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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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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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8월 19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7)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 《동틀무렵》,오늘은 일곱번째시간입니다.

 

 4

한숙경은 이 학교에서 20년이상을 체육교원으로 근무하고있는 로처녀다. 성질이 괄괄하고 고집이 세고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녀성이다.

녀자나이 40이 넘어 50줄에 들면 피부에 지방이 빠져서 곱고 아름답던 얼굴에도 어느덧 잔주름이 잡히기 시작하고 정력이 줄어가는것이 보통이나 한숙경은 아직도 30전후의 젊은 녀자와도 같이 살결이 윤택하며 건강한 체력을 가지고있다.

더구나 어글어글한 두눈이며 넓은 이마며 좀 두터운 입술이며 두드러진 광대뼈는 녀자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남자의 얼굴에 가까운편이였다. 말하자면 그는 얼굴인상부터 남성적인 녀자였다.

《선생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난 오늘 열리는 파티에 대해서 찬성 못하겠어요.》

한숙경은 의자에 앉아 자기에게 온 편지를 다 읽고나더니 찬수를 바라보며 동감을 청했다.

《…》

찬수는 잠간동안 입을 다문채 말이 없었다. 아직 재직년한이 짧은 그였기때문에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함부로 하기를 극히 싫어했다.

그러나 찬수는 이 한숙경과는 어딘지 모르게 감정이 통하는 점이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그는 《저 역시 동감입니다. 학교가 아니라 무슨 환락장같군요.》 하고 맞장구를 쳤다.

《아, 글쎄 홍선생님! 가사실습이면 실습이지 툭하면 왜 외부사람들을 불러다 파티를 엽니까? 게다가 학생들을 화장시켜서 기생처럼 내세우고 실습비로 만든 음식은 죄다 엉뚱한 사람들이 와서 먹고…》

한숙경은 흥분된 어조로 찬수를 바라보았다.

이때 문이 열리며 박로인이 물주전자를 들고 들어왔다.

《아, 선생님들! 연회구경 좀 안하십니까? 오늘은 아주 굉장한뎁쇼.》

박로인은 담배를 뻐금뻐금 빨면서 찬수와 한숙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듯이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쉬더니 《… 내 일제시대부터 학교 소사노릇으로 늙은 놈이지만 학교가 점점 요모양, 요꼴 되여갈줄을 누가 알았습니까?》 하고 한탄조로 말했다.

《아니, 령감님! 지금까지 연회구경하셨소?》

한숙경이 말했다.

《그까짓걸 누가 구경을 합니까? 그저 오다가다 눈에 뜨이니깐 좀 봤습죠. 원, 정말이지 어디 보겠습디까? 눈허리가 시여서… 마치 료리집에서 기생다루듯 미국손님들이 녀학생들의 허리를 바싹 끌어안고 춤을 추며 돌아가는 꼴이란 정말 어디 보겠습디까? 두눈에서 쌍심지가 자꾸 솟아올라와서…》

박로인의 목소리는 의분에 넘치고있었다.

《글쎄, 누가 아니라우…》

한숙경은 박로인의 말에 한마디 거들었다.

이 순간 연회장에서는 왈쯔곡을 치는 피아노소리가 바람결에 은은히 들려왔다.

《아, 선생님들! 숙직실에만 계시지 말고 좀 가보십쇼. 어쩌면 녀학생들에게 술을 막 멕입니까? 미군들이 녀학생들을 붙들어 앉히고서 한잔, 두잔 강제로 마시게 해놓으니깐 나중엔 얼굴들이 새빨개져서 그거 어디 보겠습디까? 도대체 거기 어울려 앉은 선생님들이 그걸 보고두 못 본체 하고있는 꼴이 비위에 거슬리는뎁쇼. 어디 그런 법이 있습니까?》

박로인은 서글프게 쓴웃음을 한바탕 웃었다.

《령감님, 그런 말 함부루 마시유. 교장이나 교무주임이 들으면 기절초풍을 하리다.》

한숙경은 박로인에게 주의를 주었다.

잠간동안 세사람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한숙경이 앉았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힝, 나는 일찌감치 집에 가서 구들장신세나 지겠소. 홍선생두 수화기 아주 떼여놓고 주무시기나 하시유!》 하고 휙 밖으로 나가버리였다.

소강당쪽에서는 노래소리와 웃음소리가 련속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일곱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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