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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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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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17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43)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마흔세번째시간입니다.

 

그는 드디여 한가지 꾀를 생각했다.

그것은 주인로파의 옷을 빌려입고 그의 시민증을 가지고 변장한 차림새로 시내로 들어가는것이였다.

그러나 영옥은 그것이 도중에서 발각되면 차라리 그대로 들어가다 걸리는것보다 더 곤경을 당할것도 같아 어쨌으면 좋을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찬바람이 골짜기에서 불어치기 시작했다.

영옥은 그제야 자기 몸이 추운것을 깨닫고 다시 힘없는 발길을 돌려 방문을 가만히 열었다.

《아니, 왜 잠을 안 자구 그러우? 걱정말래두! 내 나으면 어련히 갔다오지 않으리.

로파는 앓아누웠으면서도 걱정없는 어조로 영옥을 위로해주었다.

《할머니! 정말 고마운 말씀이지만 이제는 더 댁에 있을수 없어요. 래일 새벽 집에 좀 가봐야겠어요.

《아니, 집엘? 안돼, 안돼.

《괜찮아요. 새벽녘에 여기서 떠나가서 미아리고개만 무사히 지나면 이른아침에야 뭐 다른게 있을라구요!

《글쎄, 그렇지만 누가 알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구…》

주인로파는 은근히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영옥은 새벽녘이 되자 자기의 갈래머리를 풀어 한데 뭉쳐매고 로파의 저고리와 치마를 빌려입고 머리에 수건을 푹 썼다.

그리고는 로파에게 보자기를 하나 빌려 거기에 시래기엮은것 두어단을 싸서 머리에 이고 로파의 고무신까지 신은채 팔짱을 끼고 외딴집을 나섰다.

그는 로파의 시민증도 빌리려 하였으나 그것은 암만해도 도중에서 자기의 본색이 탄로날 증거가 될수 있으므로 아무것도 갖지 않고 그대로 대담하게 나선것이였다.

그는 산골짜기를 빨리 걸어 평지로 내려섰다.

새벽바람은 몹시 차거웠건만 영옥은 긴장되여 추운줄도 몰랐다.

그는 논길과 밭길로 헤매다가 한참만에야 큰 신작로로 나섰다.

미아리고개에 이르렀을 때는 훤하게 날이 밝아왔다.

영옥은 해가 뜨자 어쩐지 겁이 나고 초조해졌다.

미아리고개를 넘어 돈암교를 향하여 내려오던 그는 갑자기 발길이 주춤해지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말았다.

돈암교길목에 행인을 가로막고 시민증과 도민증을 조사하고있는자들이 서있었기때문이였다.

영옥은 다리를 건너갈수가 없었으므로 눈치를 살피다가 그녀석들의 눈이 미처 자기를 발견하지 못한 틈을 리용하여 얼른 왼쪽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재빨리 걷기 시작했다.

그는 머리에 인 시래기보자기로 보나 쓴 수건과 입은 치마저고리로 보나 고무신으로 보나 모든것이 촌녀인과 흡사하였다.

영옥은 앞과 옆을 이리저리 살피며 좁은 뒤골목으로 빠져 신설동 한숙경선생의 집골목까지 다달았다.

영옥은 그제야 약간 마음이 놓였다.

우선 집에 가기 전에 먼저 한숙경선생을 만나보면 홍선생소식도 대강 알것만 같았고 또 곤난한 경우에는 자기를 찾아오라고 한 한선생인것만큼 그를 보면 놀라며 반가와하리라고 생각되였던것이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마흔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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