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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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5월 17일 《통일의 메아리》
《공짜를 바라더니 호환으로 이어지다》(3)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공짜를 바라더니 호환으로 이어지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공짜로 얻은 범가죽이 든 자루를 둘러메고 어슬녘에 집으로 돌아오던 마서방은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아까는 범가죽이라는 물건에 호기심이 끌려 그걸 손에 넣으려고 안달이 났댔지만 막상 제것이 되고보니 이따위걸 어디다 쓴단 말인가 하는 맹랑한 생각이 들었다.

공연히 그걸 들고 집에 들어가야 집사람들이나 놀래울것이였다.

큰것만 바라다가 허탕을 쳤다는 마음에 마서방은 화가 나서 고개마루에 털썩 주저앉고말았다.

마서방이 자루에서 꺼내든 범가죽을 집어던지려고 하는데 문득 저 아래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마을사람들인것 같았다. 그 순간 마서방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이 범가죽을 뒤집어쓰고 저 사람들을 한번 놀래워보면 어떨가. 아무리 이 범가죽이 볼꼴없어도 이미 날도 저물었으니 진짜범으로 여길지도 몰라. 그러면 참 볼만 한 구경거리가 생기겠는데…

워낙 장난기가 심하고 롱을 좋아하는 마서방이였으니 엉뚱한 제 생각에 스스로 흡족해져서 벌써부터 웃음보가 흔들렸다.

마침 이 고개길이 드문드문 범이 나타나는 곳으로 알려졌으니 범가죽을 쓰고 범의 흉내를 내면 사람들은 기절초풍할것이다.

고개길을 척 가로막은 가짜범앞에서 혼비백산하여 벌벌 떠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멋이야말로 얼마나 웃음이 나겠는가.

《그게 참 재미있겠는데…》

마서방은 천천히 범가죽을 뒤집어썼다.

범가죽을 쓰고 짐승마냥 네발걸음을 치느라니 킥킥 웃음이 나갔다.

《세상에 나처럼 진짜범가죽을 뒤집어쓰고 이런 놀음을 하는 사람도 드물거야.》하고 중얼거리는데 사람들의 말소리가 더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마서방은 언제인가 범이 풀판에 앉아있는 그림을 본 생각이 나서 얼른 길복판에 웅크리고 앉아 두팔로는 땅을 떡 버티고 머리는 번쩍 쳐들었다.

《이렇게 하면 위풍당당한 범으로 보일게야.》

좀 있어 사람들의 형체가 나타났다.

해저물었다고는 하지만 달도 있어 그런대로 수십보앞은 가려볼수 있었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열댓명쯤 되는데 아낙네들도 있었다.

이 고개에 가끔 범이 나타나는 까닭에 일행을 무어오는것 같았다.

《원, 겁도 많기란. 쯧쯧…》

마서방은 사람들이 한 스무보쯤 다가왔을 때 별안간 목청을 돋구어 《따웅!―》소리를 질렀다.

난데없는 따웅 소리에 한순간 사람들은 모두 돌부처처럼 굳어졌다.

큰길복판에 웅크리고 앉아 길을 막고있는 범을 본 사람들은 아닐세라 《앗!―》 비명소리를 지르며 와들와들 떨었다.

마서방은 생각했던것처럼 겁에 질려 몸을 떠는 사람들을 보느라니 너무도 웃음이 나서 참기 어려웠다.

한번만 더 소리를 질러야지.

마서방은 힘을 모아 《따웅!―》하고 소리쳤다.

했더니 사람들은 녀인이고 사내들이고 앞을 다투며 오던 길을 되돌아 도망쳤다.

그 모양이 재미있어 너털웃음을 치려던 마서방은 입술을 깨물었다. 바로 눈앞의 길바닥에 도망친 사람들이 내버린 물건들이 가득 널려있지 않는가.

그 물건을 보느라니 욕심뭉치가 꿈틀거렸다.

 

지금까지 《공짜를 바라더니 호환으로 이어지다》, 이런 제목의 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