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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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7월 31일 《통일의 메아리》
발자국소리만 듣고도

리조년은 왕이 정사를 바로 하지 못하거나 부화방탕한 생활에 빠져들 때면 매번 맞대놓고 바른 소리를 하군 하였다. 몸은 작달막하였으나 뜻이 높고 판단이 정확한데다가 누구앞에서도 바른 말을 꺼리낌없이 하는 성미였으므로 충렬, 충선, 충숙, 충혜의 네 왕대에 벼슬살이를 하면서 언제나 봉건관료의 충의사상에서 출발하여 왕이 잘못하는 일에 대하여 충고하였다. 특히 말년에 충혜왕에게 더 자주, 더욱 애타게 충고의 말을 하였다. 그만큼 충혜왕은 정사를 돌보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고있었던것이다. 설익은 충혜왕은 그가 안타까이 충고하는것이 짜증났고 또 간신들이 발라맞추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중에는 그를 멀리하기도 하였다. 그러다나니 때로는 무슨 일이 생기면 리조년에게서 의견을 들어보기도 전에 또 무슨 꾸지람을 듣지 않을가 근심하였고 그가 찾아온다는 말을 들을 때면 엄한 스승을 두려워하는 말썽군학생처럼 긴장해지기도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충혜왕은 어느덧 리조년의 발자국소리까지 가려듣게 되였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각이한 발자국소리를 듣지만 충혜왕은 그 가운데서도 특히 리조년의 발자국소리를 정확히 가려듣군 하였다. 매번 리조년이 찾아올 때면 충혜왕은 멀리서 들리는 그의 발자국소리를 듣고서 《리조년이 오는군.》하고 좌우에 있는 사람들을 급히 물러가게 한 후 자세를 바로하고 기다렸다. 이처럼 충혜왕은 리조년이 무슨 일로 찾아오는지도 모르면서 그가 하는 충고를 들을 마음의 잡도리부터 하였다고 한다.

그때 충혜왕이 리조년의 발자국소리를 가려듣는다는 소문이 사람들속에 퍼져서 리조년의 충신다운 강직성이 더욱 높은 찬양을 받았다고 한다.

충혜왕이 리조년과 같은 곧은 신하들의 충고를 귀담아듣고 실천했더라면 나라정사도 보다 잘되고 그 자신도 풍파를 겪지 않았을것이나 끝내 그렇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