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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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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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4월 21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30)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오늘은 백서른번째시간입니다.

                                         5

 

찬수는 다시 자기 작업장에 돌아와 그리던 화폭을 정리하고나서 작업복을 벗고 양복을 갈아입었다.

지용세는 찬수와 윤산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찬수는 이미 이런 곳에 취직한 이상 자기 비위에 맞는 그림만 그릴수는 없다고 생각되였으나 어떤자의 별장인지 벽화까지 그리려는 호화스러운 생활을 상상해볼 때 어쩐지 기분이 좋지는 못했다.

결국 자기가 배운 미술이 유한계급의 호화로운 생활을 장식해주기 위한것인가고 생각되자 몹시 서글펐다.

지용세는 찬수와 윤산을 데리고 종로네거리에서 택시 한대를 잡아탔다.

《어딥니까?》

운전수가 물었다.

《우이동으로 갑시다.》

지용세가 방향을 알리자 택시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좌석등받이에 몸을 기댄 찬수는 좌우로 홱홱 지나치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어느덧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번 벽화에 성공만 하면 우리 사가 앞으로 발전할수 있어. 시시한 간판그림 나부랭이 그려먹는것보다는 훨씬 보람있지.》

지용세는 찬수와 윤산을 격려해주었다.

그러나 찬수는 그 말이 그렇게 얼른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선 당장 생활이 절박한데서 어쩔수없이 화공으로라도 취직해온것이지만 아직 미술장치사의 장래발전에 대하여서까지 관심과 고려를 돌릴 여유는 갖지 못한 찬수였다.

그와 아울러 찬수는 일종의 자기 비애를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이미 자기는 코앞에 닥친 절박한 생활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예술가로서 전락의 길을 걷고있는것이 완연하다고 느껴졌기때문이다.

마리야녀학교 같은 부패한 교육기관에서 면직을 당했든 어쨌든간에 나왔고 또 별로 한 일은 없지만 반미분자로 몰려 형무소에까지 갔다왔고 많은 학생들과 학부형들에게서 지지까지 받고있는 자기로서 또 경찰서 류치장과 형무소에서 많은 수감자들로부터 대담해지라는 격려를 받은 자기로서 자존심을 살리고 예술가적지위를 높일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할것이 아닌가?

그러나 찬수는 그러한 사람이 되지 못한것이 몹시 우울했다.

어느덧 택시는 미아리고개를 넘고 우이동으로 들어갔다.

택시는 한적하고 고요한 박춘식의 별장이 있는 산골짜기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일찌기 이런 곳에 와본 일이 없던 찬수는 택시안에서 내다보이는 자연풍경에 잠간동안 도취되였다.

이윽고 그들은 아담스러운 2층양옥집앞에서 택시를 세웠다.

마당에는 최신형고급자가용승용차가 한대 놓여있었고 집안에서는 둥당둥당 피아노소리와 함께 노래소리가 흘러나왔다.

지용세는 현관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이윽고 하녀가 나오자 지용세는 명함을 내주었다.

그들은 곧 하녀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들어갔다.

찬수는 일찌기 이런 호화스러운 응접실에 와본 일이 없었다.

마리야녀학교에 취직하던 날 교장 김치선의 방이 호화스럽다고 놀래였으나 이 응접실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것이였다.

과연 《국회》의원 박춘식이란 사람이 이렇게 화려한 별장까지 가지고있는가 생각되였을 때 찬수는 더욱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박춘식이에 대한 표상을 가지지 못한 찬수로서는 그 놀라움이 무리는 아니였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서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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