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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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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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6월 20일 《통일의 메아리》
교수의 이야기 (8)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류원규작 《교수의 이야기》, 오늘은 여덟번째시간입니다.

 

7

 

《여보미국에서 편지가 왔어요!

터벅터벅 집에 돌아오니 안해가 편지봉투를 내주었다.

《그렇소?!… 어디 보기요.

재빛하늘마냥 흐려있던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그렇지 않아도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않은터여서 영훈의 소식만 목마르게 기다리던중이였다제자를 단신으로 떠나보낸 후 어느 하루도 그를 잊은적 없는 기연이였다꿈에 박사학위를 받고 조국에 돌아온 영훈이를 만나기까지 했었다.

엊그제는 집앞을 지나가는 《우체부》령감더러 편지온것이 없는가고 물어보았었다.

《이제 오겠지요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데.

그런데 정말 하늘에서 뚝 떨어진것처럼 소식이 온것이다발신인은 미국ㅂ대학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친구였다.(기연은 영훈에게 보낸 두번째 편지마저 회답이 없자 인편을 통하여 친구한테 제자의 형편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띄웠었다.)

서둘러 겉봉을 뜯었다.

《…자네의 부탁대로 난 영훈이의 소식을 알아보려고 최선을 다했네그러던중 어제야 그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되였네.

여보게마음을 크게 먹으라구자네의 수제자 강영훈은 이 세상에 없네연구소의 제 방에서 자살했다네.…》

(뭐라구?)

심장이 콱 멎는것 같았다영훈이가 자살하다니?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미국에 공부를 하려고 간 그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단 말인가?

후들거리는 손에 힘을 주며 마저 읽어내려갔다.

《…다음의 속지는 영훈이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일세.

속지를 펼쳤다눈에 익은 제자의 글씨가 확 안겨왔다눈뿌리가 화끈거렸다.

《영훈이…》

부지중 제자의 이름을 부른 그는 눈을 슴뻑거리며 속지에 눈길을 주었다.

《그리운 선생님!

저는 지금 방에 홀로 갇혀있습니다미국놈들은 내가 저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이틀째 물 한모금 주지 않고있습니다××연구소는 겉으로는 기계공학을 연구한다고 간판을 달았지만 실지로는 대량살륙무기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비밀연구기관입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싶이 제가 조국을 떠나 이 낯설고 물설은 미국에 온것은 뉴톤이나 에디슨과 같은 큰 학자가 되여 새 조선건설에 한몫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그런 제가 어떻게 인류의 과학기술발전성과를 저들의 불순한 목적에 리용하려는 무리들에게 협력할수가 있겠습니까전 설사 죽으면 죽었지 그렇게 할수 없습니다.

선생님분합니다제임스의 감언리설에 넘어가 이곳으로 온 자신이… 증오스럽습니다.

그들이 또 몰려옵니다복도에서 어지러운 발자국소리들이 들립니다그렇지만 전 끝까지…》

유서는 여기에서 끝났다.

《음-!

그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현훈증이 일었다왜놈들도 죽이지 못했던 영훈이를 해방된 오늘에 와서 미국놈들에게 잃다니… 이 미련한것이 제 손으로 그를 승냥이아가리에 집어넣었구나그런데도 난 미국을 《해방자》로 믿지 않았던가.

기연은 방바닥에 풀썩 주저앉고말았다.

이튿날 오전그는 날이 밝도록 손에 움켜쥐고있던 영훈이의 유서를 가지고 제임스를 찾아갔다.

《일이 참 안됐습니다류선생을 도와준다던 노릇이 오히려…》

이렇게 중얼거리던 제임스의 시선이 벽가에 기대여놓은 성조기에 박혔다그러자 방금전까지 인자함이 떠돌던 얼굴이 대리석처럼 차겁게 굳어져갔다.

《…글쎄 우리 사람들이 요구성을 좀 높인 모양인데 그렇다고 자살까지야… 어쩌겠습니까큰일을 하느라면 불가피하게 희생이 따르기마련입니다.

기연은 흠칫 몸을 떨었다제임스의 랭정한 태도에서 《해방자》들이 어떤자들인가를 똑똑히 알아본것이다그들에게는 한 조선청년의 목숨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있다면 《벗》의 탈을 쓰고서 이 땅을 저들의 식민지로 만들 검은 속심뿐이다.

불현듯 특별강연때 질문하던 대학생의 절규가 귀전을 아프게 울렸다.

《저희들도 강의실에 편히 앉아서 학부장선생님의 열정에 넘친 강의를 듣고싶습니다하지만 이 땅에 미국이 있는 한 진정한 학업이란 있을수 없다는것을 알고있기에 시위에 떨쳐나섰습니다.

기연은 속으로 뇌이였다.

(옳다제자들이 가는 길이 옳다이 땅에 미국이라는 승냥이가 있는 한 학업은 물론 진정한 건국도민족의 번영도 있을수 없다!)

…제임스는 상대방의 심중에서 일어나고있는 변화를 사냥개의 후각과 같은 예민한 감각으로 알아차렸다표면상으로는 미군정청 문교부담당관이지만 내적으로 미군방첩대 장교라는 비밀스러운 직무에 종사하고있는 그는 기연을 그대로 두면 가뜩이나 격렬한 《국대안》반대시위가 걷잡을수 없이 번져질것임을 내다보았다그의 음험한 눈길이 멀어져가는 기연의 뒤모습을 지꿎게 좇고있었다.

 

며칠후 기연은 소독수냄새가 풍기는 병원침대우에서 정신을 차렸다점차 맑아지는 의식속에 미국의 정체를 폭로하는 강연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괴한들의 습격을 받던 일이 생각났다.

달빛에 번뜩이는 비수뒤통수에 가해진 둔한 타격…

그의 두툼한 입술주변에 쓰거운 미소가 어렸다.

기자들이 밀려왔을 때 환자는 침상에서 이를 악물고 쓴 원고를 내주었다.

다음날 여러 신문들에는 《해방자》의 속심을 폭로하는 서울ㅅ대학 학부장 류기연의 글이 일제히 실렸다.

  

×

 

《그후 난 김일성장군님께서 계시는 평양으로 가는것만이 진정한 애국의 길이라는것을 깨닫고 북행길에 올랐소장군님께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일도 없는 나를 김일성종합대학 운수공학부 학부장으로 내세워주시고 한생을 참다운 후대교육에 바칠수 있도록 걸음걸음 이끌어주시였소.

녀기자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네.… 교수선생님힘드시겠지만 한가지만 더올해는 외세에 의하여 조국이 분렬된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오늘의 현 시점에서 조국통일과 관련하여 하실 말씀이 없습니까?

로교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러다가 젊은이들마냥 활기를 띠며 입을 열었다.

21세기 태양 김정일장군님께서 마련해주신 6. 15공동선언은 우리 민족끼리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고 조국통일을 이룩할 리정표요때문에 난 그가 북에 살건 남에 살건 해외에 있건 6. 15통일대강령을 높이 받들고 올해를 미군철수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거족적인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오.

이야기를 마친 로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에 강의가 또 있어서 이만 실례하겠소.

녀기자는 깊은 생각에 잠긴 눈길로 로교수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단편소설《교수의 이야기》를 여덟번에 나누어 전부 보내드렸습니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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