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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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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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5(2016)년 5월 19일 《통일의 메아리》
얼굴을 높이 들어라(3)

 

단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박장광작 《얼굴을 높이 들어라》, 오늘은 세번째시간입니다.

 

싸움이 끝난 다음 림호는 몹시 불안했다. 유미꼬와 마을아이들이 도라오를 설복하여 할미산에서 있은 일을 선생에게 일러 바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얻어 내였지만 그것은 믿을수가 없었다.

아까마쯔선생이 높은 연단에 뛰여 오르자 운동장은 물을 뿌린듯 조용해 졌다. 그는 뒤짐을 지고 날카로운 눈으로 학생들을 휘둘러 본후 푸른 창공에 나붓기는 히노마루를 아득히 바라보다가 열변을 토하기 시작하였다.

기울어 져 가는 일본의 운명과 날로 쇠퇴해 가는 왕실의 권위에 대하여 일장연설을 풀어 헤친후 머리를 한껏 뒤로  젖히고 만세, 천황페하의 만수축원을 길이 바란다고 지껄여 댔다. …

유미꼬가 옆구리를 찔러서야 림호는 자기가 전교생들앞에서 나서게 되였다는것을 알았다.

《망할놈의 새끼!》

끝내 도라오가 아까마쯔선생한테 일러 바쳤다는것을 직감한 림호는 선생의 옆을 지나 제 먼저 슬쩍 연단에 올랐다. 도라오가 맨 꽁무니에 서서 눈이 둥실해 진것을 림호는 본체도 안했다.

모두 순간에 벌어 진 일이였다. 림호는 모든것이 명백하고 무서운것이 하나도 없다는 표정이다. 자기에게는 조국이 있고 영명한 령도자가 있는데야 하는…

나는 그때 깜짝 놀랐다. 열한살 림호의 가슴속에 남은것은 가난과 주림뿐인데 어디서 그런 용단이 솟았는지…

학급별로 줄을 맞추고 선생들의 얼굴을 쳐다보던 학생들은 마치 꿀 먹은 벙어리였다. 나도 긴장했다. 슬쩍 림호를 살펴 보니 그의 표정은 좋았다.

이윽고 아까마쯔선생이 림호의 옆에 다가서며 열변했다.

《제군, 이 학생은 우리 학교에서 우리 일본을 배우는 조선학생입니다. 아무리 옷이 없다 한들 오늘같이 기쁜 날에 이 더러운 무명옷을 입어야 합니까! 이것은 우리 학교에 대한 모독이고 여기 모인 학생들에 대한 반항입니다!》

누구도 말이 없었다. 가뜩이나 얼굴이 크고 무릎과 다리가 짧은 아까마쯔는 더욱 귀밑이 붉어 져 림호의 뒤덜미를 거머쥐며 학생들을 둘러 보았다. 또 조용했다.

《바로 어제날이였다.》

아까마쯔는 전교생들앞에 실책이였다는것을 알고 다시 말을 이었다.

《바로 어제날이였습니다. 이 학생은 할미산에 있는 산신령에 올라 가서 고분묘를 파헤치고 이소노무라지가 차고 있던 칼을 훔쳤습니다. 그때 양주집 도라오가 칼을 내라고 하니까 이소노무라지는 조선사람이기때문에 안된다고 하면서 사람까지 치는 망동을 부렸습니다. 그래 그것이 사실인가. 어디 서광마을학생들이 말해 보시오!》

아까마쯔는 슬쩍 나를 일별하며 옆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번지르르한 되박이마를 몇번 눌렀다. 내가 림호의 담임교원이고 또 내가 서광마을에 하숙하니까 편역을 들라는것이 뻔했다. 내 심장이 쿵쿵 두번씩 고동쳤다.

림호가 얼굴을 창공높이 한번 들어 올리더니 힐끗 나를 돌아 보며 히뭇이 웃었다. 하늘에는 북방에서 갖은 추위와 고통을 이겨 낸 기러기들이 줄을 지어 행복하게 조국쪽으로 날고 있었다. 꼭 나하고 림호도 어서 따라 서라는듯 했다.

모든것이 명백하고 간단했다. 《모두 진실이요!》 하면 나도 림호도 학교에서 쫓겨 난다는것은 불 보듯 뻔했다. 나는 꼭 재판석에 앉은 《피고》였다. 그때 내 나이 스물이였다. 꽃 같은 청춘이였다. 전교생들도 아까마쯔도 나에게 눈총을 쏘았다.

하지만 마음속 결심을 내리니 두려운것, 무서운것이 조금도 없었다. 배짱이 생겼다. 교원직에서 퇴직되는것도 자랑스러웠다. 지금껏 일본국적을 가지고 조선민족된 긍지를 모르고 숨겨 온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에게는 세상 으뜸 가는 영명한 김일성장군님이 계시고 동방에서 자랑하는 슬기론 민족의 나라 조선이 있지 않는가! …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드디여 주먹을 불끈 쥐며 상기된 얼굴을 버쩍 들었다. 아까마쯔와 전교생들의 눈길이 나에게로 쏠렸다는것도 인식 못한채 나는 어깨를 쭉 펴고 당당한 걸음으로 연단으로 나가 림호의 곁에 섰다. 그다음은 어떻게 림호의 한쪽 팔을 와락 잡아 창공높이 들어 주었던지, 또 이소노무라지는 조선사람이였고 동방에 자랑하는 일본의 문화는 조선민족의 슬기와 지혜에 기초를 두었다고 자랑스럽게 웨쳤던지 알수 없다. 다만 이제는 나에게도 조국이 있고 세상 으뜸 가는 영명한 김일성장군님이 계신다는 생각만이 나의 심장에, 온몸에 그득히 차올라 기쁨을 금할수가 없었다. …

잠시후 나는 운동장과 촌역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할미산둔덕에서 엎어 질듯 달려 오는 림호와 뜻 깊은 상봉을 할수 있었다.

《선생님-》

림호는 어떻게나 격했던지 눈물을 흘리며 나의 품에 와락 안겨 막 태질을 했다.

그뒤에는 언제 나타났는지 조선집이라고 그처럼 머리를 들지 못하고 살아 가던 림호의 어머니가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 입고 서 있었다.

《선생님! 우리에게도 이제는 조국이 있고 영명하신 김일성장군님이 계신다니 세상 부러울것 조금도 없습니다. 그리고 림호의 아버지도…》

어머니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흑! 하고 흐느끼며 옷고름을 눈굽에 가져가는것이였다. 그런 다음 림호를 와락 끄당겨 머리와 두볼에 눈물에 젖은 자기의 얼굴을 비비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떠듬거렸다.

《네 아버지가 김일성장군님의 덕분에 살아서…》

말은 하염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로 동강이 났다. 내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여 두볼로 뜨겁게 흘러 내렸다.

이거 좋구나! 아버지도 있고 그리고 장군님도 계시고  조국도 있고! … 엄마, 우리 김일성장군님은 조선의 하늘이시지?》

《오냐, 장군님은 조선의 하늘이시다. 우리는 김일성장군님의 민족이고 이 세상 제일 으뜸 가는 민족이란다!》

《만세!》

림호는 한쪽 손은 나의 손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어머니의 손목을 잡고 껑충껑충 뛰며 목청껏 만세를 불렀다.

이윽고 산굽이쪽에서 기적소리가 울리더니 불쑥 둔중한 《특별렬차》가 괴마처럼 움씰 나타났다. 천황이 탄 차였다.

철길아래에 모여 섰던 사람들은 《특별렬차》를 보자 두손을 땅에 짚고 머리를 숙이며 납작 엎드렸다. 아까마쯔도 도라오도 그리고 림호가 조선집아이라고 깔보던 모든 일본사람들이 땅에 코가 닿도록 엎드렸다. 그 광경은 참 우스웠다. 그러나 조국을 찾고 영명하신 장군님을 모시게 된 우리 일행은 머리를 높이 들고 마치 무덤속 같은 어둠침침한 산계곡으로 굴러 사라지는 렬차를 바라보며 침을 뱉고 돌아 섰다...

그때로부터 세월은 멀리로 흘러 갔다.

나의 머리에도 어느덧 흰서리가 내리고 줄렬차를 타고 《칙칙 폭폭》 할미산을 에돌던 서광마을의 림호는 어엿한 총련일군이 되여 조선민족된 자랑, 영명한 수령님과 장군님을 모신 긍지를 세상에 떨치며 오늘도 머리를 높이 들고 세상을 굽어 보며 떳떳이 살고 있다. 그리고 총련의 애어린 아이들까지…

《선생님, 나라가 든든하고 민족이 강하자면 그 령도자가 위대해야 한다는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할수 없는 진리입니다. 위대한 령도자를 모신 인민은 세상 그 어느 곳에 살아도 언제나 배심 든든하며 어떤 적도 눈아래로 굽어 보입니다. 우리 일본에 사는 동포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매일, 매 시각 느끼는 긍지이며 자부입니다…》

나는 훈훈한 정이 가득 담긴 편지를 덮고 창문가로 다가갔다. 맑게 개인 푸른 하늘 저 멀리 공화국기를 그려 넣은 연 하나가 날고 있었다.

 

지금까지 단편소설 《얼굴을 높이 들어라》를 세번에 나누어 전부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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