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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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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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6(2017)년 3월 28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18)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백열여덟번째시간입니다.

                                        6

 

령감은 다시 담배를 뻑뻑 빨며 입을 열었다.

《저, 순옥이 에미일을 생각하면 앉았다가두 울화가 치받쳐 벌떡 일어나게 된다우.》

령감은 이렇게 서두를 떼고는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이야기를 하자면 하두 기가 막혀서… 사실상 아가씨가 겪고있는건 약과요. … 우리가 미아리고개에서 살 때였소. 순옥이 에미는 그때 품삯도 잘 받지 못하는 놈의 담배공장에 다니였소. 하루는 와야 할 시간이 됐는데두 오질 않아 이상해서 혹시 도중에 미군놈의 찦차에라두 치여 죽지나 않았나 하고 내가 고개너머엘 가보잖았겠소. 아니나다를가 고개넘어 얼마 가지 않아서 어느 길 모퉁이에서 사람들이 수군덕거리고있습디다그려. 들으니 젊은 녀자 두사람이 미군놈 총에 맞아죽었다구 하면서 가마니짝으로 덮어놨다기에 그만 아찔한 생각이 들어 달려가 가마니짝을 젖혀보니깐… 아, 기막힐 일 아니요. 그중에 하나가 바로 순옥이 에미가 아니겠소? 사람들은 말하기를 찦차를 탄 미군 두놈이 지나가는 녀자들을 가로막고 붙잡아 태우려는데 녀자들이 놀래서 피해가니까 그저 다짜고짜로 권총을 빼들고 쏴서 두사람 다 쓰러뜨리고 그대로 도망쳐버렸다는구려!》

령감의 이야기를 듣던 영옥은 몸서리가 쳐지며 분격이 치솟아올랐다.

이 순옥의 어머니가 당한 비참한 죽음에 비하면 지금 자기가 겪고있는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그르지 않다고 느껴졌다.

그는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순옥의 일을 생각하느라니 눈앞이 흐려졌다.

《그래, 이 늙은 놈이 피를 흘리고 죽은 순옥이 에미를 등에 업고 돌아오잖았겠소. 저 어린 년이 그때 겨우 젖이 떨어질라말라 할 때였소. 죽은 에미를 방에 눕혀놓으니까 저년은 제 에미 품을 더듬어 젖을 먹으려구 달려듭디다그려! 만일 저년 애비가 있어서 그것을 직접 봤더라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이가 갈릴 일이겠소. 며느리가 그 지경으로 참혹한 죽음을 당하고난 뒤에 우리는 더 거기서 살수가 없어서 생각다 못해 이 산골로 와서 이렇게 외딴데다 움막을 치고 살게 된거요. 산비탈에 강냉이와 감자를 조금 심어먹는것두 이제 와선 동회녀석들이 말썽을 피운다우. 아가씨두 보다싶이 락엽을 긁어다 때는것두 산순검놈 눈을 피해가며 하지 않소? 이렇게는 정말 더 살아갈수 없는 놈의 세상인줄 알면서도 그저 꾹 참고 눌려만 지내는구려. 그러니 언제나 원쑤를 갚겠소? 하루바삐 미국놈들을 몰아내야만 우리가 살지…》

령감은 담배대를 턱턱 털고는 마당에 널려있는 락엽을 마저 긁어들였다.

영옥은 밥이 되자 아궁이앞을 쓸어놓고 마당으로 나와 사립문밖을 내다보았다.

《원, 이 늙은이가 왜 이리 오질 않나?》

령감도 어느 틈에 아래마을로 뻗어나간 좁은 산길을 멀리 내다보았다.

아래마을까지는 거의 8리나 되였다.

중간에 한두채의 외딴집이 있을뿐 인가라고는 드문 이 골짜기에 저녁때만 되면 더구나 인적이 없이 고요하고 쓸쓸하였다.

영옥은 해가 저물어 어두워질수록 마음이 더욱 초조해지기만 했다.

자기 집에 심부름을 보낸 이 집 할머니가 돌아올 때가 넘었건만 안돌아오기때문이다.

영옥은 생각할수록 집안소식이 더욱 궁금하였고 홍선생의 판결언도가 어떻게 되였는지 갑갑증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어서 이 집 할머니가 돌아와야 소식을 알것인데 아침에 나간 할머니가 해가 지도록 오지 않는것이 암만해도 수상스럽고 불안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백열여덟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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