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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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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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7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8)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오늘은 백서른여덟번째시간입니다.

9

 

녀급들은 윤산과 최강의 곁에는 둘씩셋씩 포개여앉아서 애교를 떨며 종알거리였으나 찬수의 곁에 앉아 이야기를 하려드는 녀급은 하나도 없었다.

찬수는 그것이 섭섭하다거나 녀급들에게 어떤 모욕을 당하는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이윽고 당번 녀급이 술과 안주를 내왔다.

녀급들은 와아 몰려들어 저희들이 먼저 들이마시고 안주를 먹기 시작했다.

《아니, 이거 어디서 거지떼가 왔나? 손님은 마시지두 않았는데 누가 다 마셨어?

최강이가 쓴 소리를 했다.

《아니, 돈 잘 버는 미술가량반이 뭘 그렇게 고림보 소리를 허시유?

당번 녀급이 눈웃음을 치며 애교를 떨더니 어느 틈에 또 술과 안주를 내왔다.

어떤 탁자에서는 술병들이 넘어져 술이 흐르고 안주접시가 바닥에 떨어져 깨여지며 싸움이 벌어졌다.

그바람에 그 탁자에 앉았던 녀급들이 몰려나와 이 탁자 저 탁자로 흩어져가버렸다.

이윽고 찬수의 곁으로 어떤 녀급 하나가 옮겨와 앉았다.

두눈은 쌍까풀이 졌고 코날은 오뚝하고 입술은 얄팍하고 얼굴이 갸름한것이 모여앉은 녀급들가운데 제일 미끈하게 보였다.

그는 싸움이 벌어진 탁자에 앉았다가 피해나온 모양인지 잠시동안은 기분이 음울하였으나 이윽고 찬수의 얼굴을 옆으로 한참동안 자세히 살펴보더니 《선생님댁이 자하문밖 아니세요?》 하고 방그레 웃으며 물었다.

《네, 어떻게 아십니까?

찬수는 무의식중 태연스럽게 말했으나 이 녀급이 자기의 최근 래력에 대하여 혹시 잘 알고있는 녀자나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저두 자하문밖에 살아요. 이따금 자하문고개에서 또 효자동 전차속에서 선생님을 많이 뵈웠어요. 아마 선생님은 기억이 없으시겠지요.

녀급은 방그레 웃으며 말했다.

찬수는 사실 기억이 없었다. 자하문밖에서 마리야녀학교에 통근할 때 많은 남녀통근자들과 한전차에 탔고 갈 때 올 때 늘 자주 만난 사람이 없지도 않았지만 이 녀자의 인상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던것이다.

《있다가 댁에 가실 때 저하구 함께 가세요. ?

녀급이 이런 말을 하자 최강이가 갑자기 《얘, , 따리야야! 있다 택시 태워줄테니 념려마!》 하고 호기를 뽐내였다.

찬수는 최강의 수작이 불쾌하였다.

《얘, 따리야야! 이리 좀 오너라. 할 말 있다!

최강이는 찬수곁에 앉은 녀급을 불렀다.

그러나 따리야는 최강이곁으로 갈 생각은 않고 벌떡 일어나 카운터쪽으로 가버리고 어떤 딴 녀급 하나가 그 자리에 와서 앉았다.

《얘, 메리야! 이리 좀 오려무나!

최강이는 또 찬수곁에 앉은 녀급을 불렀다.

그러나 메리 역시 들은둥만둥 다른 탁자로 옮겨가버리고말았다.

《아니, 너희들은 내 돈이 싫으냐?

최강은 벌떡 일어나더니 카운터쪽으로 가서 따리야를 끌고 돌아와 자기 자리곁에 앉히였다.

《자, 가만히 앉아있어! 내 있다 택시 태워줄께!

최강은 다시 호기를 부리며 술잔을 들어 홀짝 들이마시고는 윤산에게 권한다.

《자, 여보게 한잔 들게! 이 사람, 자넨 왜 갑자기 얌전해질려구 그러나? 하하하…》

최강은 너털웃음을 웃고나서 술병을 들어 찬수앞에 놓인 술잔에 찰찰 넘도록 따라주며 《자, 남선생! 어서 드시오. 어찌 기분이 명랑치못하신것 같군!》 하고 약간 비웃는 어조로 말했다.

찬수는 최강이가 하는 수작이 처음부터 눈에 거슬리였으나 이런 장소에서 내색을 보일수도 없어 꾹 참고만 있었다.

《여보게 윤군! 난 도대체 비위에 맞지 않아! 제란 놈이 무슨 큰 대가라고 우리헌테 빼느냐 말야! 되지 않게 들은 풍월은 있어서 리알리즘을 말하는 모양인데… 그게 못난 수작이란 말야! 슐레알리즘이 한국화단의 주류란걸 모르는 모양이야! 라체화와 춘화도를 싫어하면 볼일 다 봤단 말야! 하하하…》

최강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떠벌이였다.

찬수는 이 소리가 자기를 빗대놓고 한 소리라고 느껴지자 갑자기 흥분되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당장 일어나 그 자리를 나와버리고도싶고 또 점잖게 꾸짖고도 싶었으나 이미 최강이가 술에 만취되였고 장소가 캬바레였으므로 흥분된 감정을 참을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였다.

최강은 또 윤산에게 술을 권하더니 고개를 비꼬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떴다 하며 또다시 떠벌이였다.

《글쎄, 여보게 이 사람! 자네는 래일부터 벽화를 그리게 됐으니깐 흡족하겠지, 그러나 나는 뭐냐 말야? 도대체 용세가 틀렸어! 그리구싶다는 놈은 그만두라구 하구… 예술가적량심을 운운하며 쪼를 빼는 놈에게는 나가 그려달라구 애원하구… 그래 실력이 있으면 쥐뿔이나 얼마나 있다는거야?

최강은 찬수가 입사함으로써 자기가 맡아할 일을 빼앗긴듯 한 일종의 직업적시기에서 기분이 상했을뿐아니라 또 미술리론에서도 반대의 립장이였으므로 그를 증오하기 시작한것이였다. 그래서 술김에 얼렁뚱땅하고 윤산을 통하여 측공법을 써서 찬수의 기를 꺾어 눌러보려 하는것이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여덟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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