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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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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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8월 27일 《통일의 메아리》
황철나무(5)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김하수작 《황철나무》, 오늘은 다섯번째시간입니다.

><

그 체험이 스스로 자각을 불러왔고 사회앞에 충실하도록 채찍질했다.

겨울이 되여야 솔잎 푸른줄 안다고 한수길이 년로보장으로 들어가고 어엿한 일군으로 성장한 오늘날에야 광수는 그가 자기 인생의 첫발자국에 얼마나 큰 작용을 하였는가를 때없이 절감하군 한다.

그후에도 한수길은 집에서 집짐승을 기르며 출장길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라고 여러가지 물자들을 가지고 찾아올적마다 광수는 한생을 변함없이 살아가는 그앞에서 뜨거움을 삼켰다.

광수는 황철나무가 서있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그는 자리에 우뚝 멈추어섰다. 거뭇한 형체가 그쪽에서 움직이는것이 보였던것이다.

기다린듯 허리를 펴며 움쭉 일어서는 모습을 알아보는 순간 광수는 저으기 놀랐다. 낮에 소리없이 나갔던 그 청년이 서있는것이 아닌가.

《여태 여기서 기다렸나?》

너무도 생각밖이여서 광수는 목소리마저 어정쩡해졌다.

자세히 보니 어데서 주어왔는지 나무둘레에 하얀 조약돌을 깔고있었다.

《예, 부사장동지의 일에 방해를 주고싶지 않아서

청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음을 다잡은듯 웃음을 지으며 능청스럽게 말을 이었다.

《부사장동지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계시는지 제가 알아맞춰보랍니까?》

《?

역시 꿍질줄 모르는 활달한 성격이 그대로 안겨왔다.

《애젊은 저 청년이 여기 일에 꽤 몸을 잠그어낼가. 이를테면 잠간 앉아보고 날아갈 계절조가 아닌지 하는

허, 이것봐라, 신통한걸. 처음에 생각했던 자기의 속생각을 환히 들여다본것 같은 청년의 예민한 감각이 참으로 놀라왔다.

이붓자식 눈치 어른 찜쪄먹는다고 오랜 출장기간 일하면서 한두마디의 말에 맞선 상대의 심리를 어지간히 꿰들줄 안다던 광수도 감탄할 일이였다.

《그렇다면?

그를 다시 만난것이 무등 반가와 광수는 얼굴에 웃음을 띠운채 그의 말을 받았다.

그러리라고 믿었던듯 청년도 씩 따라웃었다.

《선배들처럼 일하겠다면 반대가 없으실줄 압니다.》

그래, 선배들처럼 일하겠다는것은 좋은 생각이다.

이전의 자기도 한수길을 따라배우며 일을 시작하지 않았던가.

《그 말엔 나도 동감일세. 그것이 떡먹듯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량심과 자각만 있으면 그것이 문제로 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광수는 이 청년에 대한 믿음이 점점 더 확고해짐을 느끼게 되였다.

뭔가 호흡이 맞아돌아가는게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즐거워진 광수는 슬며시 아래턱을 문질렀다.

내쳤던김에 좀더 알아보고싶었다.

《량심과 자각이라 사유가 실천의 전제이라는 의미에서는 그럴듯한데 그 자체가 실천은 아니거던.》

《그 말씀에는 저도 찬동합니다. 그렇다면 부사장동지, 제가 량심의 추동으로 여기에 왔다면 그 자체가 실천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광수는 머리를 끄떡였다. 타당성있는 청년의 말은 무엇인가 시사해주는듯싶었다.

《아무렴, 그렇구말구. 확실히 우린 구면친구처럼 통하는데가 있거던. 헌데 그 량심의 추동이란 어떤것인지 말 좀 해줄수 있겠나? 어쩐지 이야기를 나누고싶구만. 자, 우리 저기 좀 앉자구.》

광수는 황철나무밑의 긴 나무의자에 앉았다.

청년도 동감인듯 스스럼없이 옆에 앉았다.

이상하게도 거침없이 말하던 청년은 주눅이 든 사람처럼 무릎우에 두손을 마주 비비며 한참 바재이더니 퍽 낮아진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것을 정말 들으시겠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마주앉지 않았나?》

《거북스럽긴 하지만 저의 지난 생활입니다. 솔직히 저는 철부지시절엔 아버지를 원망도 했습니다.》

이렇게 첫시작을 뗀 청년은 부끄러운 지난날을 이야기해야 되는 자기의 처지를 리해해달라는듯 광수를 미안스레 바라보았다.

《어머니, 난 무엇을 전공할가요?》

대학추천을 받고 기분이 들뜬 춘길의 목소리다.

어머니의 얼굴에도 넘실넘실 기쁨이 흘러넘쳤다.

《글쎄 오늘 아버지가 오시는데 물어보렴.》

춘길의 볼이 밤알을 문것처럼 불어났다.

《자식문제같은건 안중에도 없는 아버지에겐 싫어요.》

《누구보다 바쁜 아버지라는걸 뻔히 알면서두에그, 언제면 철이 들겠는지 원.》

《됐어요. 언제봐야 어머닌 아버지편인걸. 난 뭐가뭔지 모르겠어요. 공장일엔 그렇게 바삐 뛰여다니는 아버지가 제 자식을 위해 해놓은것이 뭐예요? 몇년 안있으면 년로보장나이가 되겠는데 자식에게 넘겨줄것이 무엇이 있나 말이예요. 길가에 떨어진 한그람의 석탄도 손수건에 싸들고 공장에 가면서도 집안생활은 전혀 관심이 없고 또 어머니만 고생시키고

《너 정말? 다 자래워놓으니 인젠 아무 말이나 망탕

성이 난듯 한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제잡담 장판바닥에 앉아 종알대던 춘길의 눈이 대뜸 커졌다. 어느새 들어왔는지 아버지가 내려다보고있지 않는가.

엄마앞에서는 생각나는대로 우둘렁거리던 춘길은 아버지의 눈길을 보자 덜컥 겁이 앞섰다.

아버지의 푸릿푸릿한 얼굴이 단번에 돌미륵이 되여버렸다.

《덜된 녀석, 못된 송아지 엉치에서부터 뿔나온다더니

방안의 공기를 순간에 일축시키며 머리우에 떨어지는 벼락같은 소리

청년은 이야기하다말고 광수를 힐끔 쳐다보았다.

어두운 밤의 장막속에 그린듯이 앉아있는 광수의 행동이 가늠되지 않는지 조심히 물었다.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건 아닙니까?

광수는 제꺽 수긍해나섰다.

《아니요. 귀맛이 도누만. 계속하라구.》

청년의 목소리는 한층 밝아졌다.

《전 아버지를 무서워했습니다. 언제한번 큰소리를 친적도, 회초리를 든적은 더구나 없었는데 이상하게 아버지가 어려웠고 앞에 서면 숨소리마저 저어됐습니다. 언제봐야 무슨 생각에 잠긴듯이 두눈을 반쯤이나 가리운 속눈섭, 꾹 다문 입은 언제가야 열릴줄 모르고 이따금씩 주름잡힌 가장자리에 웃음살이 비끼면 그것이 너무도 신기해 이상스레 바라보던 저였습니다. 그저 스스로 느낀것은 〈오늘 떠나야 하오.〉 혹은 〈집에 들어올것 같지 못하오.〉 하고 한두마디 하면 말없이 필요한 모든것을 깐깐히 준비해주는 어머니의 모습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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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황철나무》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다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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