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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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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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1(2022)년 9월 11일 《통일의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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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영남 작 《선택》,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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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철이 누워있는 호실로 여럿의 사람들이 들어섰다.

두툼한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명철을 이윽토록 들여다보았다.

《바로 이 동무가… 이번에 발전소를 지키려고 뛰여들었던 림명철동뭅니다.》

당비서의 말에 곁에 선 나이지숙한 일군이 말했다.

《당비서동무, 료해는 료해고… 어쨌든 이 동무의 치료를 잘해주어야겠습니다.》

일군은 곁에 서있던 윤아에게 명철의 치료정형과 호전상태를 깐깐히 묻고서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호실에는 고요가 깃들었다.

윤아는 명철의 머리맡에 조심히 다가가앉았다.

투명한 점적관을 따라 맑은 약물이 규칙적으로 흘러내리는 모양을 덧없이 지켜보며 그는 나직이 한숨을 내그었다.

…명철이와의 관계가 깊어진 후로 향미는 밤늦어 들어오군하는 때가 드문했었다. 그런 날이면 윤아는 의미심장한 웃음으로 맞이하였다.

《요즘 점점 더 예뻐지는데… 막 부럽구나. 넌 행복해보여.》

《행복?! 이런게 행복일가? 에이, 나도 모르겠어.》

향미는 이불을 턱밑까지 바싹 끌어당기며 눈만 깜빡인다. 아닌게아니라 그의 눈에는 생활전체가 온통 아름다와보였다. 늘 그렇게 활기롭고 환희에 차넘치던 향미의 얼굴에 어두운 구름장이 떠돌기 시작한것은 과연 언제부터였던가.

례년에 없던 강추위를 이겨낸 올봄부터 소형발전소에 상서롭지 못한 일이 생겼다. 갑자기 언제안의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한것이다. 그렇다고 홍사천에 흐르는 물량이 변한것은 아니였다. 그것은 발전소의 전기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였다. 이렇게 되자 명철의 얼굴이 컴컴해졌다.

자기가 주동이 되여 건설하고 신문에 그 발전소의 덕을 톡톡히 본다고 크게 소문까지 내놓았으니 그럴만도 한것이다.

여러모로 애써보았으나 도대체 원인을 알수 없었다. 취수구나 비상수문에도 이상이 없었다. 혹시나 하여 멀리 간석지건설사업소의 잠수부들도 데려왔으나 끝내 원인을 찾지 못하였다. 갑자기 그 많은 물이 땅속으로 잦기라도 했단말인가?

마감에 초빙해온 한 수리동력기사가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모든 징후를 세심하게 살피더니 언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언제의 어느 부위에서 물이 샌다는것만은 끝내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돌아갔다. 발전소가 작은것으로 하여 류실되는 물량 또한 적었던것이다. 한마디로 어지간한 발전소에서라면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허용한도의 류실량이 여기서는 치명적후과를 가져온것이였다.

그때부터 향미의 생활은 이전처럼 밝고 명랑하지 못했다.

항상 뭔가 깊이 생각하는 얼굴에 고민의 엷은 구름이 덮여있었다.

낮에는 낮대로 광석생산을 하고 여가시간이면 발전소물류실원인을 찾느라 뛰여다니는 명철을 지켜보며 속수무책으로 안타깝게 속을 썩이던 향미의 머리속에 문득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하루일을 끝낸 늦은저녁 발전소에서 그닥 멀지 않은 홍사천상류에 이른 그는 들고갔던 큰 소랭이에 진한 진흙물을 풀어 흐르는 물에 열번나마 흘려내려보냈다.

마침 유난히 밝은 달밤이였다. 냅다 달려 언제의 한가운데 올라선 향미는 잔잔해보이는 물면을 비침도가 대단히 높은 전지로 비쳐보았다. 아니나다를가 달이 잠겨 흐느적거리는 맑은 물우로 진흙물이 구름처럼 유유히 밀려왔다. 그러던것이 언제를 점점 가까이하면서는 두가닥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는데 폭이 넓은쪽은 취수구가 있는 곳으로, 좁다란 다른 한쪽은 곧장 언제가 있는 곳으로 흘러들었다. 그리고는 동쪽언제벽밑으로 논두렁을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재빨리 사라져버리는것이였다.

향미는 자기의 착상이 너무도 신통히 들어맞은데 스스로 놀라며 나중에는 언제아래까지 내려가 물속을 더듬으며 진흙물이 사라지는 위치를 재삼 확인하였다. 눈앞이 아뜩해왔다.

그곳은 틀림없이 명철이네 소대가, 바로 자기들이 쌓은 동쪽구간이였던것이다.

그날 밤 향미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윤아에게 실토정을 했다.

《혹시나 하면서도… 기대가 허물어지는 순간 난 막 울고싶었단다. 글쎄, 이걸 어쩌문 좋니?》

《명철동무한텐 알려줬니?》

《그 동문 지금 광산에 없어. 저녁에 언제때문에 이웃군에 다녀온다고 갔는데 래일쯤에나 온다누나.》

향미가 너무도 심란해하기에 윤아는 듣기 좋게 위안해주었다.

원인을 찾았으니 퇴치하는 방법이 꼭 있을거라고 또 그 발전소로 인하여 광산의 생산전반에 지장을 받는 일은 없으니 너무 마음쓰지 말라고.

《한데… 마음은 왜 자꾸만 편찮을가? 윤아, 지금이라두… 광산참모부에 알리는게 옳지 않을가?》

머리맡에서 손전화기를 더듬어찾는 향미의 손을 윤아는 툭 밀막아버렸다.

《너 정신있니? 대체 어쩌자는거야? 부디 네 입으로 애인을 궁지에 몰아넣어야겠니?》

《그럼 낸들… 어찌라는거야?》

《네 마음은 다 리해돼. 하지만… 누군들 실수할 때가 없겠니? 사랑하려면 애인의 결함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했지. 원인을 찾았으니… 이제 다 잘될거다. 그러니 너무 맘쓰지 말아.》

윤아의 위안에 향미는 더욱 어깨를 들먹거렸다.

바로 그 다음날 운명의 얄궂은 장난은 겨우 눅잦혔던 향미의 마음을 폭풍처럼 뒤흔들어놓았다.

아침부터 부실거리던 비가 한낮에 접어들며 억수로 퍼붓더니 끝내 거대한 힘으로 발전소를 덮쳤던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웃군에 다녀오던 길에 그 광경을 목격하고 서슴없이 물속에 뛰여든 명철의 생명마저 무섭게 위협하였다.…

별안간 명철이 《음-》하는 신음과 함께 몸을 약간 뒤척이였다.

《향미, 향미…》

슬며시 눈까풀을 쳐든 환자의 입에서 처음 흘러나온 말이였다. 그리고는 다시 스르르 눈을 감아버렸다.

체온, 혈압, 맥박… 모든 생명지표들은 곧 환자가 의식을 차리리라는것을 시사해주었다. 조수처럼 밀려드는 기쁨과 함께 짜릿한 공포감비슷한것이 윤아의 마음속에 자극적으로 흘러들었다.

가슴이 활활 타들었다. 이제 곧 명철이 의식을 회복할텐데… 혼미한 의식속에서도 찾던 애인이 정작 제곁에 없다는것을 아는 순간이면, 아, 내가 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담. 운명의 갈림길과도 같았던 그밤, 참모부에 실태를 사실대로 알려야겠다는 그애를 막아나서지만 않았던들, 하다못해 향미의 《행방불명》을 두고 철준이 묻던 그때나마 그간의 사실들을 솔직히 말해주었던들… 제딴에 동무를 지켜주고 딱한 처지를 막아준다는것이 오히려 제자신까지 더 큰 곤경에 빠질줄이야.

향미야, 지금 뭘하고있니, 명철동무가 정신을 차리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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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선택》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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