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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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9월 11일 《통일의 메아리》
민족의 얼 (33)

장편실화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원주, 리원갑 작 《민족의 얼》, 오늘은 서른세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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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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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룡정, 두도구, 이도구, 남양평, 걸만동, 연길, 동불사 등 동만일대에서 큰 폭동이 일어나 왜놈기관은 물론 산업교육기관까지 파괴하고 지주집과 곡식낟가리에 불을 지르고있다는것이 각 신문에 보도되였다. 세칭 5. 30폭동이였다. 여기서 좌경모험주의적인 공산주의자들의 사촉을 받은 조선사람들이 선두에 서있다는것이였다.

그 결과 조선사람과 중국사람의 관계가 심히 악화되였고 일제군경들과 그의 사촉을 받은 만주의 군벌들이 조선사람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하고있다는것이 련이어 보도되여 국내동포들의 마음을 몹시 불안케 했다.

제1대 총독 데라우찌의 식민지노예정책에 의하여 농토를 빼앗기고 만주로 류랑해간 백만동포들의 운명을 우려하여 사회계는 물끓듯 했다. 그래서 신문사들과 사회단체들이 실태를 조사하고 만주군벌당국과 교섭을 진행할 대표를 파견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누구를 보낼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는 파벌관계로 론의가 구구하여 쉽게 결정을 보지 못하고있었다. 그러다가 마침 리극로가 대표로 뽑히였다. 그는 귀국한지 얼마 안되여 어느 파벌에도 관계한 일이 없고 일찌기 브류쎌에서 열린 세계약소민족대회에 대표로 참가한 경험도 있고 중국말도 잘하기때문에 대표적임자로 인정된것이다.

그리하여 리극로는 신간회의 대표로 신문사들의 소개장과 형평사를 비롯한 사회단체들의 보증서를 받아가지고 만주로 떠나갔다.

그는 안도, 심양, 장춘, 길림, 돈화, 교화를 찾아다니며 5. 30폭동의 실태와 조선거류민들의 피해정형을 조사했다. 조선사람들의 피해는 전해듣던바보다 훨씬 더 참혹했다. 리극로가 찾아간 안도의 한 마을에서는 곡성이 진동했다. 마을의 젊은이란 하나도 남김없이 끌려가 조사도 없이 학살당했고 마을에 남은것은 늙은이와 부녀자뿐이였다. 그야말로 무차별학살이였다.

다른 곳도 이와 다를바없었는데 어떤 마을은 불까지 질러 마을사람들이 빈손으로 한지에 나앉아있었다. 마적떼의 습격을 받았다 해도 이보다 더하지 않을것이다.

리극로는 피해정형을 세세히 기록해가지고 심양으로 가서 중국 동북군총사령 장학량과의 회견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잘 응하지 않고 부사령 장작상이 마지못해 만나주었으나 그에게 제시한 조선의 3대신문의 소개장과 박사라고 밝힌 그의 명함이 효력을 내였는지 다음날에야 장학량이 회견을 수락해주었다.

장학량은 군벌우두머리다운 무게가 있었다. 태도는 몹시 도도했다. 이 회견을 알선한 부사령과 총참모장도 동석했다. 이 군벌우두머리 셋을 약소민족의 대표자로서 혼자 대상하자니 리극로는 마음이 다소 불안했다.

장학량은 간단히 인사말을 나눈 다음 사람을 낮추어보듯 거만하게 도사리고 앉아서 함구무언이였다. 망국노에 대한 멸시라 할가, 이번 란동을 일으킨 조선사람에 대한 분노라 할가, 그런 기색이 얼굴에 력력히 어려있었다.

리극로는 흥분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고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이번에 조선사회계의 한결같은 요청에 따라 만주에 사는 조선거류민의 피해정형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만주에서 조선인피해가 너무도 크고 참혹한데 대하여 간단히 례를 들어 설명했다.

장학량이 그의 말을 불쑥 중둥무이하고 시까스르듯 말했다.

《중국인의 피해정형은 조사하지 않았소?》

《그것도 알아봤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비조차 할수 없는 근소한것이였습니다.》

《아니요, 만주의 치안을 교란한 그 정치적손실은 무엇으로써도 봉창할수 없는 정도요.》

《그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중한건 인간의 생명입니다. 더구나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는것은 인륜상으로도 허용할수 없습니다. 내가 조사한바에 의하면 희생된 사람의 과반수가 폭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폭동에 참가한 사람들도 아무 조사도 재판도 없이 처단하군 했습니다. 이것은 법치사회에서는 있을수 없는 현상입니다.》

장학량은 듣는둥마는둥 코수염만 비비고있었다. 리극로가 안깐힘을 쓰며 말을 이었다.

《왜적이 조선을 먹고 만주까지 먹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있는 이때 공동의 적을 앞에 놓고 조중국민이 서로 죽일내기를 한다는건 바로 왜놈이 바라는바입니다. 조선독립운동의 근거지로 되고있는 만주의 백만 거류민을 독립군의 인적자원으로 보고있는 왜적은 남의 손을 빌어 그들의 소멸을 바라는것입니다. 왜놈은 총사령님의 선친을 비명에 죽게 한 원쑤이고 우리 나라 황후를 궁중에서 살해한 간악무도한 놈들입니다. 이 원쑤를 반대하여 조중국민이 굳게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학량의 아버지 장작림의 폭살사건을 상기시키자 그는 아픈 곳을 찔리운듯 눈살을 찌프렸다. 장학량이 지금 항일기세를 높이고있는것도 그때문일것이다.

장학량이 처음보다 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내게 요청할 사항만 말하시오.》

《조선사회계의 일치한 의사를 대변하여 다음과 같은 세가지를 제의합니다.

첫째, 군대에 의한 조선거류민의 무차별학살을 즉시에 중지하며

둘째, 죄있는 사람은 법에 의하여 처리하며

셋째, 조중 량국민의 친선의 분위기를 호상 도모하고 만주에서의 조선독립운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해달라는것입니다.》

그러자 장학량이 시원히 대답했다.

《못 받아들일 조건은 없는것 같군. 어떻소?》하고 그가 장작상과 부사령을 돌아보았다. 그들은 묵묵히 응수했다. 반대하지는 않는다는것이다.

《이 협약내용을 우리 국내신문들에 보도해도 일없겠습니까?》하고 리극로가 오금을 박았다.

《그건 마음대로 하시오.》하고 장학량이 일어섰다.

장학량과의 이 회견으로 모든것이 완전히 풀리리라고 속단할수는 없지만 어쨌든 교섭에서는 성공이였다.

리극로는 마음이 붕 뜬듯 한 기분으로 심양에서 장춘에 들려 최형우(최일천의 필명)를 만났다.

최형우는 리극로가 만주에 온것을 이미 알고있었고 그의 활동결과를 고대하고있는 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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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실화소설 《민족의 얼》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서른세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