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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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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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8월 23일 《통일의 메아리》
황철나무(3)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김하수작 《황철나무》,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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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훌 가버리면 이 텅 빈 가슴은 어떻게 채우라오?···》

《이거 안됐구만, 잔뜩 고생만 시키다가···》

《아주버니, 저녁에 집에 꼭 들리시우. 이렇게 그냥 가면 우리 령감한테 경을 친다우.》

담당지구의 공장과 탄광을 비롯한 여러 단위들을 다니며 작별인사를 나누는 한수길에게 뭇사람들이 한 소리였다.

마치 오랜 기간 한가마밥을 먹으며 일하다가 헤여져야 하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가득 비낀 말들이였다.

부사장으로 임명되여 한수길이가 담당지구를 인계하고 떠날 때 이 후더운 감정은 광수가 앞으로 출장지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는 말없는 충고였다.

평범한 날엔 다 알지 못하던것을 한순간에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언제인가 한번은 자재의 추가계획도 있고 또 현재까지 받은 자재의 수량도 재확인할겸 자기가 거처하고있는 소재지로부터 수십여리 떨어진 제강소로 향한적이 있었다.

떠날 때까지만 해도 흰구름이 피여오르던 하늘에서 폭양이 쏟아지더니 절반길을 넘어서서는 예고없이 들이닥친 검은구름에서 대줄기같은 소낙비가 쏟아져내렸다.

할수없이 내리는 소낙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광수는 제강소의 판매과에 도착하였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나이지숙한 판매부원은 흘러내리는 비물을 연방 훔치며 들어서는 광수를 아연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계획수량을 제때에 주면 이런 걸음을 하겠습니까?》

광수는 자기를 바라보는 부원을 향해 악의없는 실눈을 지으며 짜장 속에 없는 불평을 부리였다.

갸름한 얼굴에 고지식한 성미가 엿보이는 판매부원은 그 말을 그대로 받아물었다.

《그때문에 폭우속을 뚫고왔단 말이요? 에익, 사람두··· 전화라도 한통 걸어볼것이지. 그러지 않아도 방금전에 비료공장이 받은 계획분의 마지막강재를 두차량의 방통에 전부 실어 출발시켰네. 하여튼 내 비료공장사람들한텐 두손 바짝 들었어.》

광수는 누가 묻기라도 한듯 줄줄이 엮어대는 판매부원의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니,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아참, 자넨 모를수 있지. 어유, 말두 마오. 나때문에 생사람을 고생시킨 생각을 하문··· 제집일인들 그렇게 하겠나?》

부원은 가슴속에 들어앉은 묵직한것을 꺼내듯 잠시 숨을 내긋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양력설을 앞에 둔 12월도 며칠 안 남은 어느날이였다.

때이르게 내린 폭설에 눈보라까지 터져 례년에 없는 강추위가 웅웅 강산을 울리고있었다.

사람들로 붐비던 제강소의 판매과가 한해치고 제일 조용한 때는 지금이다. 장기출장을 나와있던 사람들도 이때는 년간사업총화와 함께 다음해의 새 과업으로 대체로 거의 떠나가고 없었다.

이따금씩 눈보라가 창유리를 때릴뿐 정온한 사무실에서 판매부원이 사무를 보고있었다.

갑자기 나들문이 찬바람을 몰아오며 열린것은 한나절이 거의 지나갈무렵이였다.

온몸에 눈가루를 뒤집어쓴 눈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일별하던 판매부원은 불에 덴 사람마냥 와뜰 놀라며 일어섰다.

《이게 누구요? 비료사람이 아닌가?》

《그렇네, 한수길이네. 헌데 왜 그렇게 놀라나?》

《앓는다더니 몸은 좀 어떤가?》

《아픈건 병때문이 아니라 평온치 못한 이 마음일세. 하나 묻자구. 다른데로 떠나게 된 강재화차를 우리 기업소로 돌려놓았다는게 사실인가?》

수길은 침중한 표정으로 얼어서 푸릿푸릿해진 입술을 힘겹게 놀렸다.

그제서야 판매부원은 깨도가 된듯 머리를 끄덕이며 의자를 권했다.

《그렇게 됐네. 자네의 행동이 우릴 감동시켰지.》

《나의 행동이?···》

《그렇네, 화차수리에 필요한 부속을 해결하느라 밤잠을 잊고 뛰여다니다 몸져누웠다는 소리를 듣고 깊이 생각되더구만. 그렇게 긴박하게 제기된 자재면 우리에게 먼저 말하면 못쓴다던가?》

《음··· 생각해주어 고맙네만 난 그런 값싼 동정을 바란적 없네. 그리구 내가 뭐 당장 목이 메서 그런건 아니란 말일세. 자넨 언제부터 이쪽돌을 뽑아 저쪽구멍을 메우는 그 땜때기식일본새를 배웠나? 참 가슴아픈 일일세.》

수길은 답답한듯 목단추를 열어제끼더니 판매부원을 안타깝게 바라보는것이였다.

《그 강재를 받게 된 공장도 우리 나라 공장인데 저마다 제 욕심과 리해관계를 놓고 사고하고 행동하면 조국이라는 큰집을 위해 우리가 바쳐야 할 량심은 도대체 어데 있다는건가. 한사람의 불찰로 그 공장 년간자재계획에 빈구석이 생기는것은 후에라도 메꿀수 있지만 태줄을 묻은 이 땅에 바치는 량심의 빈구석은 어떻게 메꾸겠나? 명심하게, 가책을 느끼라구.》

방안의 공기마저 흐름을 저어하게 만드는 정숙한 분위기를 몰아오며 울리는 수길의 말을 어안이 벙벙하여 듣고있던 판매부원은 뭐가 눌리운듯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

《무슨 말을 그렇게··· 그거야··· 자네를 위해서···

《오해하지 말게. 불량화차수리를 도와준건 우리 공장이나 나자신이 바빠서 한 일이 아닐세. 어디서나 필요한 강재를 하루빨리 보내주고싶어 이 마음이 스스로 찾아한 일이네. 참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어찌 네 일, 내 일 따로 있겠나.》

병색이 짙은 몸을 힘겹게 움직이며 노성을 터치던 수길은 침통한 기색으로 어기적거리며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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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황철나무》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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