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6월 27일  
첫페지/ 북녘의 오늘/ 주요방송기사/ 방송극/ 보도/ 아시는지요?/ 문예물/ 동영상/ 사진/ 유모아와 일화/ 꽃망울실/ 청취자마당
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주체105(2016)년 8월 9일 《통일의 메아리》
동틀무렵(2)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엄흥섭작《동틀무렵》, 오늘은 두번째시간입니다.

 

 

앞치마를 입은 녀선생은 가사선생 최보배였다. 피둥피둥 살이 찐 그는 수다스럽고 또 변덕스러워보이였다. 기름이 지르르 흐르는 그는 얼굴에 웬 일인지 오늘 하얗게 분을 발랐고 머리까지 새로 파마를 해서 언뜻 보아도 30대전후의 젊은 녀자로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미 40고개를 넘은 중년녀자였다.

최보배는 잠간동안 그대로 서서 찬수의 얼굴을 쏘아보았다.

찬수는 그런줄도 모르고 태연스럽게 그대로 서서 붓만 놀리고있었다.

《아니, 선생님도 딱하세요. 오늘은 보통 가사실습이 아닙니다. 저녁에 연회가 있는줄 번연히 아실텐데 왜 영옥이를 붙잡아놓고 가사실습을 못하게 하십니까?》

최보배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난 붙잡아놓은 일 없습니다.》

찬수는 슬그머니 불쾌하였다.

《그럼 뭡니까? 실습시간에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미술교실에 처박혀있으니… 안됩니다. 더구나 선생님은 아직 미혼이시죠? 우리 학교는 녀학교란걸 아셔야 합니다.》

최보배는 악의에 찬 목소리로 쏘아붙이면서 교실밖으로 휙 나가버리였다.

왈칵 닫혀지는 문소리에 찬수는 다시 불쾌하였고 무슨 큰 모욕이나 당하는것처럼 몹시 분했다.

영옥이가 자기 그림에 가필을 하기 위하여 잠간 교실에 들어온 사실을 잘 알지도 못하고 마치 자기가 무슨 영옥이를 고의로 붙들어둔것과 같이 속단을 내리면서 《너는 미혼이니 녀학생과 단 둘이 교실에 호젓이 남아있어서는 안된다.》는것과 같이 빈정대면서 떠벌이고 간 최보배의 수작이 너무도 저속하고 해괴하고 망측스러웠기때문이다.

말하자면 최보배가 자기를 싫어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자기의 인격을 모욕하는 수작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상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되였다.

찬수는 이 녀학교에 취직한지가 불과 반년밖에 되지 않았고 또 교원간에 덥적덥적 붙임성있게 사교적인 처세술을 갖지 못했기때문에 30여명이나 되는 교직원들가운데는 아직 한번도 한자리에서 담화를 못해본 사람이 많았으며 더구나 최보배와 같은 녀교원들과는 개인적으로 접촉할 기회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최보배가 그렇게도 자기를 몰라주고 지나치게 빈정댄 그 언행을 따져보면 섭섭하기보다도 오히려 반발할노릇이였다.

찬수는 영옥의 그림을 떼여 틀에 집어넣고 작품배치계획표를 서랍에서 꺼내였다. 그리고는 영옥의 그림틀을 들고 교실을 나섰다.

미술교실과 복도를 같이한 가사교실에서는 앞치마를 입은 상급생들이 들락날락 혼잡을 이루고있었다.

《선생님, 저 주세요. 제가 가져가겠어요.》

가사교실쪽에서 영옥이가 뛰여나왔다. 영옥이는 하얀 앞치마를 교복우에 걸치였다.

《그만둬. 어서 영옥인 실습해.》

《아니예요, 제가 가져가게 인 주세요.》

영옥이는 찬수의 손에서 자기의 그림틀을 빼앗아들고 앞장서서 본관쪽으로 향하였다.

《선생님, 최선생님허구 다투셨어요?》

《아니.》

《다 알아요. 너무 불쾌히 생각마세요. 최선생님은 원래가 그런 선생님이신걸요 뭘.》

영옥은 찬수의 표정을 살피며 상냥스럽게 말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동틀무렵》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두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
:
:
:
:  protect_autoins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