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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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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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7월 26일 《통일의 메아리》
사랑할줄 아는 사람(1)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황병철작 《사랑할줄 아는 사람》,오늘은 첫번째시간입니다.

 

                                                1 

대극장앞거리는 하루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오른 사람들로 흥성이였다.

웃고떠들며 지나가는 청년들, 무엇을 생각하는지 고개를 숙인채 이따금 안경을 추스르며 묵묵히 걸음만 옮기는 사람, 대극장공원의자에 앉아 책을 보는 대학생, 누구를 기다리는지 초조히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는 처녀…

태남은 자기앞에 펼쳐진 이 모든 광경을 외면하고 저 멀리 강안도로쪽에만 눈길을 주었다. 조금전에 은심이가 뛰여간 길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일가?

그는 벌써 이 물음을 자신에게 몇번째나 하였는지 모른다.

문득 무엇인가 매끈매끈한감이 손에 미쳐왔다.

그는 눈길을 아래로 떨구었다. 극장표 2장이 손에 쥐여져있었다. 소대장이 준것이였다.

오늘 소대는 창전거리 8호동살림집 30층 내부미장을 전부 끝냈다. 소대장은 모두 수고들 했는데 오늘은 일찌기 들어가 푹 쉬라면서도 태남에게는 극장표 2장을 쥐여주었었다.

이 한장은…

남은 표 한장을 들고 영문을 몰라하는 태남에게 소대장은 은심을 가리키며 눈을 끔쩍였다.

《은심동무와 함께 가라는거요. 마침 오늘 그 동무네 공장에서도 휴식을 한다던데…》

소대장은 말을 마치기 바쁘게 무슨 바쁜 일이 있는지 인차 자리를 떴다.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후두둑 방망이질을 해댔다. 그러지 않아도 그는 오늘 은심이를 만나 자기의 속을 터놓을 결심이였다.《난 동무를 사랑하오.》라고… 그런데 일이 이렇게 저절로 척척 맞아떨어질줄이야. 그는 휴계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허, 그렇게 차려입으니 딴사람같군그래.》

《미남자지.》

곁에서 소대원들이 혀를 차며 하는 소리였다.

《야! 정말 멋진데요.》

소대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 봉철이까지 놀라운 눈길로 바라보며 감탄을 터뜨리는 바람에 태남은 《쪼고만게.》하고 그의 이마를 툭 튕겨주고는 도망치듯 밖으로 나오고말았다.

저녁이 되여오자 한낮의 더위는 약해지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대동강쪽에서 불어왔다.

《야! 벌써 30층을 올렸구만.》

《챠, 이 친구 며칠동안 출장갔다오더니 밤중이구만. 30층은 자네가 출장떠난 다음날인 한주일전에 다 올라갔단 말이야.》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목을 뒤로 한껏 젖힌채 아득히 솟아오른 살림집건설장을 바라보며 하는 사람들의 감탄의 목소리가 태남의 가슴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얼마후 눈앞에 은심이가 나타났다. 그가 늘 입고다니는 달린옷차림이였다.

보는 사람들의 기분을 맑게 해주던 연한 하늘색갈의 옷이 용접불빛으로 하여 눈같이 하얗게 보였다.

그들은 어깨나란히 유보도에 들어섰다. 시원하면서도 비릿한 냄새가 바람결을 타고 실려왔다. 사람들이 많았다.

돌계단우에 올방자를 틀고앉아 낚시대를 드리우고있는 사람들, 그곁에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구경하는 사람들, 소곤소곤 속삭이는 청춘남녀들… 오고가는 사람들이 그들의 곁을 지나서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군 했다.

《정말 곱지?》하고 저들끼리 소곤거리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은심이를 두고 하는 말이였다. 태남은 고개를 숙였다. 어쩐지 쑥스러웠다. 처녀옆에서 걷는 자기가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짝이 기운다는 소리로 들려왔다.

대극장앞마당 가로등아래에 이르자 태남은 걸음을 멈추었다. 고개를 숙인채 자기의 발끝만 내려다보고있는 은심의 단아한 모습이 태남의 가슴을 물결처럼 설레이게 했다.

쿵쿵… 가슴속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은심동무…》 더 말이 나가지 않았다. 의혹에 찬 처녀의 눈과 마주치자 더 당황해지기만 했다.

젠장, 이게 무슨 꼴이람. 병사 오태남, 제대군인답게 앞으롯!

태남은 허리를 폈다.

《은심동무, 난 동무가 마음에 드오. 동무만 반대없다면 난…》

《어마나…》

당황함과 놀라움, 환희가 처녀의 얼굴에 서로 엇갈려 지나갔다. 그것도 한순간, 그 모든것이 처녀의 얼굴에서 서서히 꺼져내렸다.

처녀가 입을 열었다, 건설장을 떠나서 여기로 오면서 처음으로 한 말이였다. 그런데… 그런 말이 튀여나올줄이야.

은심은 앞에 드리운 수건끝을 손가락에 감아쥐고는 강안도로쪽으로 뛰여갔다.

태남은 멀어져가는 처녀의 뒤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의 귀가에는 방금전에 처녀가 남겨놓고간 말이 공명을 일으켰다.

《전… 태남동지가 생각하는 그런 처녀가… 아니랍니다.》

그런 처녀가 아니다? 왜?

도무지 뭐가 뭔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은심이야말로 온 소대가 입을 모아 자랑하는 처녀가 아닌가. 일솜씨에서나 마음씨에서나 나무랄데 없는 처녀라고 모두가 칭찬하는 처녀인데…

그에게는 문득 은심이를 처음 알게 된 때로부터 지난 두달동안에 있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그날도 첫 일과는 하루작업분담으로부터 시작되였다.…

 

지금까지 단편소설《사랑할줄 아는 사람》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첫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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