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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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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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10월 12일 《통일의 메아리》
따라서는 마음들(10)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한정아작 《따라서는 마음들》, 오늘은 열번째 시간입니다.

><

선금은 애써 감정을 누르고 손수건을 꺼내여 그의 이마에 무수히 돋아난 땀방울을 닦아주며 물었다.

《무엇을 그렇게 많이 샀어요? 어서 내리워요. 같이 들고가자요.》

《괜찮아요. 어물전에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정어리가 있어서

《가만, 이게 어디서 나는 냄새일가요?》

신경이 예민한 쌍둥이엄마가 코를 막으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제야 다른 녀인들도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저물녘이 가까와오는 누런 석비레도로에는 행인들이 별반 없었다.

《저, 저의 광주리에서

이번에도 광숙은 말끝을 마무리지 못하고 기여드는 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보니 물고기 썩은듯 한 퀴퀴한 냄새가 그의 광주리에서 풍기고있다.

녀인들이 아연한 눈길로 자기를 보자 광숙의 얼굴은 빨갛게 익다못해 숯불처럼 되였다.

돈이 부족하여 거의 변한 고기를 눅거리로 산것이 틀림없을것이라는 짐작을 한 녀인들은 역시 《궁》이 낀 녀자는 할수 없다는 표정들을 지었다.

《에, 무슨 나인들이 이렇게 밀려와?》

다리목을 지키고있던 세관놈들이 여럿의 녀인들이 다가오자 소리를 쳤다.

《모두 짐들을 내려놔!》

놈들은 짐보따리에서 지하족들이 나타나자 눈을 부라렸다.

《이년들이 유격대와 내통하려는게 아니야?》

모두 긴장해졌다.

이때 《말새》 녀인이 나섰다.

《무시게? 유담뽀? 앙이 이 아저씨, 눈이 뜸장이요? 이건 우리 남정네들 신을게유. 남정들이 밭김 안 매고 장마당에 오겠수? 우리 내인들 굶어죽으락꼬? 자, 도강증을 보오.》

그가 딱따구리 나무통 두들기듯 냅다 고아댈 때 광숙이 싸리광주리를 그놈들앞에 내려놓았다.

《이건 모야? 엑- 이게 무슨 냄새야?》

놈들은 광주리에서 나는 역한 물고기 썩은 냄새에 골살을 찌프리며 손을 저었다.

《저, 돈이 없어서 물이 날은 고기를

광숙이 어리숙한 표정으로 대꾸하자 세관놈들은 이들을 아예 촌아낙네들로 치부한것 같았다.

코를 싸쥔 놈들이 골살을 찡그리며 왝왝 소리질렀다.

《가라, 가라, 빨리 가.》

녀인들은 물건들을 걷어안고 줄행랑을 치듯 다리를 건너왔다.

놈들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 와서야 선금은 광숙의 광주리비밀을 알수 있었다. 썩은 고기밑에 다섯 컬레의 지하족이 있었다.

늘 말도 못하고 기죽은 모습으로 다니던 《궁》이 낀 녀인이 이처럼 훌륭한 지혜를 발휘할줄이야.

오늘따라 김정숙동지가 몹시 보고싶었다. 그이가 아니시였더라면 얼마나 훌륭한 핵심을 놓칠번 했던가. 보석을 막돌처럼 차버릴번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김정숙동지께서는 왜 아직 안 오실가. 노상 걸음을 많이 하시는 그이이시지만 이번처럼 오래동안 마을을 떠나신적은 없었다.

이번에 김정숙동지께서 오시면 기쁨 될 소식을 알려드릴수 있게 된것이 무엇보다 마음을 즐겁게 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선금이네가 장에 갔다온지 며칠 지나 야밤삼경에 오셨다.

먼길을 걸어오신듯 그이의 눈가에 수척한 기색이 짙게 어려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선금의 남편을 찾으시였다.

《매우 긴급한 련락이니 밤중으로 사령부에 가닿아야 합니다.》

그이의 긴장한 표정으로 보아 그 어떤 적정을 유격대에 통보해야 할 일이 생긴것 같았다.

남편은 곧 그밤으로 떠나갔다.

그이께서는 선금의 보고를 받으시고 한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광숙형님도 이제는 부녀회원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말할수 있군요. 그러나그이께서는 왜 그런지 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5

어느날 밤, 선금이네 집에 오신 김정숙동지께서 래일 아침 신파장으로 가자고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어떤 물품을 사와야 합니까?》

《유격대원호물자때문에 가는것이 아니예요. 래일 신파장에 이름난 곡마단이 온다는데 그동안 수고한 광숙형님과 함께 구경하러 가보자요.》

(구경?)

선금은 의아한 눈길로 그이를 바라보았다. 그이의 말씀이 너무도 귀에 설게 들려왔기때문이였다.

언제한번 김정숙동지께서 빈걸음을 하시지 않는다는것은 지하조직성원들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물며 구경이라니 너무도 의외의 일이여서 선금은 믿어지지 않는 눈길로 그이를 바라보았다.

《마을사람들 모르게 새벽일찍 광숙형님을 찾아서 떠나오세요. 해뜰무렵에 압록강나루터에서 만나자요.》

그이께서는 선금의 의혹은 아랑곳 않으시고 이렇게 이르시였다.

다음날 아침, 광숙이와 함께 나루터에 도착하니 김정숙동지께서 벌써 기다리고계셨다.

그이께서는 영문을 몰라하는 광숙이앞에 검은 고무신을 내놓으셨다.

《광숙형님, 오늘은 구경을 가는 길인데 새 신발을 신어요.》

선금은 그 신발이 언젠가 자기가 드렸던것임을 알아보았다.

《아니, 이건?》

김정숙동지께서 그에게 눈짓을 보내시며 어쩔줄 몰라하는 광숙에게 《자, 어서요.》하며 끝내 그에게 신을 신기시였다. 선금은 마음이 뭉클 젖어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그때 거절하지 않고 신발을 받으신것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님을 비로소 알게 된것이였다.

장마당은 여느때없이 복잡했다. 곡마단의 공연을 보러 구름처럼 모여든 사람들이 손벽을 치며 왁작 떠들고있었다. 구경군들이 성벽을 이루어 공연을 잘 볼수가 없었다.

《저기 둔덕에 올라가 보자요.》

김정숙동지께서 장마당입구로 통한 둔덕을 가리키셨다.

숨가쁘게 달려가 둔덕에 올라서니 여러가지 색갈로 울긋불긋 풍을 친 무대가 빤히 내려다보였다.

수염이 더부룩한 중년의 남자가 무대우에서 보기에도 끔찍한 커다란 구렝이를 몸에 둘둘 감으며 여러가지 재주를 보여주고있었다.

구렝이의 대가리에서 시뻘건 혀가 널름널름 기여나와 수염쟁이의 얼굴에 가져다댈 때마다 사람들이 기겁하여 소리쳤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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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따라서는 마음들》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열번째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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