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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7(2018)년 4월 16일 《통일의 메아리》
조상의 땅을 지켜 (56)

장편사화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성환 작《조상의 땅을 지켜》, 오늘은 쉰여섯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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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정이 위기에 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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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어슬녘에 은밀히 개경도성을 빠져나왔다. 대량원군을 데려오러가는 호위대행렬이였다.

선두에 복면을 쓴 길잡이군사 두명이 하나는 도끼창을, 다른 하나는 삼지창을 들고 나가고 그뒤로 황보유의와 랑장 문연이 따르고 그뒤로 별장 리성언과 고적 등 무예와 기합술을 겸비한 무사들이 예도나 협도, 쌍검도, 언월도, 장창, 철퇴 등속을 들고서 뒤를 이었다. 황보유의와 문연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모두 군교이상급들로서 한명이 열, 스물을 당해내는 갑사출신들이였다.

일행은 해시 초엽에 림진강을 건느고 밤새 내달려 날이 밝을무렵에는 삼각산자락에 도달했으며 가파로운 산길을 질러올라가 정오무렵에 드디여 신혈사입구에 당도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절뜨락에는 코빼기도 들여밀어보지 못하고 느닷없이 내리굴리는 돌탕세례에 밀려 절밑 골짜기로 쫓기워내려가고말았다.

절간의 중들은 창과 칼, 화살로 완전무장하고있었는데 이들은 아무리 임금의 령을 받고 온 군사들이라고 고함을 쳐도 들은 척도 않고 화살만 어지럽게 쏘아댔다.

절간으로 올라가는 좁다란 돌계단길을 내놓고 나머지 구간은 깎아지른듯싶은 절벽으로 둘러막혀있어 발디딜만 한 틈사리 하나 없는 천험의 요새였다.

한동안 역사질을 한 끝에 정체를 알리는 글을 적은 천쪼박을 화살에 달아 연거퍼 날린 뒤에야 이들은 겨우 절뜨락에 들어설수 있었다.

신혈사 주지는 일행이 무기를 절밖에 내던지게 하고 맨몸으로 뜨락에 들어서라 이른 뒤 한명한명 관상보기와 용모파기를 하고서야 정식 상대를 하자 하였다. 리유인즉은 대량원군을 모셔가련다며 벌써 두차례나 군사들이 왔다 갔다는것이였다. 그것은 물론 치양의 패당들이였다.

대량원군은 임금의 편지를 두세번 뜯어보고서야 편지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그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였다. 임금의 진짜편지임을 확인한것이였다.

그러나 일행은 즉시 개경으로 돌아설수 없었다.

다시금 밀려온 치양일당에 의해 절이 포위되였던것이다.

놈들은 절에서 내려오는 외통길을 막아놓고 대량원군을 내놓으라 협박을 거듭했다. 온밤 집요한 기습으로 잠을 설치게 만들었고 다음날 해가 뜨자부터 또다시 달려들었다.

황보유의는 문연과 상론하고 개경에로의 출발을 일단 보류했다.

지금 할수 있는 일은 신혈사에서 치양의 군사들을 견제하면서 우선 대량원군을 빼앗기지 말고 지켜내야 했던것이다.

그 시각 강조는 선발대를 이끌고 정방산성을 지나 봉산고을지경에 들어서고있었다.

그무렵에 고을성곽의 북쪽대문이 찌꿍 열리며 마주 달려나오던 한무리의 군사행렬이 강조의 군사들과 부딪치자 기발을 흔들어 임금의 어지가 있음을 알려왔다.

《하공진, 네가 왔구나!》

강조는 마주 달려오는 하공진을 첫눈에 알아보았다.

《강조어른, 임금의 어지가 내렸소이다.》

강조는 하공진이 받쳐올리는 종이말이를 나꿔채여 펼쳐들었다.

《…김치양이 궁성을 둘러막고 조정을 타고앉으려 하니 그대는 속히 개경으로 와서 치양일당을 진압하고 조정의 안전을 기할것이다. 군사에 관하여 전권을 행사하라!》

편지를 읽고난 강조는 턱을 부르르 떨었다.

《치양이 네놈이 끝내…》

강조는 목에 피대줄을 뻗치며 고함쳤다.

《지체말고 말을 달려라!》

강조가 이끄는 1 000여명의 선발부대는 다시금 말발굽을 울리며 개경으로 내달았다.

기마행렬의 꼬리뒤로 눈가루가 뽀얗게 말려오르며 구름처럼 날려갔다.

같은 시각에 치양은 절령계선에서 강조의 군사를 막기 위한 작당을 꾸미고있었다.

지금 치양의 속은 탈대로 타서 재가 될 지경이 되였다.

궁성을 포위해놓으면 손들고 나올줄 알았던 임금이 아주 태연히 버티고 앉아있었다. 간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임금은 신혈사에 있는 대량원군을 데려오라 이른 뒤 강조를 기다리면서 치양이 자기를 가리켜 역적이라고 지탄했다 한다.

그래, 역적이다. 그럼 어쩔셈이냐, 이제 궁성을 타고앉아 칼을 목에 갖다대여도 역적이란 말을 다시 하나 두고보자. 이렇게 이를 갈며 한쪽으론 신혈사에 군사를 파해서 대량원군의 목을 따치우라 하고 다른쪽으론 우봉, 평주고을의 끄나불들을 다그어서 절령계선에서 강조의 군사를 막게 하는 한편 임금(목종)을 아예 포로할 목적으로 오늘 아침 궁성내전으로 돌입할 예정이였는데 하루밤새 2천의 군사가 궁성내성밖을 둘러막으며 내전의 숙위군을 증원하는통에 더 전진하지 못하고 멈춰서버린것이다.

2 000의 군사란 바로 치양이 자기가 장악하고있다고 생각했던 궁성밖 경계부대의 일부였다.

이 부대는 중랑장 하공진에게 지휘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형식에 불과한것이라고 생각했던 치양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에 중앙군은 각 위별로 수장들이 다 있고 평시에는 병부에서 관리하다가 유사시에 일단 발령이 난 뒤에 조정의 대신들속에서 상군사, 중군사, 하군사가 임명되여 내려오면 해당 싸움시기만 복종하도록 되여있기때문이였다.

나라가 외적의 침공을 받는 때도 아니고 궁성안의 다툼질이니 칼자루를 직접 쥔 수장들만 제 심복으로 꾸려놓으면 되려니 했던 치양은 궁성의 다른쪽도 아니고 서북방향을 담당한 이 부대가 자기에게 반기를 들고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것이다.

하공진이 유사시에 자기가 지휘할 부대라고 미리부터 지휘관들을 특별히 장악하고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1년도 못되는 사이에 그렇게 손쉽게 움직일수 있을 정도로 장악하고있었다면 하공진이 난인물은 난인물이라 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궁성 네귀때기중 세곳은 치양이 자기의 족속들이 둘러막고있으니 그닥 락심할 일은 아니라 하겠지만 우봉과 평주의 향군발동이 잘되지 않는것이 더 급한 구석이 아닐수 없었다.

치양은 자기의 끄나불이 하공진의 군사에 의해 뒤를 밟히웠고 결과 우봉, 평주쪽의 반란군규합이 말짱 드러난 상태라 제대로 성사될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있었다.

이틀을 기다렸으나 준비가 완료되였다는 소식은 오지 않고있었다.

자기의 끄나불이 돌아오는 길에 유방이 친 그물에 걸려 궁성밖에서 잡힌것을 알리없는 치양은 속이 타는중에 더럭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서리를 쳤다.

강조가 천리밖에 있는것도 아니요 겨우 600리밖에 있으면서 여기 개경의 일을 관심 안할수 없는 일이고 자기의 기도를 알아차리고 필요한 대책을 취하고있으리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치양은 목이 터져라 고함쳤다.

《이제 당장 절령으로 출동하여 강조를 막을것이다!》

치양은 궁성을 둘러막고있던 군사를 약간만 남겨놓고 전부 내몰았다.

보름전에 개경 남쪽에 집결시켜놓고있던 자기의 기본부대(경주지방에서 그러모아 끌어온 지방군) 5천명도 절령방어에로 투입시켰다.

하여 1만 5 000에 가까운 치양의 주력군이 하루밤사이에 우봉을 지나 평주계선에 진을 치고 강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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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사화소설《조상의 땅을 지켜》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쉰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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