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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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8월 13일 《통일의 메아리》
《깨짠마을이야기》

다음은 강원도 특파기자 리용철의 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깨짠마을이야기》

 

마을들을 두루 다녀보느라면 그 마을에 걸맞는 지명들이 있기마련이다.

해가 잘 든다고 양지말, 해가 안 든다고 음달마을, 샘이 난다고 샘마을, 강변에 있다고 강마을, 보름날 뜨는 달이 제일먼저 보인다고 달동네···

헌데 처음 들어가서는 무슨 뜻인지 잘 가늠이 안 가는 깨짠마을이라는 자그마한 동네가 금강산부근의 동해기슭에 있었다.

그러면 나의 유년시절이 흘러간 깨짠마을이란 어인 연고로 붙여진 지명일가?

깨라는 말은 항간에서 많이 장려하는 조미료-참깨나 들깨를 이름한것이고 짠이란 말은 짜다라는 동사가 규정어로 된 말이라고 한다.

그런즉 깨짠마을이란 깨기름을 짜는 마을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고보면 처음 듣기에 까다롭고 복잡한듯싶던 깨짠마을이라는 지명은 매우 통속적이고 민속적인 향취가 스민 지명으로 친근하게 안겨온다.

마을가운데로 흐르는 실개천주변의 옥답에서는 참깨와 들깨가 잘되였던것 같다. 하여 집집마다에서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깨기름을 짜면서부터 실개천이 흘러드는 깨짠마을앞바다의 생태환경에서는 놀랄만한 변화가 생기였다. 집집마다에서 기름을 짜고난 깨묵부스레기와 기름짜는 기계들을 씻어낸 찌끼들이 가까운 바다에 흘러들어 바다생물들이 다투어 살쪄갔다.

미역, 다시마, 김, 파래같은 무성한 바다나물의 숲속에서는 방게, 성게, 해삼, 전복, 섭조개, 굴, 사발문어들이 새끼를 치고 무럭무럭 자라서 깨짠마을사람들은 그 바다수입으로도 가난을 면해왔다고 한다.

해방전 나의 아버지또래의 10대소년들은 자주 바다가에 나가 게잡이를 했고 방게새끼들을 키워 바다에 놔주군하였다.

그것은 그나마 생계를 유지해주는 바다가 한없이 고마와서였다.

허나 그 나날 깨짠마을 아이들은 그 땅, 그 바다 아니, 온 삼천리강토를 되찾아주기 위하여 피흘려 싸우는 항일선렬들이 있다는것을 미처 몰랐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피어린 혈전으로 찾아주신 조국땅에서 유년시절을 맞이한 우리는 나날이 좋아지는 새 나라에서 아버지세대들처럼 방게잡이를 했고 새끼방게를 놓아주군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에서 그것을 애국이라 치하했고 깨짠마을 아이들은 그 일로 하여 자주 분단벽보에 오르군 했다.

나도 몇번인가 벽보에 올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열두집밖에 안되는 깨짠마을에서도 열두명도 넘는 모범전투원들과 전투영웅들이 나왔다고 한다.

그들모두가 깨짠마을앞바다에서 방게잡이를 할적마다 새끼방게들을 골라서 놓아주었던 아버지또래의 전승세대애국자들이였음은 두말할것도 없다.

고향의 자그만한 앞바다를 애지중지한 그들, 자신들을 감히 애국자라고 상상조차 못했을 깨짠마을의 소년들이 자라서 나서자란 조국을 위하여 목숨까지 서슴없이 바쳤고 오늘은 후대들이 그들의 넋을 이어가고있다.

전세대들은 이미 우리곁을 떠났고 그 옛날 열두집이였던 깨짠마을도 어언 수십세대의 문화주택이 멋지게 들어앉은 사회주의선경으로 변모되여 바다가양식에서 온 나라에 소문난 고장으로 손꼽히고있다.

하여 이제는 깨짠마을이라는 지명을 달리해야 한다는 론의도 물망에 오른다고 한다.

지명이야 어찌되였든 그 마을, 그 앞바다를 사회주의선경으로 가꾸어주신 백두산절세위인들의 손길아래 선대들의 애국의 넋을 유전처럼 이어받은 깨짠마을의 홍안의 젊은 세대들이 앞을 다투어 경제강국건설의 중요초소로 떠나간다.

 

지금까지 강원도 특파기자 리용철의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북녘의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