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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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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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7월 2일 《통일의 메아리》
《실습교원》(3)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손수경 작 《실습교원》,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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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을비가 메말랐던 대지를 축축히 적셔주고있었다. 그러나 창문가에 앉아있는 나의 가슴은 시간이 흐를수록 말라들기만 했다.

처음 참가한 모임에서 비판을 받았던것이다. 어려서부터 다른건 다 좋아해도 욕먹는것 하나만은 죽기보다 더 싫어하던, 그래서 밤을 패고 진창길을 헤치면서라도 언제한번 욕먹을 짓을 해본적 없는 내가!

내가 맡은 학급이 학습과 조직생활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학년적으로 1, 2등권안에 들어있기에 자못 흐뭇한 마음으로 둥 떠있었는데 청년동맹책임지도원선생이 갑자기 꺼내든 규률문제에 와뜰 놀라 자유락하하고말았다.

지난 일요일에 학교청년동맹위원회에서는 학생들로 가을철나무심기를 조직했었다. 그런데 그 나무심기에 우리 남학생들이 여러명이나 참가하지 않았다는것이다. 그날 아침 내가 운동장에 나가봤을 때에는 분명 삽을 둘러메고 나무모를 안은 학생들 전원이 나와있었고 나를 제일먼저 발견한 대혁이와 송우는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하지 않았던가.

《진희선생이 왜 저러나?》

《뿔이 났습니다.》

인철선생이 찾는 소리를 내가 듣지 못했는지 내 옆자리에 앉은 3학년 2반 담임교원이 대신 대답해주고있었다.

《나무심기에 참가했던 남자애들이 도망쳤답니다.》

《허, 그녀석들… 하긴 그녀석들이 녀자학급장 말을 듣겠다구 할게 뭐야. 분과장선생님두 참.》

《진희선생은 성미가 너무 꽁한게 탈입니다. 나처럼 학과경연에서 마지막으로 1등을 했으면 아마 까무라쳤을겝니다.》

《거짓말 마십시오. 선생님이야 학과경연에서 학년적으로도 아니고 학교적으로 1등을 했다구 칭찬만 한아름 받지 않았습니까.》

《아이쿠, 진희선생 귀가 정전되지 않았댔구만. 우린 그런것도 모르구 태양빛전지판이라도 설치해주려구 한참 의논까지 하구있었지.》

애꿎은 귀까지 놀려대는 그를 나는 가재미눈이 되도록 흘겨보았다.

《허허허… 그 모양을 사진찍어놨다가 진희선생 선보러 갈 때 같이 보내야겠구만.》

인철선생의 말에 절로 웃음이 터졌다.

《그래, 교원이란 억울한 욕을 먹을 때도 있지. 대학교원이라면 몰라두…》

그 말을 들으니 눈물이 찔끔 솟아날것만 같았다. 나에게는 정말 억울한 욕이였던것이다.

《자, 이젠 그만하구 퇴근들을 하자구요. 을씨년스럽게 비까지 오는데… 이런 땐 그저 뜨끈한 집이 제일이지. 헌데 진희선생은 안 갈셈이요?》

《아니, 전… 망자료를 좀더 보다가 가렵니다.》

《말리진 않겠지만 몸을 좀 돌보면서 하라구요. 사람이 오래 살자면 몸을 보양해야 하는데 몸을 보양하는 최선의 방도는 마음을 진정하고 기를 펴구 사는거라오. 교원들이 없을 때 아이들이 저지른 일이야 어쩌겠나. 제 잘못도 아닌걸 가지구 괜히 속쓰면서 자길 혹사하지 마오.》

인철선생의 다심한 권고였다.

그의 권고를 따라 심호흡을 몇번 하고난 나는 콤퓨터에 마주앉았다. 새로운 과학기술자료들을 읽으면서 필요한것은 수첩에 발취하느라 주위세계를 망각하고있던 나의 귀전에 문두드리는 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려왔다.

《들어오십시오.》

뜻밖에도 문가에 나타난것은 하루새 눈이 쑥 들어가보이는 최대혁이였다.

순간 책임지도원선생이 인원장악을 할 때 그도 없었다고 하던 생각이 나서 저도모르게 미간이 좁아졌다.

《무슨 일이예요?》

《저… 비가 옵니다.》

《그래서요?》

《담임선생님이 비올 땐 화분을 꼭꼭 밖에 내다놓군 하셨길래…》

대혁을 맞창낼듯이 쳐다보던 나의 시선은 어느새 창턱의 화분에로 옮겨졌다.

분과장선생님이 이 학급을 맡은 날에 심어서 지금껏 정성다해 가꾸어온 화분이라고 한다.

퍽 소담한 화분이였는데 요새 주인이 없어서인지 별스레 초췌해보였다.

새삼스레 눈에 띄우는것은 잎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것이였다.

학급 하나만도 힘에 부쳐 마가을 청서처럼 드바쁜 나에게는 화분까지 쓸고 닦아줄 시간적여유는 물론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것이다.

문득 대혁이에게 따지려던 생각이 발밑으로 쑥 빠져나가는것 같았다.

그것은 먼지를 들쓴 화분에서 2학년 7반, 바로 우리 학급의 모습을 본것이였다.

대혁이보다 먼저 문초를 당해야 할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억울한 욕… 나야 림시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학급의 담임교원이 아닌가.

왜서인지 갑자기 그것이 억울한 욕이 아니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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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단편소설 《실습교원》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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