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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4월 13일 《통일의 메아리》
고목도 잎은 푸르다(116)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량흥일 작 《고목도 잎은 푸르다》, 오늘은 백열여섯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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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우의 장인이였던 참의원 의원 히사즈네가 심장발작으로 급사했다. 비록 정객이기는 하지만 살만큼 다 산 늙은이의 죽음인것으로 하여 그의 마지막길을 수많은 눈길들이 무심히 바래웠다.

그러나 구일본군 장교였던 그의 죽음에 류다른 관심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바로 《보라매》와 야마모도였고 또 무로우자신이기도 했다. 그는 자기의 후견인이 히사즈네와 류다른 친교를 맺고 살았다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가 가정을 이룬것도 이 두 늙은이들의 교섭이 성사시킨 사상루각이였고 리혼도 어찌 보면 후견인의 변덕스러운 질투가 빚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무로우는 신문을 통하여 히사즈네가 급사했다는 소식을 알았을 때 공포에 가까운 전률을 느꼈다.

얼마나 건강한 늙은이였던가.

후견인과 차이가 있었다면 인생의 과거를 안고 후회를 할줄 아는 인간다운 측면이 있었다. 무엇을 두고 자신을 참회하였는지는 그만이 아는 비밀이였을것이다.

그들이 리혼하기 전에 안해는 이렇게 말한적이 있었다.

《나의 아버진 아마 회의주의자로 인생을 마감지으려는가 봐요.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간 일들에 대한 류다른 향수를 느끼며 회상록 같은것을 집필하고있거든요.》

히사즈네는 끝내 그 회상록이라는것을 세상에 내놓지 못한채 저승에 갔다.

후견인의 권고로 장례식에서 돌아오는데 한 젊은 녀인이 그를 조용히 불렀다.

요염한 교태를 남실남실 날리며 서있는 그 녀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무로우는 이마살을 찌프렸다. 그는 히사즈네가 생전에 그토록 사랑해주던 애첩이였다.

《난 당신이 우리 령감님의 명복을 빌어주니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리를 지키는데 감사가 무슨 필요가 있겠소.》

남들의 눈길도 있고 해서 무로우는 인차 자리를 뜨려고 했다.

《잠간 계세요.》

녀인은 눈웃음을 지으며 바투 다가들었다.

《이건 내 육감이예요. 우리 늙은이는 무엇인가 남기려다 죽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긴 나한테 손해를 준것은 하나도 없어요. 난 이미 필요한 재산상속을 다 받았으니까요.》

무로우는 불쾌한 인상으로 그 녀자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보세요. 당신도 요즘은 홀로 밤을 보내기가 쓸쓸할텐데 생각이 있으면 저를 찾아오세요.》

《그만하시오.》

녀인은 코웃음을 쳤다.

《흥, 곧은 막대기인체 하지 말아요. 우리 세상은 음모와 파멸, 횡재로 이루어져있는게 아닌가요. 그래도 제일 순결한건 이성에 대한 본능밖엔 없어요.》

물론 무로우는 그의 희떠운 소리에 침을 뱉았다. 그렇지만 한마디만은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두 녀자의 말은 모두 하나의 시점에 모여들었다. 그것은 히사즈네가 쓰고있었다는 글이였다.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후견인은 서글픈 탄식을 하였다.

《또 한사람이 련꽃바다를 찾아갔군. 히사즈네는 구새먹은 우리 일본의 남아였어. 량심에 미쳐버린 정신병자이지.》

무로우는 그 말이 무심하게 들리지 않았다.

후견인은 항상 저런 식으로 량심에 대한 견해를 밝히군 했다.

《인간이 량심에 병들면 대의를 저버리게 되는거야. 량심이란 어디까지나 무기력한 작자의 허울에 불과한것이거던.》

히사즈네의 량심이란 과연 어떤것인가? 혹시 후견인은 그의 죽음을 다른것에 결부해보는게 아닐가?

무로우는 그 무슨 곡절이 숨어있는것 같은 예감에 신경이 예민해졌다. …

그는 야마모도를 조용히 불렀다.

《이보라구, 내 임자에게 친구로서 부탁을 하자구.》

《무슨 일이기에 그렇게 긴장해서 그러나?》

《난 어쩐지 히사즈네선생의 죽음이 여의치 않게 여겨지는구만. 어떻게 건강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심장발작으로 죽을수 있는가 말이네.》

야마모도는 무심한 태도를 취했다.

《이보게, 꼭 론리적인 관찰로만 인간생활을 들여다보려고 해서는 안되네.》

《야마모도, 우선 내 말부터 듣게.》

무로우는 자기의 이전 안해와 히사즈네의 애첩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했다.

《난 그들의 말을 무심히 넘길수 없어서 부탁하는거네.》

《그렇다면 내 그 회상록을 찾아보지.》

… 무로우는 지금 지루한 기분에 잠겨 탁상시계에 눈길을 주었다.

야마모도가 왜 늦어질가?

어떤 소식을 가지고 오겠는가 하는것이 궁금했다. 때로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고 또 그 어떤 공포 같은것이 생기기도 했다.

술을 벌써 몇잔째 마셨는지 모른다.

약속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어 야마모도가 나타났다.

《허, 오래 기다렸겠구만.》

《인제야 오나?》

야마모도는 식탁우에 있는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허, 이 더운 날에 위스키라… 하긴 불은 불로 끄랬던가.》

《그래, 알아봤나?》

야마모도는 새 잔에 위스키를 붓고 조금 들이켰다.

《노력은 해봤지만…》

그는 한숨을 내긋고나서 말을 이었다.

《히사즈네의 방에 새여들어가 찾아봤는데 자네가 말하던 물건은 그림자도 없더구만.》

《?! …》

무로우는 랑패한 기색을 지었다.

《혹시 잘못 본게 아닌가?》

《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자네 이 야마모도의 솜씨를 잊은게로구만.》

《아니, 그래서가 아니네. 분명 두 녀자의 말을 들어보면 꼭 그게 있어야 하네. 그들은 다 히사즈네와 제일 많이 접촉한 사람들이네.》

야마모도는 무로우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

《그들의 말은 틀리지 않았네. 단지 그것은 회상록이 아니라 참회록이라는거네.》

무로우는 놀라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참회록이라니… 그게 확실한가?》

야마모도는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담은채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네. 그런데 참회록은 이미전에 자취를 감추었다는거네.》

《뭐라구? … 그럼 그게 누구의 손에 들어갔다는건가?》

야마모도는 담배를 붙여물고 연기를 뿜어댔다.

《내가 알기에는 고인과 제일 가까운 사람의 손에 들어갔다는거네. 혹시 자네 짐작되는 사람이 없나?》

무로우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히사즈네와 제일 가까운 사람? …

피뜩 후견인이 장례식장에서 돌아와 하던 말이 떠올랐다.

《또 한사람이 련꽃바다를 찾아갔군. 히사즈네는 구새먹은 우리 일본의 남아였어. 량심에 미쳐버린 정신병자이지.》

혹시 선생님이! … 그렇다면 그한테 왜 참회록이 필요했을가? 아니, 잘 생각해보자. 만일 야마모도의 말이 사실이라면 히사즈네선생과 제일 막역한 사람은 나의 후견인밖엔 없지 않는가.

무로우는 인차 머리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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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 《고목도 잎은 푸르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열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