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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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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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8월 1일 《통일의 메아리》
사랑할줄 아는 사람(4)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황병철작 《사랑할줄 아는 사람》,오늘은 네번째시간입니다.

 

봉철의 말이 옳다. 우리 건설자들은 누구나 그렇게 일을 한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머나먼 전선시찰의 길에서 쌓이신 피로를 푸실 사이도 없이 우리 살림집건설장을 찾아주시였다.

그날의 그 영광을 가슴에 안고사는 우리 건설자들이다.

《어때요, 우리 태남동지가?》

은심에게 뻐기듯 하는 봉철의 말엔 태남이도 얼굴을 붉히지 않을수가 없었다.

태남은 등뒤로 그 누군가의 눈길을 느꼈다. 그것은 은심의 감동에 젖은 눈길이였다. 어쩐지 쑥스러웠다. 마치도 처녀앞에서 자기를 돋보이려고 한것 같은감이 들었다.

《봉철이, 뭘해? 작업준비!》

태남은 이 난처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소리쳤다.

《예?! 예.》

봉철이가 화닥닥 놀라 방에서 뛰여나갔다. 그러면서도 은심에게 한쪽눈을 끔쩍이는것을 잊지 않았다. 태남은 옷을 말아서 구석에 놓아두었다. 아무래도 빨아야 할 옷이므로 일이 끝난 후에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저… 이걸…》

태남은 고개를 돌렸다. 처녀가 고개를 숙인채 눈같이 하얀 수건을 들고 서있었다.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태남은 부러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그날 처녀는 매번 혼합물을 퍼들고 발판아래까지 바투 다가가서 떠주는수밖에 없었다. 한번 혼합물을 떠주고 처녀가 다시 통으로 가기도 전에 태남은 빈 미장판을 들고 기다리군 했다. 처녀의 숨가쁜 소리가 태남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그의 얼굴은 익은 꽈리알같이 빨갛게 상기되여있었다. 작업은 퍼그나 시간이 지나서야 끝나게 되였다.

퇴근차림을 하고 작업복을 놓아두었던 곳에 간 태남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줄 몰랐다. 아무리 봐야 있어야 할 옷이 없었다. 혹시 은심이가?

 

2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하여 휴계실에 들어선 그는 자기의 옷장문을 열다가 주춤했다. 차곡차곡 정히 개여져있는 옷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인적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옷을 펼쳐들었다. 작업복이였다. 전날 혼합물로 매닥질되여 구석에 놓아두었던 그 옷이였다. 코허리가 찡해났다.

어제 저녁 이곳에서 일을 마치고 곧장 공장으로 갔을 처녀가 언제 이 옷을 빨아서 다림질까지 할수 있었을가.

처녀의 손길이 미친 옷이 잔잔하던 그의 가슴속에 알지 못할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은심이를 찾아 문밖을 나섰다. 작업장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은심의 모습은 찾을수가 없었다.

(이제 오겠지. 그가 오기 전에 작업준비를 다 해놓자.)

태남은 혼합물을 날라다가 물을 붓고 잽싸게 삽을 놀려댔다. 어느덧 통안에 혼합물이 무드기 쌓였다. 새로 혼합할 모래와 세멘트는 물론이고 물도 떠다놓았다. 더 손댈것이 없는가 하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더는 할일이 없었다. 이만 하면 은심의 일감을 덜어준셈이다. 이제 은심이가 오면 혼합물을 떠주기만 하면 된다.

자박자박, 발자국소리가 났다. 은심이가 오는것 같았다.

태남은 아무 일도 없은듯 문을 등지고 돌아서서 벽면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가 방안에 들어서서 눈앞에 펼쳐진것을 보고는 어떻게 할가? 놀라겠지. 아마 《어마나, 어느새 벌써… 미안해요.》하고 말할지도 몰라.

태남에게는 머루알같은 처녀의 눈에 담겨질 놀라움과 기쁨이, 량쪽볼에 패여져들어간 보조개 띤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발자국소리가 문앞에서 멎어섰다. 기다리던 은심이가 온것이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던 태남은 굳어지고말았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허거픈 웃음이 절로 나갔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은심이가 아닌 봉철이였던것이다. 봉철의 인상이 태남의 눈길을 끌었다. 전에없이 시무룩한 기색이였다.

《왜 그래? 아침부터…》

《은심동문…》

《무슨 일이야? 말을 해야 알지.》

태남은 봉철의 어깨를 잡아 자기쪽으로 홱 나꿔챘다. 은심이에게 일이 생긴게 분명했다.

《저기…》

태남은 영문도 모른채 봉철이가 가리키는 베란다로 나갔다.

거리가 좁다하게 사람들의 물결이 쉴새없이 흐르는 저기 옥류교며 창전거리…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다. 모래를 가득 싣고 건설장에 들어서는 대형화물자동차들, 량껏 팔을 빼드는 기중기차들…

《뭘 보라는거야?》

태남은 봉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 저기요.…》

봉철의 손길을 따라 아래로 눈길을 주던 태남은 굳어졌다. 산처럼 쌓인 모래더미옆에서 손등으로 이마를 훔치며 모래를 치고있는 녀인, 그가 바로 은심이였던것이다.

《경비원아바이가 그러는데 은심동무가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여기에 왔대요. 그러니 공장에서 일을 끝내기가 바쁘게 온게 아니겠어요. 헌데 모래는 왜 칠가요? 그것도 채를 멀찍이 두고 삽질을 하는게 좀 별나지 않아요. 채를 모래무지앞에 바싹 대고 치면 퍽 헐하겠는데…》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저녁 늦게 봉철이와 함께 건설장을 나서던 태남은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속보판앞에 있는 대낮같이 밝은 야외 등 아래서 웬 녀인과 남자가 서로 다툼질을 하고있었던것이다. 아니, 다툼질이라기보다는 녀인은 무엇인가 사정을 하고있었고 남자는 난 모른다는듯이 손을 홰홰 내저으며 그를 피해가려고만 했다. 남자는 태남이네도 잘 알고있는 려단직관원이였다. 그런데 저 녀인은?…

그들에게 다가가던 태남은 그 자리에 주춤했다. 그는 자기가 잘못 보지 않았는가 하여 눈을 부비기까지 했다.

《글쎄 그건 그런게 아닙니다. 제발 좀 지워주세요.》하며 직관원의 팔을 붙잡고 안타까이 사정하는 녀인은 다름아닌 은심이였던것이다.

《동무, 이건 내 혼자 생각하고 하는게 아니란 말이요.》

직관원은 말을 끝내기가 바쁘게 어느새 처녀를 피해 달아나듯 했다.

《직관원동지!》

안타까움에 젖은 은심의 목소리가 태남의 귀가에 돌처럼 날아와박혔다.

직관원보고는 왜 저럴가.

도무지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생각같아선 당장에 그에게 가서 묻고싶었다. 그의 안타까운 고충을 풀어주고싶었다.

《데거!》

처녀가 뛰여간쪽을 정신없이 바라보고있던 태남은 곁에서 울리는 봉철의 감탄에 고개를 돌렸다.

《왜 그…》

말을 맺을수가 없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머리에 이고 땀을 씻는 처녀의 모습, 그는 분명 은심이였다. 그가 입고있는 곤청색바탕에 가로세로 건너간 격자무늬옷까지도 실물 그대로였다.

지금까지 단편소설《사랑할줄 아는 사람》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네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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