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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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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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3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6)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오늘은 백서른여섯번째시간입니다.

8

 

지용세는 자기 가방에서 만환짜리 돈뭉치 한다발을 꺼내여 찬수에게 주며 말했다.

《우선 이걸 용돈으로 쓰시오. 그리구 래일부터는 벽화에 착수합시다.

찬수는 당장 용돈이 없어서 생활상 곤난하였으므로 그 돈을 받아야 할 처지였으나 얼른 손을 내밀지 못하고 주저하였다.

그 돈을 받는다면 오늘 주문맡아온 벽화를 그려주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되는것이라고 생각되였기때문이다.

《지선생!

찬수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용세의 얼굴을 유심히 건너다보았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내게는 벽화대신 딴 일을 하게 해주십시오. 벽화에 대해선 웬 일인지 감흥이 나지 않습니다.

《아니, ?

지용세는 갑자기 놀란 빛을 띠며 찬수의 얼굴을 살피였다.

《지선생께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사람들이 요구하는대로 벽화를 그린다는것은 내 량심상 허락되지 않습니다. 아까 별장에서는 그 사람들에게 박절하게 말할 필요가 없어서 말하지 않았지만…》

찬수는 여전히 심각한 얼굴로 지용세를 건너다보았다.

지용세는 잠간동안 묵묵히 앉아서 입맛만 쩝쩝 다시더니 《그럼 공연히 주문을 맡았군. 윤의 실력으로는 안될거구… 더구나 다른 사람들은 말할것두 없구… 어떻게 한다?》 하고 랑패한 표정을 보이다가 다시 말을 계속했다.

《나두 홍선생의 화가적립장과 량심을 리해하지 않는것은 아니요. 나두 사실 그것이 좋아서 주문을 맡았겠소? 우리 동인들의 절박한 생활문제를 생각하고 주문을 맡은거요.

지용세의 말소리는 나지막하면서도 간곡하게 들렸다.

《홍선생! 기왕 우리 사와 관계를 맺은 이상 어떻게 합니까? 자존심을 당분간 버리셔야지… 화가의 자존심을 가지고서는 이런 직업에 종사하지 못합니다.

지용세는 찬수에게 타이르듯 다시 말하였다.

《우리 어떻게 그 문제를 잘 연구해봅시다. 나는 홍선생이 성명을 감추고 우리 사에 당분간이라도 취직해있는것이 오히려 홍선생의 신변에 유리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윤산과 최강이가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들은 찬수의 앞에 돈뭉치가 놓여있는것을 유심히 바라보며 의자에 앉았다.

지용세는 그들 두사람이 자기 방에 들어온 리유를 모르지 않았다.

벽화 착수금을 받아가지고 온것을 그들이 빤히 알고 올라온것이라고 생각되였다.

《자, 오랜만에 큰일 하나가 생겼지만 이것을 잘 성공해야만 우리 사가 앞으로 난관을 뚫고나갈텐데… 문제는 주문주가 요구하는 라체화와 춘화도요. … 허허허…》

지용세는 서글프게 웃으며 윤산과 최강을 건너다보았다.

《그거 그릴 사람 없으면 내가 그리죠!

최강이가 불쑥 나섰다.

지용세는 약간 난색을 보이며 《글쎄, 최형이 그리구싶은 생각은 좋으나 나중에 주문주에게서 그림값을 제대루 받아내느냐 못 받아내느냐를 생각해야지! 아무리 주문주가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른다구는 하지만 그래도 소위 안고수비라고 안목은 높은거요.》 하고 은근히 최강의 실력이 부족함을 암시하면서 그의 요구를 거절해버렸다.

사실상 최강은 지용세의 견해대로 실력이 약한 화공이였던것이다.

지용세는 잠간동안 지혜를 짜내다가 《허는수 없소. 라체화, 춘화도는 윤형이 맡으시오. 남선생은 청룡, 황룡인지 백혼지를 그리구, 최형은 지금 그리던 간판들을 다 그려놓고 조력하러 나가시오.》 하고 벽화작업을 대략 분공해주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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