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첫페지/ 북녘의 오늘/ 주요방송기사/ 방송극/ 보도/ 아시는지요?/ 문예물/ 동영상/ 사진/ 유모아와 일화/ 꽃망울실/ 청취자마당
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주체105(2016)년 7월 30일 《통일의 메아리》
사랑할줄 아는 사람(3)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황병철작 《사랑할줄 아는 사람》,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미장칼과 미장판을 들고 돌아선 태남은 저도 모르게 이마살을 찡그렸다. 처녀가 아직도 혼합물을 이기느라 삽질을 하고있었다. 그가 쥔 삽의 날이 통안의 혼합물속에 묻혀 옴지락거리고있었다.

여느때라면 이미 혼합물이 준비되여 내가 미장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있었으련만.

태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미장조들에선 벌써 미장이 한창이고있었다.

태남은 처녀의 삽을 툭 나꿔챘다. 얼결에 삽을 빼앗긴 처녀가 태남을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는 처녀의 눈길을 못 본척 하고 돌아서서는 솜씨있게 삽질을 해댔다.

혼합물이 와락와락 뒤번져졌다. 처음엔 바람이 불면 날라갈것 같이 푸실푸실하던 혼합물이 잘 이겨져서 어느새 찰떡같이 깝진깝진해졌다.

《어마나!》

이마에 송골송골 내배인 땀을 장갑을 낀 손등으로 뻑 문대면서 허리를 펴던 태남은 감동에 젖은 처녀의 눈과 마주쳤다. 순간 처녀는 언제 그랬던가싶게 새침한 기색을 짓고 눈을 내리깔았다.

처녀들이란 참, 금방 감탄하는듯 하다가도 또 어느새 새침해지고…

《혼합물!》

그는 미장판을 내밀었다. 혼합물이 담겨졌다. 한칼에 발라버릴 량이였다. 단번에 쭉 밀고나서 또다시 미장판을 내밀었다. 또 그렇게 담겨졌다. 그는 단번에 발라버리고나서 미장판을 내밀며 《좀더 많이.》하고 구령치듯 했다. 속이 타들었다. 다른 조들에선 벌써 벽면미장을 절반나마 제끼고있었다.

미장판에 혼합물이 담겨졌다. 또 그 본새였다. 그는 처녀에게 피뜩 눈길을 주었다. 처녀의 깔끔한 눈길이 마주보고있었다.

《뭘 어떻게 하라는거예요?》하고 묻는듯 한 눈길이였다.

태남은 미장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는 어쩔바를 몰라하는 처녀에게서 삽을 받아들고 다시금 혼합물을 와락와락 뒤집고나서 한삽을 푹 떴다.

《초벌미장땐 이렇게 떠주십시오, 그리고…》

그는 바닥에 놓여있는 나무미장칼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을 계속했다.

《저 나무칼을 쥐고 마감할 땐 동무가 주던것처럼 주면 됩니다.》

한숨이 절로 나갔다.

이건 유치원아이들한테나 할 이런 강의를 하면서 언제 미장을 다 한단 말인가.

《알겠어요.》

삽을 받아든 처녀의 대답은 차겁게 들렸다. 태남에게는 그의 대답이 아리숭했다.

자기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소린지, 반발심인지 종잡을수가 없었다.

침묵, 지루한 침묵속에 작업이 진행되였다. 마치도 침묵을 지키기로 서로 약속하기라도 한듯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느덧 벽체미장이 다 끝나고 천정미장을 할 차례였다. 벽체미장과 달리 천정미장은 발판우에 올라서서 하는 작업인것만큼 미장공과 조력공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있었다. 이제는 조력공이 혼합물을 삽으로 떠서 미장공에게 날렵하게 던져야 했다. 솜씨있는 조력공들은 미장공에게 깝진깝진한 혼합물을 삽날우에서 한번 뒤번진 다음 재치있게 올려던지군 했다. 그러면 미장공들은 그것을 미장판으로 받아서 미장을 했다.

미장공과 조력공사이에 호흡을 같이하고 마음이 하나로 되게 하는 공정이라고 할가.

어떤 사람들은 그 작업모습을 홀린듯이 바라보다가 하나의 예술이라고까지 감탄했었다.

태남은 미장판을 내밀었다.

처녀는 삽으로 혼합물을 떠서는 머밋거리기만 했다.

손에 쥔 삽을 내려다보다가는 우를 올려다보고…

자기가 꽤 올려던질수 있을가 하고 바재이는것 같았다.

《일없습니다, 겁을 먹지 말고 침착하게 하면 됩니다.》

태남은 일부러 얼굴에 웃음을 짓기까지 했다. 그의 긴장성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헌데, 이거라구야. 처녀의 다음말은 태남을 아연하게 했다.

《받을수 있겠어요?》

누굴 보구 하는 소리야, 날 보구?

어처구니가 없었다. 처녀는 지금 자기자신이 아닌 이 오태남을 걱정하고있지 않는가.

군사복무시절에 수많은 사회주의대건설전투에 참가한 이 미장공을…

이런 경우를 가리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른다고 하는가.

《동무걱정이나 하… 이쿠…》

태남은 손에 들고있던 미장판을 떨구고말았다. 혼합물이 눈언저리며 입술에까지 날아와붙었던것이다. 입안에선 모래알이 씹히기까지 했다. 작업복은 더 말이 아니였다.

《에익…》 저도 모르게 튀여나온 소리였다.

아차, 태남은 입술을 깨물었다. 금방 입밖으로 튀여나오려던 말마디들이 입안에서 맹렬하게 발버둥치는듯 하더니 스르르 봄눈녹듯 잦아들고말았다. 태남을 바라보던 처녀의 눈가에 당황한 빛이 어리였다. 태남의 얼굴은 숯불처럼 달아올랐다.

그래도 이 건설장에 스스로 달려나온 처녀가 아닌가. 처음 해보는 일이 그렇지. 그것도 리해 못해.

《무슨 일이예요? 태남동진 왜 그렇게 됐어요?》

어느새 방에 들어선 봉철이가 호두알만큼 커진 눈으로 태남을 바라보며 한 말이였다.

태남은 그를 마주보기만 했다.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저때문에…》

처녀는 얼굴에 울상을 짓고 어쩔바를 몰라했다. 아마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모양이였다. 그제야 영문을 깨달았는지 봉철이가 배를 그러쥐고 웃어댔다. 태남이도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

《일없어요. 일하다가 그럴수도 있지요 뭐. 태남동지, 안그래요?》

태남은 봉철의 말에 고개를 끄떡였다. 그제야 은심이도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태남은 그들의 모습을 새삼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언제봐야 은심인 봉철에게 친절했다. 그와는 주고받는 이야기도 자연스러웠고 때로는 온 작업장이 떠나가게 서로 웃기도 했다.

나하고는 왜 그렇게 되지 않는지, 하긴 소대원들 말처럼 처녀에게 너무도 무뚝뚝하니 그럴수밖에…

태남은 웃옷을 벗었다. 옷을 펴들고 혼합물을 털어버리려던 그의 손이 굳어졌다. 그는 옷을 조심히 싸들고 혼합물통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옷을 펴서는 손으로 하나하나 혼합물을 털어냈다.

《고까짓게 얼마나 되겠다고 그래요.》

등뒤에서 들려오는 은심의 조심스런 목소리였다.

은심이의 말에 봉철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한삽의 혼합물이 모여서 우리가 건설하는 8호동 살림집이 되구 이 창전거리살림집들이 일떠서거던요.》

태남은 귀를 기울였다.

이 한삽의 혼합물이 모여 창전거리살림집이 된단 말이지.

 

지금까지 단편소설《사랑할줄 아는 사람》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
:
:
:
:  protect_autoins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