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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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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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9월 2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14)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열네번째시간입니다.

 

운동장에서는 체육선생 한숙경이 학생들을 거느리고 륙상경기훈련을 하고있었다.

20여년동안이나 이 녀학교에 근무하면서도 간부교원축에 들지 못하는 한숙경에 대하여 찬수는 새삼스럽게 동정이 갔고 미더운 생각이 솟아올랐다.

만일 한숙경과 같이 옳은 립장에서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교원이 단 한사람이라도 간부교원회의에 참가했었더라면 오늘 회의에서 반드시 자기를 옹호해나섰을것이고 교장이하 간부교원들을 공박했을것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교활한 교장 김치선은 한숙경을 제외시킨것이였다.

찬수는 그동안 여러차례 전 직원이 참가하는 직원회의 같은데서 늘 교장이나 교무주임과 의견이 대립되던 한숙경을 다시한번 회상하지 않을수 없었다.

바로 얼마전의 일이였다. 학교설립 60년 기념사업에 대한 토의가 벌어지던 직원회의석상에서 교장 김치선이 기념사업비를 학부형들에게 추가부담시킬데 대하여 력설하면서 가사실습비를 특별히 강조하여 지시했을 때 한숙경만은 반대해나섰던것이다.

뿐만아니라 기념음악회에 출연할 학생으로 선발된 아이들이 대부분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람들의 딸들만으로 구성된데 대하여 한숙경은 반대의견을 말하면서 실력본위로 구성하자고 제기해나섰던것이였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한숙경의 주장은 고군분투로 그쳐 참패를 당하고말았던것이였다.

김치선은 한숙경에 대해서 로골적인 박해를 가할수 없었고 또 배제할수도 없었다.

그것은 한숙경이가 많은 학부형들에게 지지를 받고있고 또 학생들의 교육에 다른 어느 교원보다도 열성적이여서 학생들이 그를 많이 따른탓에 결국 학생들을 움직이는 힘이 누구보다도 컸기때문이였다.

한숙경은 20여년간을 하루같이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결근이라고는 거의 없었으며 아침엔 제일 일찍 출근했고 저녁때는 제일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였다.

찬수는 운동장에 선 한숙경을 한참 내다보다가 얼른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교실 책상우의 물건들을 주섬주섬 걷고 서랍에서 자기 물건들을 정리하여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그는 가방을 들고 다시 본관으로 돌아와 교원실로 들어갔다.

교원실에 있는 자기 책상마저 정리하려 함이였다.

넓은 교원실에는 아까 교장실에서 자기를 공격하고 중상하던 최보배가 혼자 앉아서 무엇인가 쓰고있다가 찬수가 책상을 정리하는 모양을 보자 본둥만둥 외면을 하면서 휙 밖으로 나가버리였다.

이때 누구인가 교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였다. 한숙경이였다.

《선생님, 전람회장은 다됐지요?》

《네.》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별말씀을…》

찬수는 태연하게 말하려 했으나 그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비장하게 울리였고 그가 가방안에 물건을 챙기는것이 한숙경이에게는 이상스럽게 보이였다.

《아니, 그런데 웬 일이세요? 어디 갑자기 편찮으세요? 안색이 좋지 않으시니…》

《…》

찬수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으므로 잠간동안 아무 말이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있다가 가방을 들고 일어서서 모자를 쓰더니 무게있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한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아니 갑자기…》

《네, 난 방금 면직처분을 당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예요, 네?》

한숙경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흥분이 한꺼번에 흘렀다.

《나는 한선생님을 존경합니다. 끝까지 학생들의 편에 서주십시오!》

찬수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안됩니다. 무엇때문에… 나갈려면 저희들이 나가야지, 힝!》

한숙경은 정의감과 분격에 불타오르는 얼굴로 찬수를 바라보며 어느 틈에 그의 손을 굳게 잡았다.

《자, 또다시 만나뵐 때가 있겠죠. 부디 그때까지…》

찬수는 뜻깊은 말 한마디를 남기고 한숙경과 헤여져 교원실을 나와 복도를 뚜벅뚜벅 걸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열네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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