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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6(2017)년 6월 14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57)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쉰일곱번째시간입니다.

 

윤산은 찬수를 업고 허둥지둥 별장뒤 따로 떨어져있는 창고처럼 나지막하게 지은 별장지기네 집으로 들어갔다.

찬수의 몸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떨어졌다.

윤산은 찬수를 방아래목에 가만히 눕혀놓고 떨리는 손으로 그의 양복을 벗기며 상처를 찾으려 했다.

찬수는 왼쪽허벅다리에 관통상을 입었던것이였다.

윤산은 얼른 응급치료를 하려 했으나 상처를 동여맬 헝겊조차 없었다.

별장지기로인과 하녀노릇을 하고있는 그의 딸이 당황히 서둘며 헝겊을 가져다 주었으나 그것으로는 커다란 상처를 동여맬수가 없었다.

《얘, 너 앞치마라도 찢어서 드려라. 할수없이 별장지기를 하자니까 이런 비통한 일을 다 당하는구나.

령감이 분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의 딸은 앞치마를 벗어서 쪽쪽 찢어 붕대를 만들어 윤산에게 주었다.

윤산은 찬수의 상처를 여러겹 동여매였으나 피는 여전히 배여올랐다.

찬수는 입을 꼭 다문채 눈만 말똥말똥 똑바로 뜨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얼굴로 윤산을 바라보았다.

《윤형!

찬수의 목소리는 몹시 떨리였다.

《그놈은 나를 죽일려구 권총을 쏘았지만… 그렇게 쉽게 그놈의 총알에 내가 죽어?

찬수는 격분을 참지 못하여 상체를 벌떡 일으키고 앉으려 하였다.

그러나 출혈이 심한 관계로 그의 얼굴이 해쓱해지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남선생! 너무 흥분하지 마시구 가만히 누워계시오.

윤산은 찬수를 다시 가만히 자리에 눕혔다.

그는 하녀를 앞세우고 전화실로 들어가 미술장치사로 전화를 걸었으나 지용세는 없었다.

윤산은 다시 여러 병원에 전화를 걸고 응급치료를 요구했으나 시외가 되여 나오지 못하겠다고 하나같이 거절을 당하였다.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둠이 산골짜기에 들어찼고 진눈까비는 더욱 심하게 바람과 섞여 휘몰아치고있었다.

찬수의 상처에서는 여전히 피가 흘러나와 동여맨 헝겊을 붉게 물들였고 그의 얼굴빛은 심한 출혈로 인하여 갈수록 피기가 없이 해쓱하게 변해갔다.

찬수는 차츰 의식이 몽롱해지는것만 같았다.

윤산은 초조하고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남선생! 내가 갔다오리다. 신작로에 나가서 택시라도 한놈 잡아타고 시내로 들어갑시다.

윤산은 허둥지둥 옷을 주어입고 밖으로 나가 진눈까비 내리는 산골짜기를 따라 빨리 걸어갔다.

찬수는 때때로 감았던 눈을 뜨고 방안을 살펴봤다.

그러나 방안은 어두워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고 컴컴한 천장만 빙글빙글 돌아가고있었다. 그는 이미 현기증이 심해진것을 느낄수 있었다.

《가만히 안정을 하시우! 미국놈들이 극성스럽게 별장에 들랑거리더니만 기어이 그 못된 만행을 허구야마는구려!

별장지기령감이 찬수의 머리맡을 지키며 비분에 찬 목소리로 말을 하면서 담배를 뻐끔뻐끔 빨고있었다.

윤산이가 나간 뒤 거의 두시간쯤 되여서 별장마당에는 차소리가 들리였다.

그러나 차에서 내린 사람은 택시를 잡으러 간 윤산이가 아니였다.

미라가 어떤 가방을 든 양복쟁이 하나와 간호부 한사람을 데리고 내리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쉰일곱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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