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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6(2017)년 9월 14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 (203)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 작《동틀무렵》,오늘은 이백세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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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찬수가 계단우로 올라섰다. 두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매우 피곤하시겠어요.》

미라는 조그만 려행용가방을 들고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누구를 기다리십니까? 내뒤에 나올 사람은 없을겝니다.》

찬수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미라는 이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서 속으로 괴로운 웃음이 북받쳐올랐다. 그렇게도 자기의 호의를 몰라주는 그가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했다.

그러나 쌍지팽이를 짚고 초라한 모습으로 뒤에 처져나오는 그의 행동거지가 몹시 딱해보였으므로 미라는 다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어느 방면으로 가시겠어요?》

《나가봐야 알겠습니다.》

《아니, 댁이 어디신데요? 가실데가 많으신게로군요.》

《…》

《실례이지만 하숙에 계세요? 가정생활을 하세요?》

《가정생활을 합니다.》

《녜, 그러세요. 애기두 있습니까?》

《네.》

《내 자동차로 댁까지 바래다드리겠어요.》

《아니요, 자동차 갈 곳이 못됩니다.》

《그럼 이렇게 늦었는데 댁으로 어떻게 가시겠습니까? 내가 주무실만 한 곳을 안내해드리겠어요.》

《호의는 고맙습니다만 그러나 그런데까지 페를 끼치고싶진 않습니다.》

《실례이지만 댁주소를 좀 알려주세요.》

《… 집번지를 아직껏 기억 못했습니다.》

찬수는 태연스럽게 말했다.

미라는 남평이가 자기에게 주소를 가르쳐주지 않는 리유를 모르지는 않았다.

《물론 나를 신용 못하실테니깐 주소를 알려주지 않으시는줄 압니다. 그러나 나를 신용하세요. 호호…》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들은 정거장밖에 나왔다.

미라는 여전히 목석같은 그가 미우면서도 어쩐지 자꾸만 마음은 그의 매력에 끌리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미라는 택시를 한대 붙들어놓고 함께 타려 했으나 찬수는 굳이 사양했다.

《호의는 고맙습니다. 부디 진실한 생활을 하십시오. 앞으로 당신이 조선녀성으로 살고싶을진대… 그리고 당신이 말한것처럼 예술가로서 일생을 살고싶을진대 지금 당신이 빠져든 시궁창속에서 하루빨리 뛰쳐나와야 합니다.》

찬수는 침착한 어조로 말하고는 미라의 얼굴을 잠간 바라보았다.

그는 어느덧 쌍지팽이를 옮겨 남대문쪽으로 걸어갔다.

효자동으로 가는 마지막전차가 정류장에 와닿았다.

그는 전차에 선뜻 올라탔다. 자하문밖에서 옮겨온 하숙이 있는 효자동으로 가려는것이였다.

그는 효자동에서 내려 자기 하숙을 찾아갔다.

그러나 하숙방에는 벌써 딴 사람이 둘이나 들어있었고 자기의 짐들은 모두 광안에 처박혀있었다.

그는 불쾌한 기분으로 다시 하숙을 나왔다.

밤이 깊었으므로 지용세의 집으로 찾아갈수도 없었다. 그는 생각하던 끝에 여기서 가까운 자하문밖 그전 하숙을 찾아가 하루밤을 자려고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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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백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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