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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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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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8월 17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6)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오늘은  여섯번째시간입니다.

 

 

영옥은 다시 《허드레반》으로 내려와 나머지 일을 거들려 하였다.

《얘, 넌 화장 안하구 왜 여기 와서 어정거리니?》

최보배가 영옥을 쏘아보았다.

《난 허드레반에서 일하게 해주세요.》

영옥은 태연스럽게 말했다.

《왜?》

《…》

《안된다. 교장선생님의 지시를 까먹을 작정이냐? 어서 화장하고 옷 바꿔입어. 시간없다!》

최보배는 고함을 꽥 질렀다. 영옥은 어쩔수없이 세면을 하고 화장을 했다. 그리고는 재봉실에 가서 자기 치마와 저고리를 꺼내여입었다.

우아래 백설같이 흰 비단치마저고리를 입은 영옥의 모습은 20명중에 류달리 뛰여나보이였다.

연회시간이 가까왔다. 운동장에는 찌프차와 승용차가 한대두대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연회에 초대되지 못한 교원들은 슬금슬금 교문을 나가고있었다.

찬수도 물론 연회에 초대되지 못한 교원중의 하나였다. 그는 오늘 연회에는 초대되지 못했으나 퇴근할수는 없었다. 그것은 그가 오늘 밤 숙직당번이기때문이였다.

찬수는 미술전람회장설치를 채 끝마치지 못하고 숙직실 접수구로 나와 앉았다.

늦가을 해는 짧을대로 짧아 어느새에 황혼은 어둠과 바뀌였다.

넓은 운동장에는 20여대가 넘는 승용차와 찌프차가 즐비하게 서있었고 숙직실과 멀리 떨어진 소강당으로부터는 요란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찬수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숙직실에 혼자 앉아서 신문을 펼치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소사 박로인이 들어왔다.

그는 대머리지고 얼굴에 주름살이 잡히였다. 우아래 검정빛 겨울학생복을 입었으나 양복이 작아 몹시 팽팽하고 거북해보였다.

《아, 홍선생님! 저녁진지 안 잡수셨죠? 어서 가서 잡숫고 오십쇼. 하루종일 전람회장 꾸리느라고 점심도 못 잡숫고서 게다가 저녁도 안 잡숫고 숙직을 해낼듯싶습니까?》

박로인은 의자에 걸터앉으며 담배를 피워물었다.

찬수는 아닌게아니라 몹시 피곤했고 시장기도 들었다.

《그럼 내 식당에 갔다오리다.》

찬수는 박로인에게 부탁을 하고 기숙사식당으로 찾아갔다.

기숙사식당은 벌써 식사가 끝난 뒤였다. 찬수는 식권 한장을 떼고 식사를 한 다음 운동장으로 내려섰다.

연회가 열린 소강당은 전기불빛이 화려하게 빛났고 유리창마다 드리운 화려한 카텐사이로는 화기에 가득찬 호화스러운 실내가 딴세상처럼 엿보였다.

찬수는 이 연회에 초대되지 못한 자기가 새삼스럽게 이 학교에서 존재가 없는 교원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분하거나 불쾌한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의례히 자기는 말석교원이니 초대에서 제외되여야 할 사람 같기도 했다.

다시 숙직실로 돌아온 그는 의자우에 주저앉으며 담배를 피워물었다.

소사 박로인은 다시 밖으로 나가버리였고 숙직실안은 또다시 고요해졌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누구인가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찬수는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체육선생 한숙경이 들어오고있었다.

《아, 선생님! 파티에 안 가시구 오늘 밤 숙직이세요?》

《네. 파티에 갈 자격이 됩니까? 하하하… 그런데 선생님은 왜 파티에 안 가셨어요?》

《나야말로 자격이 없죠. 나 같은 늙은이가 뭣하러 파티에 참가합니까? 뿐만아니라 초대두 않는데 불청객이 자래라고 치사스럽게 뭣하러 갑니까?》

한숙경은 약간 불평 비슷한 어조로 빈정거리며 편지함을 주르르 훑어보았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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