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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6(2017)년 9월 12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 (202)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 작 《동틀무렵》, 오늘은 이백두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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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 아닌 목석

2

 

소박하고 무뚝뚝한 찬수의 마음을 기어이 휘여잡아보려고 생각한 미라였으나 결국 보기 좋게 실패를 당했다.

미라는 찬수가 먹은 밥값까지도 자기가 치르어 그의 호감을 사려했지만 찬수는 그 기미를 알았던지 먼저 일어나 재빨리 자기 밥값을 치르고 나갔던것이다.

전람회준비를 도와주마 했고 화실까지 알선해주겠다고 큰 호의를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지나가는 사교적인 말인줄로만 알았던지 달갑게 듣지 않았고 또 2등차표로 바꿀테니 자기가 탄 2등객실로 옮기라고까지 권했으나 찬수는 도리여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해버렸던것이였다.

그렇게도 옹졸하고 융통성이 없는 남자가 무슨 미술가인가?

젊은 남자가 젊은 녀자에 대해서 그렇게도 자존심이 강하고 거만할수가 있는가? 더구나 자기는 악단에서 이름있는 녀류성악가가 아닌가?

미라는 생각할수록 기분이 불쾌했다.

그러나 미라는 어느덧 자기를 랭정히 반성해봤다.

전에 별장에서 스틸맨에게 중상을 당한 복수를 만만한 자기에게 하려는것인가?

입원치료비를 책임지겠다고 장담해놓고 그것을 물지 않아 병원에서 퇴원을 당하게 만든 신용없고 실없는 녀자로 보였기때문인가?

미라는 그것이 모두 정당한 리유로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가 너무도 지나치게 랭정하게 자기를 대하는데는 일종의 반감까지 치밀어올랐다.

미라는 아직까지 지금처럼 남자에게서 랭대를 받아본적은 없었다.

그는 남자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수 있는 물건이거니 하고 생각해왔었다. 하건만 그러한 자기의 견해가 오늘에 이르러 여지없이 그릇된 견해로 되고말았던것이다.

미라는 과거 중학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또 졸업후 현재에 이르는 사이에 걸쳐 수많은 사나이들에게서 사랑을 구걸해오는 편지를 받아보았고 또 자기의 뒤를 일상 미행하며 추근추근하게 치근덕거리는 어중이떠중이들을 자기 마음껏 롱락도 해봤다. 또 싫증이 나면 모두다 보기 좋게 걷어차버린 일도 있었다.

그러나 남자편에서 자기의 사랑을 먼저 거절하거나 걷어찬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는 자기였던것을 생각할 때 그가 남평으로부터 받은 랭대는 새삼스럽게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다.

도대체 남평이란 사람은 어찌된 사람이기에 그렇게도 움직여지지 않는것인가?

나의 미모가 남평의 미적감정으로 보는 기준에는 락제점수로밖에 보이지 않는것인가?

천만에! 나의 미모에는 이미 웰톤과 스틸맨 같은 자들까지도 매혹을 느끼고 덤벼들지 않았는가? 탄력있고 풍만하고 매혹적인 육체미, 쌍까풀진 두눈, 웃으면 볼우물지는 두뺨, 다 영그러들어간 옥수수수염같이 곱슬거리는 머리칼, 얼핏 보아 미국미인과도 흡사한 자기의 미모에 대하여 어찌 그만은 매혹을 느끼지 않는것인가?

남평은 정녕 나보다도 더 훌륭한 녀자를 사랑의 대상자로 가지고있는것인가? 있다면 대체 그는 어떤 녀자인가? 도대체 얼마나 잘난 녀자인가? 어느 명문가의 딸인가?

서울에서, 아니 이 땅에서 나만 한 미모를 가진 녀자가 또 어디 있을것인가? 또 나만 한 성악예술가가 어디 있을것인가? 나만 한 권력과 지위를 가진 가정은 또 어디 있을것인가?

미라는 이렇게 자만심에 가득찬 명상에 잠기여버렸다.

(흥, 어디 보자. 기어이 한번 꺾어보고말걸.)

미라는 결국 이렇게 결심을 다지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기차가 서울역에 도착한것은 밤이 제법 깊은 때였다.

역홈에 내린 미라는 휙 그대로 먼저 나와버릴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구름다리계단우에 올라서서 뒤를 돌아봤다.

쌍지팽이를 짚은 남평을 찾기는 가장 쉬웠다. 그는 하차객들의 맨끝에 처져서 천천히 걸어오고있었기때문이였다.

미라는 구름다리우에서 남평이 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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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백두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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