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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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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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11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40)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마흔번째시간입니다.

                                           10

 

효자동에서 전차를 내린 찬수는 마치 다정한 사이나 되는것처럼 곁에 바싹 따라오는 녀급 따리야와 동행하게 되였다.

어두운 밤길, 북악산허리의 호젓한 신작로를 밤늦게 다니기가 불안스럽던 따리야에게는 찬수와 오늘 밤 동행하게 된것이 퍽 다행으로 생각되였다.

《정말 오늘 밤은 마음놓고 집에 가게 됐어요. 이젠 선생님이 장치사에 계신줄 알았으니깐 밤늦게 가실 때는 저하구 동행하세요, 네?》

따리야는 제법 간곡하게 부탁하였다.

《글쎄요, 시간이 늘 그렇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을겝니다.》

찬수의 대답은 따리야에게 퍽 섭섭하게 들리였다.

《그야 일부러 기다리시라구 할수야 있어요? 마침 시간이 오늘처럼 되면 말씀이죠.》

따리야는 상냥스럽게 말하더니 갑자기 《그런데 선생님! 선생님이 혹시 마리야녀학교 선생님으로 계시지 않았어요?》 하고 궁금한듯이 물었다.

찬수는 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벌써 이 녀자는 자기의 일을 어느 정도 잘 알고있는것이 틀림없다고 느껴졌기때문이다.

《그건 어떻게 아십니까?》

《왜 그걸 몰라요. 마리야녀학교 선생님이구 미술가선생님이신분이 자하문밖에 한분 산다는것은 자하문밖에서는 다들 잘 아는걸요 뭘!》

찬수는 이 말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저두 사실은 선생님이 학교에 오시기 직전까지 마리야녀학교에 다녔어요!》

찬수는 또다시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니, 그럼 올봄에 졸업했습니까?》

《아이유, 선생님두… 졸업할 팔자면 캬바레에 다녀요?》

《그럼 퇴학을 했습니까?》

《퇴학을 했나요 뭐, 퇴학을 당했지요.》

《왜?》

《결국은 학비를 댈수가 없었어요.》

《…》

찬수는 어느 틈에 기분이 우울해지고말았다.

《그래 캬바레에 나온것은 결국 생활문제때문이요?》

《간단히 말하면 그래요. 제가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나온 뒤 한달동안이나 직업을 구했어요. 한숙경선생님의 소개로 어떤 회사에 취직했었어요. 그러나 그 회사가 얼마 안 가서 망해버렸어요. 집안형편은 곤난하고 어떻게 할수 있어야죠. 나보다 한학년우에 다니다가 퇴학을 당하고 캬바레에 나간 아이의 권고도 있고 해서 어쩔수없이 그만 나갔어요. 집에는 아버님이 계시지만 실직자로 병들어계시구 학교에 다니는 어린 동생은 둘이나 되고…》

따리야는 캬바레에 나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 딱한 사정을 설명하기에 애를 썼다.

《그래 한숙경선생이 캬바레에 나간 사실을 압니까?》

《모르실거예요. 아시면 물론 저를 욕하실거예요. 혹시 타락이나 했을가 하고… 그렇지만 캬바레에 다닌다구 다 타락하게 되겠어요?》

《…》

찬수는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알수 없어서 묵묵히 걷기만 했다.

《그러나 결국 잘못 생각했어요. 캬바레라구 그렇게 경기가 좋은건 아니예요. 당번 한번 돌아오자면 까마득해요. 조그만 캬바레에 녀급이 40명이나 되니까요. 40명가운데는 생활난으로 나온 가정부인도 10여명이나 돼요. 대학을 나왔다는 녀자도 5~6명이나 되고 나처럼 중도퇴학짜리는 절반은 될거예요. 정말 별별 녀자들이 다 있어요. 다 따져놓고보면 집안생활들이 곤난해서 어쩔수없이 나온 녀자들이 대부분이예요.》

따리야의 말에 찬수는 잠간동안 말이 없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리유여하를 불문하고 좋지 못한 직업입니다. 되도록 빨리 다른 직업을 구하십쇼.》

찬수는 이렇게 말했을뿐 그에게 별다른 직업을 소개해줄 사교적인 수완이 없는 자기라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낄수 있었다.

어느 틈에 그들은 자하문고개가 보이는 북악산 산허리 신작로로 굽이돌았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마흔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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