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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6(2017)년 6월 18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59)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쉰아홉번째시간입니다.

 

《며칠전 남선생이 우리 별장에 벽화문제를 의논하러 오셨을 때 남선생은 너무도 름름하게 예술가적립장을 지키며 내가 말한 그림, 우리 아버지가 말한 그림 모두다 반대해나섰지요? 나는 그때 남선생의 예술가적풍모와 남성적인 기개에 놀랬습니다.…》

미라는 말을 끊고 찬수의 표정을 살피더니 다시 말을 계속했다.

《나는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적환경에서 남선생 같은 예술가가 과연 몇사람이나 있을가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남선생이 어제 미군장교의 권총에 맞아 부상은 입었지만 사실은 그 싸움에서 이긴 사람은 남선생이라고 생각해요. 남선생은 정말 용감하셨어요!

미라는 계속 종알대였다. 찬수는 다시 현기증이 나서 눈을 감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너무 자꾸 말씀만 시켜서 미안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는 동안에 통증을 잊으시라고 그러는거예요! 호호호…》

미라는 이 순간 요염하게 웃었다.

잠간동안 고요한 침묵이 계속되였다.

그러나 미라는 다시 침묵을 깼다.

《나는 남선생두 아시다싶이 국회의원의 딸이고 한미무역사 사장의 딸입니다. 내 생활은 호화스럽습니다. 별장을 가지고… 피아노를 가지고… 거의 날마다 미국사람들과 접촉하고… 그러나 나는 이런 부귀영화가 내 일생동안 계속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내 일생은 역시 예술가로서 살아나가고싶어요!

찬수는 미라의 말을 귀담아듣다가 《예술가로서 일생을 살고싶다구요?》 하고 불쑥 반문하였다.

미라는 잠시동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에게는 찬수의 어조가 시종일관 무뚝뚝하고 자기를 너무나 비웃는듯이 들렸기때문이였다.

찬수는 이 순간 미라에게 한마디 찍어 말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였다.

《만일 미라씨가 예술가로서 일생을 살고싶다면 왜 지금과 같은 그런 생활을 합니까?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나는 미라씨를 처음부터 증오합니다. 부패한 미국식생활양식에 젖어 음란한 생활을 계속하는 당신이 예술가로서 살고싶다는 말은 곧이들리지 않습니다. 뿐만아니라 그것은 예술에 대한 모독으로도 될겝니다.

찬수의 말은 날카로웠다. 그러나 그는 너무 지나친 말을 한것 같아 다시 부드럽게 어성을 낮추어 말했다.

《그러나 만일 진정으로 미라씨가 예술가로서 참다운 생활을 하고싶다면 현재의 그 썩어빠진 생활환경에서 용감히 뛰쳐나오십시오!

찬수의 이 말은 미라에게 약간 만족감을 준것 같았다.

《만일 그렇다면 그땐 날 증오하시지 않으시죠? 호호호…》

미라는 요염하게 한바탕 웃었다.

《…》

찬수는 대답할 흥미가 없었으므로 입을 다물고 눈을 다시 스르르 감았다.

이때 병실문을 두드리며 지용세와 윤산이가 들어왔다.

지용세는 미라를 발견하자 한참동안 쏘아보더니 흥분된 음성으로 《당신네가 입원치료비만 부담하면 이 문제가 끝날줄 압니까? 미군장교놈을 별장에 끌어들여 이런 만행을 저지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고 소리높여 말했다.

《책임을 지겠습니다. 념려마세요.

미라는 선선히 말했다.

《뻔뻔스럽게 책임을 진다구? ! 사람을 다 죽여놓고서두 책임만 진다면 그만인가?

지용세는 더욱 격분했다.

이때 병실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누구인지 청년 두사람이 들이닥치였다.

《어서 오십시오.

지용세는 그들에게 의자를 권했다. 그들은 신문기자들이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쉰아홉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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