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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3월 10일 《통일의 메아리》
고목도 잎은 푸르다(99)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량흥일 작 《고목도 잎은 푸르다》, 오늘은 아흔아홉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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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숙은 출근하는 길로 조성호의 사무실에 들렸다. 그는 며칠째 퇴근도 못하고 일에 열중하고있었다. 지향숙이 함께 하겠다고 나서면 《너무 걱정마오. 동무도 요즘 피곤하겠는데… 이 곰같이 든든한 조성호에게 다 맡기오.》 하며 웃음으로 처녀의 등을 떠밀군 했다. 그러나 바치는 노력에 비해 성과는 매우 적었다. 이미 확보한 자료로는 론문을 완성할수 없는 그들이였다. 부향녀의 모습에 자신들을 비쳐보며 완벽한 론문을 쓰려는것이 이들의 마음이였다.

문제는 《나까이리력서》를 찾아내는것이였다. 부향녀가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안면있는 일본의 력사학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들은 그들대로 그를 도와 여러 국가문서고들을 뒤졌다. 하지만 일본보수당국에서 철저히 장악하고 비밀로 규정한 자료인지라 사본조차 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도이췰란드의 한스 베르메트에게서도 감감무소식이였다.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 그들의 일은 자연히 기운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성호는 락심하지 않았다. 새 자료를 찾아내기 위해 밤을 패워가며 인터네트망의 가입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료들을 교환했다. 더우기 오늘 아침까지 시마네현의 로교수에게서 얻은 자료들을 다시 연구하여 지향숙에게 넘겨주게 되였다.

《밤새 수고가 많으셨어요.》

조성호는 아직 세면도 못해 푸시시한 머리를 손빗질해가며 어색한 인상을 지었다.

《수고야 뭘… 그런데 아직…》

그의 주밋거리는 행동에 지향숙은 락심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니 다 못했다는 소리예요?》

《미안하오. 깜박 잠드는통에…》

지향숙은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나가지 않았다.

《원장선생님은 우리 일때문에 애를 쓰고있는데… 동문 참…》

조성호는 새침해서 서있는 처녀를 대하기가 면구스러웠다. 그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그의 손을 잡아 자리에 앉혔다.

《그래서 내 미안하다고 하질 않소. 자, 아침부터 성을 내면 종일 성을 내야 한다는데 기분을 좀 돌리오.》

그는 의자를 권한다, 차를 가져다 부어준다 하며 부산을 피웠다.

흥, 그래도 제 잘못은 인정하는 모양이지.

지향숙은 가시돋힌 말로 콱 쏘아주고싶었지만 참았다. 밤을 패며 수고한 그의 기분을 더 흐리고싶지 않았다.

처녀는 가방에서 아침밥곽을 꺼내 책상우에 올려놓았다.

《잘못을 알았으면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중에 그걸 제게 보내주세요.》

밥곽을 보고난 조성호는 히벌쭉 웃으며 허리를 굽석거렸다.

《예잇, 꼭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버릇이 되살아난듯 노죽을 부리고난 그는 손으로 배를 슬슬 쓸었다.

《으-음! 미운 사람에게 떡 한개 더 주는줄이나 아세요.》

《고맙소이다. 공주님의 은총에 망극이오이다.》

지향숙은 그의 익살궂은 행동에 입술을 삐쭉해보였다. 이어 속으로 웃음을 지으며 방을 나섰다.

《걱정마오. 내 꼭 제시간에 가져가겠소.》

조성호는 복도에까지 따라나오며 재삼 강조했다.

10시 30분쯤에 조성호가 조용히 문을 열고 지향숙의 방에 들어섰다.

콤퓨터에 앉아 그간 수집한 자료들로 론문의 구성안을 작성하던 처녀의 해맑은 얼굴에는 방실 웃음이 피여났다.

《아이, 벌써 다했어요?》

《음, 단숨에 삼켜버렸소. 인제 보니 동무의 료리솜씨가 상당하더구만. 아마 긴쟈거리에서 식당마담을 해도 손색이 없을거요.》

능글능글거리며 동문서답을 하는 그의 행동에 지향숙은 어처구니없어 쓴웃음을 지었다. 처음부터 말하는품이 또 무슨 오그랑수
를 쓰려는게 틀림없었다.

《흥, 고작 생각했다는게 마담이예요?》

조성호는 넉살좋게 연신 수다를 떨었다.

《이건 롱담이 아니요. 동무한테 장가드는 사람은 정말 행복자일게요. 음식 잘하지, 게다가 남을 위해주는 인정미는 또 얼마나 깊다구.》

《성호선생! 갑자기 말이 많군요.》

지향숙은 표표한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초에 매정스럽게 끊어놓지 않으면 언제 입을 다물지 모를것만 같았다. 여느때처럼 앉아서 서로 롱담을 주고받으며 간이 뒤집히도록 웃고싶었지만 오늘은 사정이 달랐다. 한시바삐 론문의 개요를 작성해야 다음 공정이 드티지 않을수 있었다.

《아, 인상을 좀 펼수 없소? 녀자라면 살뜰하고 너그러운 면이 많아야지.》

총각은 넌들거리며 뒤에 감추었던 자료철을 처녀의 책상앞에 내놓았다.

반가운 눈매로 총각을 흘긴 지향숙은 깐깐한 눈빛으로 인쇄한 자료들을 번졌다.

조성호는 급한 일이라도 있는듯 안절부절 못하며 손목시계에 눈길을 자주 가져다댔다.

한동안 자료들을 읽어가던 지향숙은 만족한 시선을 성호에게 보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하십시오.》

총각은 어깨 으쓱 가슴을 쭉 내밀었다.

《으-음! 롱은 그만하구 이젠 좀 쉬세요. 점심시간에 제가 한턱 내겠어요.》

《허, 이거 오늘 내 배가 명절을 쇠게 됐구만.》

조성호는 싱글벙글거리더니 생각난듯 손목시계에 다시 눈길을 주었다.

《그런데 잠간 나갔다와도 일없겠소?》

《아니, 지금이 몇시인데 외출한다는거예요?》

총각은 딱한 기색으로 사정하듯 이야기했다.

《사실은 친구를 만나게 되여서 그러오.》

잠시 뭔가 생각하던 지향숙은 그에게 다짐을 받았다.

《점심식사전엔 꼭 돌아와야 해요.》

《아, 그야 응당 그래야지. 모처럼 우리 향숙선생님의 초대를 받는 영광을 지녔는데 소인이 어찌 어길수 있겠나이까.》

《음, 보기 싫어요.》

조성호의 얼굴색은 형광등빛처럼 환해졌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제법 군대식으로 오른손을 관자노리에 가져다 붙이기까지 했다.

《알았습니다.》

조성호가 밖에 나간 후 지향숙은 그가 작성한 자료들을 다시 종합하면서 속으로 탄복하지 않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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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 《고목도 잎은 푸르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아흔아홉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