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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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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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4월 25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2)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오늘은 백서른두번째시간입니다.

 

6

 

무대밑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미라가 일어섰다.

《얘, 이분들이 벽화를 그릴분들이다. 네가 맡아서 이야기할게 있으면 해라.

박춘식은 미라에게 그들을 소개하고 자기는 침실로 들어가버렸다.

미라는 세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훑더니 요염하게 눈웃음을 치면서 《그럼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착수하셔야 됩니다.》 하고 그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벽화를 그릴 장소를 일일이 지정해주었다.

미라가 요구하는것은 박춘식이보다는 훨씬 구체적인것이였다.

현관, 복도, 응접실, , 침실 등 각 부분에 걸쳐 그림을 그리는데 전부 인물화와 동물화를 그려달라는것이였다.

풍경화는 이 별장자체가 아름다운 풍경속에 자리잡고있는만큼 그릴 필요가 없다는것이 미라의 리론이였다.

미라가 요구하는 인물화는 박춘식이가 말한 춘화도와 라체화와는 의견이 달랐다.

홀벽화는 성모마리야의 초상에서부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장면까지를 여러 장면에 나누어 그리고 침실에만은 라체화를 그리고 복도와 현관에는 청룡, 황룡과 백호를 그리라는것이였다.

지용세는 이 별장의 실권을 쥐고있는것이 미라라고 느껴지자 그의 의견을 듣지 않을수 없다고 생각되였다.

찬수와 윤산은 거의 넋잃은 사람처럼 아무말없이 미라의 뒤를 따라 다니며 설명을 듣기만 했다.

이윽고 미라는 그들을 데리고 응접실로 돌아왔다.

《자, 이제는 실제로 그림을 그릴분들이 좀 이야기해보세요!

미라는 미소를 띠우며 찬수와 윤산을 건너다보았다.

지용세는 찬수에게 이야기를 하라는듯이 눈을 주었고 윤산도 옆눈으로 그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순간 찬수는 미라에게 아무 의견도 말할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미라는 찬수의 얼굴을 뚫어질듯이 바라보더니 요염하게도 깔깔 웃으며 《아니, 왜들 말이 없습니까? 벽화를 아직 그려보시지 못하신게로군요!》 하고 사람을 깔보는 태도로 말했다.

지용세가 벙긋이 웃으며 능란하고 재치있게 미라의 말을 받았다.

《두분의 말씀이 다 다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옳을지 몰라 그럽니다.

《걱정마시구 내 말을 들으세요. 이 별장은 우리 아버지가 지었지만 사용권은 내게 있으니까요. … 호호호…》

미라는 또 찬수와 윤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고 심각한 표정만 지으며 자기의 얼굴을 한번도 보지 않는 찬수가 이상스럽게 생각되였다.

《아니, 그런데 이 두분은 어째서 아무 말이 없어요? 좀 의견을 말해보세요! 주인측에서는 그런 그림을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그림이 있으면 그걸 그려두 좋구요. 그렇지 않아요?

미라는 찬수를 또 뚫어지게 바라보며 의견을 묻는것이였다.

그러나 여전히 찬수는 미라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담배만 피웠다.

찬수는 그들부녀가 떠벌이는 수작이 해괴스럽고 꼴같지 않아 대응하기가 싫었던것이다.

별장에 무슨 마리야의 초상이니, 예수의 그림을 그려야 하며 또 저속한 춘화도와 라체화를 그려야만 하는가?

찬수는 무슨 모욕이나 당한것처럼 불쾌해졌다.

이들부녀가 이렇게까지 미국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미국식생활양식을 별장에다도 옮겨놓으려는 의도가 너무도 구역질이 났다.

찬수는 자기 기분대로 한다면 그저 금방 응접실에서 뛰쳐나와버리고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같이 간 지용세나 윤산이 얼마나 무안하고 당황해할가? 뿐만아니라 그것은 취직한지 불과 며칠밖에 안되는 미술장치사에 대한 모욕이며 업무방해며 지선생에 대한 배신행위로밖에 될수 없는 일이 아닌가?

찬수는 그런 생각을 하자 어느덧 용기가 사라져버리였다.

지선생의 소개로 이 미술장치사에 취직이 되였고 또 불원간 지용세로부터 하숙비를 선불받아 자하문밖으로부터 시내로 하숙을 옮기기로까지 되여있는 자기로서는 이 자리에서 자기 기분대로 휙 뛰쳐나갈 처지가 못되였던것이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두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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