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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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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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5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7)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서른일곱번째시간입니다.

 

최강은 좀 무색한 얼굴이였으나 별로 무슨 의견을 말하지 않고 잠잠히 앉아있었다.

지용세는 가방에서 돈 두뭉치를 꺼내여 윤산과 최강에게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그들은 돈을 받아가지고 곧 물러나갔다.

찬수는 자기 태도를 선명히 하고 지용세앞에서 물러나와야 할 때가 되였다고 생각되였다.

지용세는 찬수의 표정을 저울질하며 인정이 풍기는듯 한 어조로 말했다.

《자, 홍선생! 돈을 넣어두시오. 홍선생의 기분을 나는 리해합니다. 아무리 상업미술이지만 감흥없는 그림을 그릴수야 없지요. 그러나 홍선생두 생활을 생각해야지! 우선 당장 굶을수야 없지, 그저 무난한 청룡, 황룡이나 그리시오.》

지용세는 돈뭉치를 집어 찬수에게 내밀었다.

《자, 어서 넣어두시오.》

찬수는 이 순간 지용세가 리해성있고 인간미가 풍부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였으나 그가 내미는 돈을 받고싶지는 않았다.

《돈은 나중에 주십시오. 입사한지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선불금이 당치않습니다.》

찬수는 부드럽게 말했다.

《홍선생! 그건 너무 량심적인 말씀이요. 아마 홍선생은 이 돈이 꼭 벽화를 그리라고 선불해드리는것으로 아는지 모르겠는데 반드시 그런건 아니요. 아저씨께서 말씀도 있고 해서 선불을 해드릴려고 생각했던것이니까…》

지용세는 모자를 쓰고 가방을 들고 일어서며 돈뭉치를 찬수의 양복저고리 호주머니에 집어넣어주고는 바쁜듯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버리였다.

찬수는 자기 작업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웬 일인지 얼굴이 화끈해지며 마음이 거북해졌다.

지용세가 분담해준대로 청룡, 황룡을 그린다치더라도 결국 자기의 예술작품이 미국놈과 그 앞잡이놈들의 유흥과 향락을 위한 장소에 장식물로 그려진다는것이 몹시 서글프고 괴로웠기때문이다.

이윽고 그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그림을 손질해치워버리려고 붓에 채색을 찍어 화판우를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황혼이 깃들기 시작했다. 아래층에서 윤산이가 올라오더니 《남선생! 그만 손떼십쇼. 우리 같이 갈데가 있습니다.》 하고 찬수에게 말했다.

《어딥니까?》

《좌우간 내려가십시다.》

찬수는 옷을 갈아입고 윤산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최강과 2~3명의 어린 화공들이 옷을 갈아입고 대기하고 서있었다.

《자, 갑시다. 우리 오늘 저녁이나 같이합시다.》

윤산이가 일행을 이끌었다. 찬수는 윤산이가 오늘 돈을 받은김에 한턱 쓰려는것을 알게 되였다.

그들은 바로 얼마 멀지 않은 상술집에 가서 술자리를 벌리였다.

그들은 한참만에 얼근히 취해 나왔다.

최강이가 찬수의 손목을 쥐고 자기가 한잔 내겠다고 떠벌이며 캬바레 《하와이》로 끌고 들어갔다.

윤산이도 따라들어왔고 어린 화공들은 모두다 헤여져버리고 없었다.

찬수는 최강에게 붙들린채 깊숙한 좌석으로 들어갔다.

레코드에서는 음탕한 쟈즈곡이 흘러나오고 정면 카운터밑에서는 술에 취한 사나이들이 녀급들을 끌어안고 쟈즈에 맞추어 춤을 추고있었다.

술냄새와 담배연기, 녀급들의 몸에서 풍기는 미국산 향수냄새는 찬수의 비위를 역하게 하였다.

한편 벽에는 벽 절반만 한 라체화가 걸려있었고 또 다른쪽 벽에는 그림인지 무엇인지 찬수도 알수 없는 해괴한 초현실파그림이 걸려있었다.

캬바레출입을 별로 해보지 못한 찬수는 마치 촌사람처럼 어리둥절하면서 그들과 함께 구석의 빈 탁자에 둘러앉았다.

이윽고 당번 녀급이 의자에 와앉는다.

《아니, 지척이 천리라구, 요즘은 왜들 그렇게 안 오십니까? 뭐 노여운 일들이 있어요?》

녀급은 세사람을 차례로 살피며 요염하게 웃었다.

《잔말말구 술 가져와!》

최강이가 호기를 뽐내며 말했다.

녀급이 술을 가지러 간 사이에 이 탁자 저 탁자에서 비번 녀급들이 하나둘씩 슬금슬금 모여들어 세사람사이에 끼여앉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일곱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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