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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7(2018)년 6월 7일 《통일의 메아리》
조상의 땅을 지켜 ( 82 )

장편사화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리성환 작 《조상의 땅을 지켜》, 오늘은 여든두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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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규도 김숙홍도 모르고있은것은 거란왕이 이미 구주계선을 통과해 올라간 사실이였다. 양규의 반짐작이 들어맞은것이였다. 하지만 김숙홍은 거란왕이 실지 통과해올라간 정보는 입수하지 못하였으므로 양규도 김숙홍도 거란왕이 남은 군사를 그러모아가지고 마지막발악을 해나올줄은 예견 못하였었다. 쫓기기만 하는 적으로 알고있은것이 실책이였다.

허둥지둥 압록강가에 도달하여 닷새가량 로독을 뽑고난 거란왕은 몸살이 채 풀리지 않은 속에서도 살아났다는 안도감에 긴 숨을 한번 쉬고나서 제법 체면건사를 하리라 작정하고 나섰던것이다.

거란왕은 우선 무로대에 있던 나머지 군사들을 모조리 구주계선으로 내리몰고나서 통주성을 견제하고있던 또 다른 예비대를 직접 끌고 구주성으로 달려들었다.

통주성의 고려군이 거란군의 기동을 포착하지 못한것은 거란군이 통주성을 직접 포위하지 않고있었기때문이였다. 통주성에서 이십여리 떨어진 산속에 둔치고 죽은듯이 배겨있었는데 오밤중에 은밀히 기동하여 구주계선의 고려군을 서쪽 옆구리로부터 들이쳤던것이다.

거란왕의 속심은 어떻게든 흥화진과 구주성일대의 고려군을 제압하고 퇴각해올라오는 저희네 군사를 다문 얼마만이라도 구출해가지고 돌아가자는것이였다. 그것이 도를 넘어 흥화진을 위시한 압록강대안의 고려땅을 아예 차지하려는데로 가닥을 치고있었다. 청천강 이남에 있는 고려군이 별로 굼뜨게 그리고 죽기로 쫓아올라오지 않고있는것이 거란왕으로 하여금 이렇듯 어벌뚝지 큰 작정을 하고 나서게 한것이였다. 개경도성어구에서 이제는 다 죽었구나 가슴을 쥐여뜯던 때가 언제던가싶게 제법 기세를 올리고있는것이였다.

양규는 김숙홍에게 구주계선을 맡기고 자기는 한발 물러서서 흥화진계선에서부터 그 이남계선을 장악하였어야 했었다. 하지만 그는 거란왕이 그렇게 빨리 도망쳐 올라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한탓에 적군을 한놈이라도 더 죽이려는 생각에만 치우치면서 거란왕을 사로잡는 일을 급하게 생각하지 못하였다. 거란왕의 움직임을 장악하기 위한 촉수를 뻗쳐놓지 않은탓에 적의 괴수가 무사히 빠져나가 지휘를 계속하는것을 막지 못하였다.

적의 력량은 양규와 김숙홍의 부대보다 무려 다섯배나 되였다. 근 5만의 적이 양규와 김숙홍의 부대를 에워싸고 조여들었다.
하지만 양규와 김숙홍은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구주성과 잇달아 뻗어올라간 나지막한 산봉우리에 지휘처를 정하고 군사를 다섯겹으로 둘러치고 태연자약히 싸움을 지휘하였다.

《별장! 그대는 인심도 참 박하오. 그만큼 이곳에 틀고앉아있었으면 이 순검사에게 그 유명하다는 구주성 돌배주 한대접이야 내놓았어야 하지 않소?》

양규는 김숙홍에게 배포유하게 롱을 걸었다.

《나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이라 건사해둔것이 없소그려. 술먹고 싸우는 사람을 난 제일 싫어하오.》

《고약하군. 인정머리라군 털끝만큼도 없는 사람이야.》

《걱정마소이다. 이 싸움을 치르고나서 한동이 구해올릴테니.》

《약속했소.》

《약속했소이다.》

바로 이때 《돌배주가 여기 있소이다.》 하며 군사 하나가 오지단지를 들고 다가왔다. 이곳 봉수대를 책임진 군교였다.

《나는 여기 봉수대 군교이오이다. 명성높으신 두 장수분을 위해 한턱 내는것이니 드시옵소서.》

《그대가 그래도 주인노릇을 하는군. 어서 붓소.》

양규는 군교가 부어주는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별장도 어서 드시오. 봉화지기, 그대도 어서…》

양규가 지꿎게 권하자 김숙홍은 얼굴을 찡그리며 술보시기를 들어 조금 마시였다.

《어, 이게 꿀맛이다.》

김숙홍은 머리를 한번 기웃하더니 꿀꺽꿀꺽 마셔버렸다.

《술을 안한다더니 잘만 드시는군.》

양규가 퉁을 주자 김숙홍은 껄껄거리며 대꾸했다.

《술이 이렇게 단것인줄 오늘에야 알았소이다. 봉화지기, 이게 술이 맞긴 맞소? 식혜가 아니요?》

《술이기도 하고 식혜이기도 하오이다.》

《허, 이런게 술이라면 난 매일이라도 마시겠소. 그대는 싸움이 끝난 뒤에 이 술담그는 비방을 꼭 알으켜줘야 하오.》

《그리하겠소이다. 아, 그럴것없이 금년 가을에 여기 봉수대골안에 디디고쌓인 돌배를 가지고 별장나리와 함께 돌배술을 담그옵시다.》

《좋소, 약속했소.》

김숙홍은 곱배기를 청하며 기분이 좋아서 말을 이었다.

《오늘이 정월 스무아흐레날이 되는군. 순검사나으리! 보아하니 고려땅에 들어왔던 거란군은 다 여기로 모여온듯 하오이다. 오늘싸움이 볼만 하겠소이다.》

《우리가 오늘싸움으로 아예 끝을 맺읍시다.》

《그럽시다.》

양규와 김숙홍 그리고 봉화지기는 권커니작커니 하며 잠간사이에 술 한단지를 다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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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사화《조상의 땅을 지켜》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든두번째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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