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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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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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7월 20일 《통일의 메아리》
고백(6)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정준 작《고백》 오늘은 여섯번째시간입니다.

 

추격전은 근 두달이나 계속되였다. 하건만 유격대는 굶어죽지도 얼어죽지도 않고 신출귀몰의 전법들을 쓰며 어데론가 계속 행군하고있었다.

《유격대가 귀신이 아닌 이상 흔적을 남기지 않을수 없는것이다. 눈우의 사소한 흔적도 놓치지 말라!》

미야모도는 잠을 못자서 벌겋게 피가 진 눈을 부릅뜨며 함정에 갇힌 맹수처럼 으르렁댔다.

어느날 그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흔적을 찾고있을 때 척후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밀림과 경계를 이룬 산릉선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욱이 발견되였다는것이였다. 《토벌》대는 굶주린 승냥이가 먹이를 발견했을 때마냥 흔적을 놓칠세라 추격을 다그쳤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그 발자국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가 한사람의 큼직한 발자국이 되여 다시 나타났다.

미야모도는 계곡으로 뻗은 발자국을 살펴보며 쌍안경의 초점을 맞추고 멀리 산발을 훑었다.

둥그런 쌍안경의 렌즈속에 펄럭이는 붉은 기폭이 보이고 그뒤로 한줄로 늘어선 대오가 보였다.

그럼 그렇겠지. 미야모도는 쾌재를 올렸다.

《사령부다! 속도를 다그치라. 이번엔 놓치지 말라!》

미야모도가 선두에서 기염을 토하며 발자국을 따라 나갔다.

유격대가 행군하던 그 지점에 이르니 또다시 유격대의 흔적이 없어졌다.

미야모도는 어림짐작으로 방향을 정하고 계속 추격을 다그쳤다.

그들이 밀림속의 훤한 공지에 이르자 거기에 난데없이 유격대가 잠시 쉬였던 흔적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이 떠나간 흔적은 아무리 찾아보아야 없었다. 신출귀몰의 조화로 《토벌》대를 조롱하는것 같았다.

그렇게 되자 실망에 빠진 병사들은 모래를 넣은 모래자루마냥 털썩털썩 눈우에 주저앉았다. 이젠 미야모도자신도 힘이 진할대로 진했다. 그는 진대나무에 기대앉아 군용지도를 펴들었다.

이때였다. 눈우에 쓰러져있던 한 병사가 후닥닥 놀라 일어나더니 비명을 질렀다.

《여기에 유격대가 있다.》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앉거나 누워있던 병사들이 눈이 꼿꼿해서 그쪽을 바라보았다.

정신나간 놈처럼 고아대던 병사가 미야모도에게 달려왔다.

《중대장님, 저기에… 저기에 유격대가…》

그는 어찌나 혼절했는지 말도 제대로 못했다.

《뭐라구?!》

《유격대의 주검이 있습니다.》

《유격대의 주검이?!》

미야모도는 순간 등골을 내리훑는 짜릿한 전률에 몸을 흠칫 떨며 불을 삼킨 놈처럼 벌떡 일어섰다.

그가 병사들이 어깨성을 쌓은 곳으로 가보니 과연 거기에는 눈무지속에서 파낸 주검 한구가 있었다. 언 주검은 꽛꽛했다.

《토벌》대가 두달나마 천신만고하며 진드기처럼 추격하면서도 단 한번 가까이에서 보지 못한 유격대였다. 그런데 이렇게 산 유격대가 아니라 죽은 유격대원을 비로소 가까이에서 보게 될줄이야.…

유격대는 아무리 어려운 정황이래도 주검을 제대로 감장한다고 한다. 지어 일본군대가 파헤칠가봐 어떤 때에는 봉분을 안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나무가지로 표시하고 눈속에 림시 안장한것을 보면 급한 정황이여서 후에 다시 처리하자고 했던 모양이였다.

병사들은 공포와 호기심이 뒤엉킨 눈으로 주검을 바라보았다.

미야모도의 심정도 다를바 없었다. 대체 어떻게 생긴게 유격대인가?

미야모도는 눈을 쪼프리고 주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죽은 유격대원의 얼굴은 애티가 있어보였는데 스무살이 갓 지난 젊은이같았다.

시퍼렇게 언 몸에는 갈기갈기 찢어진 홑겹의 군복이 입혀있다기보다 걸쳐있었다.

눈을 지그시 감은채 생각에 잠겨있던 미야모도는 드디여 제딴의 판단을 내렸다.

《이 젊은 유격대원은 분명 굶어죽은것이다.》

다음순간 그의 뇌리에서 질문이 제기되였다.

그런데 사람이 이런 상태에서 살수 있는가. 아니 그들은 산것이 아니라 간고한 행군과 힘겨운 전투까지 하고있다.

이런 상태에서도 일본군한테서 빼앗은 보총을 가지고 아시아의 맹주가 된 강대한 일본제국과 굴함없이 맞서 싸우고있다는것을 어떻게 리해해야 하는가?

다른 유격대도 다 이런 최악의 상태에 처해있을것인데 하다면 창해일속에 불과한 그들이 무엇을 위해 무슨 힘으로, 무엇을 믿고 싸우는것일가? 대체 유격대는 이때까지 무엇을 먹었는가. 식량은 어데서 구하며… 어쨌든 무엇을 먹었길래 그 삼엄한 포위를 뚫고 지꿎은 추격을 받으면서도 눈무지를 헤치며 혹한속에서 행군을 계속하는것이 아닌가.…

총상자리가 있는 유격대원의 몸에서는 마치 숨결이 붙어있는듯 선혈이 흰눈을 붉게 물들이고있었다.

미야모도는 전류같은 오한을 느끼며 으드득 이를 갈았다.

그의 눈에서 야수같은 섬광이 번뜩였다.

미야모도는 주검앞에서도 공포에 떨고있는 자기의 병사들에게 짐승같이 울부짖었다.

《무서운 사람들…》

 

지금까지 단편소설 《고백》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섯번째시간이였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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