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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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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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21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45)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마흔다섯번째시간입니다.

 

영옥은 그동안 산골짜기에 피신만 하고있던 자기가 너무도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해올랐다.

지난번에 자기가 주동인물의 하나로 되여있던 동맹휴학이 실패한 이후 다시 일어난 이 시위야말로 실패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걱정이 되였으나 그 와중에 뛰여들지 못하고 외토리가 된것을 생각했을 때 그는 안타까와 견딜수가 없었다.

이윽고 영옥은 식모와 작별을 하고 밖으로 휙 나왔다.

이미 시내에 들어왔으니 촌녀자의 복색이 도리여 부자연스럽고 눈에 띄기 쉽다고 생각한 그는 로파의 옷을 벗고 자기가 입었던 옷차림으로 나선것이였다.

그는 역시 좁은 골목과 뒤골목을 골라 살피며 통근자들과 학생들틈에 끼여 동대문까지 바삐 걸어왔다.

영옥은 동대문을 지나 자기 집이 있는 골목을 향하여 빨리 걸었다.

자기 집이 뾰주름히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그의 가슴은 더욱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집이 멀지 않은 지점에까지 와서 잠간 사방을 살피였다. 별로 이상이 없는것 같아보이자 그는 바삐 자기 집 대문앞을 향하여 걸어갔다.

그러나 웬 일인가? 대문은 밖으로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있었고 대문기둥우에는 자기 아버지의 문패대신에 딴 사람의 문패가 붙어있었다.

영옥은 실로 앞길이 캄캄하였다.

그동안 자기네 집이 이렇게 쉽게도 남의 손에 넘어가버릴줄은 몰랐던것이였다.

영옥은 두눈이 갑자기 흐릿해지며 서럽고 분한 생각이 가슴에 치밀어올랐다.

그는 울렁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면서 자기 집이 어디로 이사를 갔는지 찾아갈 방도를 생각해보았다.

영옥은 자기네 세대가 속해있던 《국민반》 반장녀인을 찾아가보았다.

그는 영옥이 어머니와 평소에 친하게 지냈고 또 지난날 그의 집 신세를 진 일이 있는 녀자였다. 그러니 혹시 어머니가 이사를 떠나면서 이 녀자에게 무슨 부탁이라도 하고 갔을것만 같았던것이다.

반장녀인은 영옥이를 보자 깜짝 놀라면서 종이쪽지를 하나 내주었다.

《영옥아, 부득이 이사를 간다. 문화동 55반 김만국이를 찾아가서 물어라.

어머니의 필적이 분명하였다.

《그런데 우리 집이 언제 이사갔어요?

《바루 그저께야.

《어머님 다리는 어때요?

《겨우 쌍지팽이 짚고 뒤간출입을 할라말라 하는 판에 그 못된 고리대금업자놈들에게 집을 빼앗기게 되고 원…》

그 녀자는 어두운 얼굴로 동정을 금치 못하였다.

영옥은 더 머물러있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리구 아무에게도 이 주소는 가르쳐주지 마세요. ?》 하고 부탁하였다.

《아따, 념려마! 다 큰 처녀가 못된 놈들때문에 집에 있지도 못하고… 원… 그러나 이제 집에 가면 괜찮을거야. 그놈들이 어디로 이사갔는지 아나 뭐… 아직 퇴거두 안 떼여갔으니… 아예 퇴거는 떼가지 말구 그대로 두라구.

《네, 감사합니다.

영옥은 그 녀자와 헤여진 다음 거리로 나와 문화동쪽을 향하여 발길을 빨리 옮기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마흔다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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