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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6(2017)년 9월 10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 (201)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 작《동틀무렵》,오늘은 이백한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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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찬수에게는 그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미라는 추가로 양주를 주문했다.

눈치빠른 접대원이 술잔을 두개 가지고 왔다.

미라는 두개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리고 술잔을 찬수에게 권했다.

그러나 찬수는 그것을 들지 않았다.

무슨 필요가 있어 미라와 술을 같이 나누겠는가? 생각하면 괴로운 웃음이 북받쳐오르기만 했다.

《자, 어서 드세요.》

《난 술을 못합니다.》

찬수는 태연스럽게 거절하였다.

《그러세요? 그럼 포도주를 할가요?》

《아니요, 그만두십시오.》

미라는 찬수가 너무 사양하는것만 같아 도리여 미안하였다. 그러나 그가 너무도 소박하고 무뚝뚝한 남자라는것을 또 한번 깨닫게 되였다.

미라는 그것이 도리여 좋았고 마음에 들었다.

자기에게는 지금 그러한 남평이 필요했다.

소박하고 무뚝뚝하고 녀자에게 아첨할줄 모르고 웃음 한번 웃지 않는 남평! 이 얼마나 남성적이고 지성적이고 또 믿음직스러운가?

자기를 보기만 하면 몸뚱이채 집어삼킬것처럼 그 흉물스러운 두눈을 음탕하게 끔벅거리며 포옹과 키스를 강요하는 스틸맨이나 웰톤과 같은 짐승들과는 비할수도 없고 비해서도 안되는 남평이 아닌가?

이러한 남평과 사귀여보고싶고 서로 사랑해보고싶은 충동은 오늘 그를 만나자 갑자기 미라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부패한 미국식생활양식에 젖어 살아온 미라가 다만 일시적인 자기 생활의 권태를 잊기 위한 호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진정으로 부패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을 겪은 심경의 변화인가? …

이것은 미라자신도 아직 정확히 분간해 말할수가 없었다.

미라는 접대원에게 다시 주문해온 포도주를 잔에 따라 찬수에게 권했다.

그러나 찬수는 역시 술잔을 들지 않았다.

《아니, 정말 포도주도 못 마시세요?》

《네.》

《그러시구 어떻게 그림을 그리세요? 호호호…》

미라는 이 순간 자기 본색을 드러내며 요염하게 웃었다.

《그림은 붓과 채색으로 그립니다. 술로 그리지는 않습니다.》

찬수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는 쓴웃음을 얼굴에 띠웠다.

《정말 미안합니다. 선생님이 암만해두 노기가 풀리시지 않으신것만 같군요. 나는 선생님을 뵙기만 하면 그런것 저런것 모두 합쳐서 사과하려구 생각했어요.》

미라는 얼굴에 죄송한 표정을 지었다.

《뭐, 사과하실게 있습니까? 그리구 또 사과를 받을건 또 뭐 있습니까?》

찬수는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그때두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남선생님의 화단생활을 위해서 내 힘자라는데까지 도와드리려고 생각해요.》

《호의는 고맙습니다. 그러나 난 남의 도움을 받아 출세할 욕망은 없습니다.》

찬수는 웃음을 띠우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 웃음은 싸늘한 웃음이였다.

《그것은 너무도 소박한 생각이세요. 우선 전람회를 준비하셔야죠. 그러자면 아드리에(화실)를 가지셔야죠? 그런것은 내가 다 알선해드려요.》

미라는 기어이 찬수의 마음을 꺾어보려고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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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백한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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