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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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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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5월 1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5)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서른다섯번째시간입니다.

 

이윽고 그들은 미술장치사로 돌아왔다.

찬수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오전에 그리다 놓아둔 풍경화를 계속 그리기 시작했다.

그 그림은 시내물이 잔잔히 흐르는 어떤 언덕배기에 두마리의 염소가 풀을 뜯고 수양버들이 멋들어지게 늘어진 시내가에서 로인 하나와 어린 소년이 나란히 앉아 한가로이 낚시질을 하는 그림이였다.

찬수는 자기가 그리는 이 그림이 어디서 주문을 맡아온 그림인지는 몰라도 이런 한가로운 풍경, 평화스러운 풍경은 아직 남조선현실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느라니 그것을 그리고있는 자기가 한심스럽게만 느껴졌다.

금방 별장에서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내다본 현실만 보더라도 자기가 그리고있는 이 그림은 얼마나 동떨어져있는것인가?

아무리 밥벌이를 하기 위하여 이런 곳에 취직은 했어도 그의 예술적량심으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그림을 그릴수가 없었다.

비록 이 그림에 자기의 본명이 아니라 남평이라는 변명한 서명을 한다치더라도 결국 예술가적량심을 속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감흥없는 그림을 계속 그릴수는 없다고 생각되였다.

찬수는 오늘 지용세가 주문맡은 벽화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붓을 던지고 담배 한대를 붙여물었다.

며칠전까지도 형무소안에서 차동무와 정돌이며 기타 많은 수감자들로부터 격려를 받던 자기, 공판정에서 수많은 학생들이며 학부형들의 지지와 성원속에서 그래도 자기딴엔 굳건히 검사놈과 맞서 싸우던 자기, 그러한 자기가 오늘 밥벌이를 위하여 이렇게까지 값없이 전락된것만 같아 부끄럽고 괴롭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영옥이와 선희며 인자며 한숙경선생이 자기가 이렇게까지 예술가의 량심을 떼여놓고 이런 밥벌이의 화공노릇을 하게 된것을 알게 된다면 이는 더 부끄럽고 창피한노릇이 아닌가?

앞으로 자기가 예술가라고 과연 고개를 버젓이 들고 그들을 떳떳이 대할수 있을것인가?

이런 생각에 기울어진 그는 마음이 더 답답해지고 침울해지기만 했다.

그는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무심코 유리창밖을 내다보았다.

바로 유리창밖 처마를 마주댄 이웃집 2층실내가 또렷이 건너다보이였다.

20살전후의 젊은 녀자들이 우글우글 모여앉아 화장들을 하고있었다.

그곳은 바로 캬바레 《하와이》의 녀급대기실이며 화장실이였다.

찬수는 얼른 시선을 반대방향으로 돌리고말았다.

《홍선생!》

갑자기 자기 등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났다.

가방을 들고 아래층에서 올라온 지용세였다.

《내 방으로 좀 오십시오!》

지용세는 오늘따라 명랑해진 얼굴로 찬수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다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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