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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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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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7월 4일 《통일의 메아리》
《실습교원》(4)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손수경 작 《실습교원》, 오늘은 네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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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 집에 안 갔어요?》

《선생님하구 같이 가려구 기다립니다.》

나에게서 이런 물음이 나오기를 기다린듯 거침없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난 아직 퇴근하려면 멀었는데.》

《기다릴수 있습니다.》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한 그는 작지 않은 화분을 고양이 안듯 닁큼 안아들고 나갔다.

《우산을 쓰구 나가야지.》

《괜찮습니다.》

울적해진 나를 눙치려는듯 퍽 활달해진 그의 목소리는 벌써 복도 한끝에서 울렸다.

우리가 청사를 나설 때는 사위가 어둠속에 묻혀있었지만 비는 여전히 내리고있었다.

《선생님, 우산 있습니까?》

《없어요, 대혁인?》

《저두 없습니다.》

《우산도 없으면서 같이 가자고 했나요?》

《전 사실 선생님우산을 좀 얻어쓰려구 지금껏 기다렸는데…》

《뭐?》

내가 눈을 흡뜨자 그는 재미있다는듯 픽 웃다가 《요쯤한 비 뭐랍니까? 그냥 갑시다.》하고 호기있게 말하더니 가방에서 곱게 접은 우산을 꺼내들었다. 우정 한쪽으로 치우쳐 걸어가는 대혁이의 한쪽팔이 축축한것을 느끼며 나는 눈굽이 따끈해졌다.

말이 학생이지 나보다 키가 한뽐이나 더 큰 그 소년은《선생님은 꼭 우리 친누나같습니다.》하고 벌씬 웃었다.

《그-래? 누나도 대학생인게지?》

《예? 아니… 전 외아들입니다. 헤헤… 제말은 우리 학급동무들이 모두 그렇게 말한다는겁니다.》

자기 말을 형상적으로 듣지 못한 이 실습선생이 어색해할가봐서인지 대혁은 그답지 않게 헤식은 웃음으로 어물쩍해버렸다.

《이제보니 대혁인 형편없는 아첨군이로구나. 왜? 나한테 미안한 일이라도 생긴 모양이지?》

그 말에 대혁은 머리를 푹 숙였다.

푸르싱싱하던 대나무가 금시 데쳐낸 시래기모양으로 변해버린것이다.

《나무심는 날에 있은 일은 사실 저때문에 일어난것입니다.》

대혁은 나무심기가 끝난 다음 담임선생님을 찾아가보려고 계획했었다. 그런데 작업은 예상외로 오래 걸려서 해마저 꼴깍 넘길 잡도리였다.

자기에게 차례진 나무모를 다 심고난 대혁이는 골살을 찌프리고 주저앉았다. 녀자애들이 얼마나 꼬물거리는지 아직도 심지 못한 나무모들이 많이 남아있었던것이다.

(개미같이 아물거리기란…)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안타까왔다.

《자기걸 다 심은 동무들은 여기루 오라.》

대혁이가 찾는 리유를 말 안해도 다 알고있는 남자애들은 흔들흔들 거드름을 피우며 모여와서는 각기 녀자들의 삽들을 앗아쥐였다.

《일없어. 우리끼리 해.》

《뭘 그래? 속으론 좋아하면서.》

한참이나 사양하던 녀자애들은 발기우리한 얼굴에서 땀방울을 훔치며 새실새실 웃었다.

남자들이 달라붙으니 일자리가 푹푹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남자들이 있긴 있어야겠지? 우리 학급의 어떤 녀동무들은 글쎄 남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말이야.》

어깨가 으쓱해진 대혁이 슬쩍 내비친 이 말이 그처럼 큰 효과를 나타낼줄이야.

《그걸 말하자고 하는 일이라면 그만둬.》

새파래진 영주는 대혁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선언했다.

《필요없어.》

대혁이는 (괜히 그랬구나.) 하는 후회도 없지 않았으나 온 학급이 지켜본다는 생각과 함께 선생님면회에 자기를 빼놓았던, 넓게 리해하자던 그 일까지 생각나 영주의 발치에 삽을 내동댕이치고말았다.

《도와주는데다 대구서두 고렇게 까박을 붙여? 내 정말… 학급장동무, 잘해보십시오. 방해하지 않을테니까.》

그러고는 홱 돌아서서 산을 내리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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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실습교원》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네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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