이 따가운지 급히 부채를 펼치여 머리를 가리웠다.

그러자 곁에 서있던 늙은 시녀가 날래게 일산을 펼치여 해빛을 막아주었다. 이어 일산의 구멍뚫린 한곳으로 해빛이 들어와 장기판의 쪽 하나를 빤히 비치였다. 현주는 제꺽 그 쪽을 집어들었다. 시녀가 일산을 조금 움직이자 이번에는 해빛이 장기판의 한 밭을 비쳤다. 길을 잡는체 머리를 끄덕끄덕하며 때를 기다리던 그는 《탕》 하고 손에 쥐였던 쪽을 그곳에 놓았다. 그리고는 다 이기기나 한듯 만족해하며 판에서 한옆으로 물러나 앉기까지 하였다.

고려대사가 얼이 빠졌는지 손에 들었던 《상》을 상밭이 아니라 말밭에 놓은것이다. 원나라사신단 사람들은 키득키득 웃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원나라 대사 당자는 얼굴모양을 험악하게 망가뜨리며 손까지 우들우들 떨더니 드디여 장기쪽을 밀어놓았다.

《좋소이다. 오늘은 내 졌소이다. 그러나 다시 겨룰 때가 있으리다.》

사람들을 놀래운 장기판의 돌변한 이 사연을 세사람만이 알고 있었는데 두사람은 고려대사인 부제학과 그 시녀요, 다른 한사람은 원나라 대사다. 고려대사가 쥐였던 그 《상》이 한번 뛰면 멍훈장이 되며 이어 몇번 련장끝에 그 말밭에 이르면 겹장으로 이기게 된 수다. 장기수가 매우 높은 원나라 대사는 이 몇수를 내다보고 항복하였던것이다.

원나라대사는 장기를 진것도 분하였지만 참기 어려운것은 장기를 두는 고려대사의 그 경기자세다. 아무리 뻔히 이기게 된거라도 쪽을 한수한수 옮기는게 옳지 제창 마지막끝자리에 탕 놓는 그 고약한 버릇은 어디서 배운거냐? 그를 더욱 속 뒤집히게 하는것은 자기가 아직 손을 들지 않았는데도 다 이겼다 하고 장기판에서마저 물러나는 고려대사의 교만한 그 본때다.

(젊은 놈이 방자해도 분수가 있지. 죽일놈같으니라구.)

괄시를 당한다는 생각에 억울해죽겠는데 고려대사는 더욱 궁지에 몰아댄다.

《장부일언이 중천금이라 일구이언이 없소이다. 자, 빨리 귀잡고 내앞에 엎디여 절하시오.》

원나라 대사는 자기가 내기장기에서 이길적마다 늘 해온 말을 고려대사가 흉내내여 독촉하는데 악이 날대로 났으나 별수없이 귀를 잡고 불편하게 엎디여 절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만하려하지 않고 다시 다툼을 걸었다.

《소신이 말씀드린 호박은 잊지 않으셨는지?》

그러자 고려대사가 픽 웃으며 소리쳤다.

《얘야, 그 호박을 가져오너라.》

량측 사람들이 다 의아해하는 속에 부제학의 시동이 항아리 하나를 안고 다가와 대령하였다. 모두 목을 빼들고 항아리속을 들여다보니 주둥이입이 작은 그속에 커다란 호박 하나가 껍질 하나 상하지 않고 용케 들어앉아있었다. 겨우 주먹만이나 하던 애호박이 두달사이에 항아리속에 차게 자랐던것이다. 고려대사는 원나라 대사에게 항아리를 콱 안겨주며 꾸짖었다.

《사실은 경께서 호박이 탐나 먼 걸음한줄 아오. 이제는 뜻을 이루었으니 어서 돌아가오.》

고려의 젊은것한테 두번씩이나 무릎을 꿇으며 죽게 패한 원나라 대사는 불같은 성미를 수습 못하고 끝나지도 않은 담판을 줴버리고 제 나라로 달아나고말았다.

 

지금까지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 이런 제목의 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아홉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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