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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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6월 29일 《통일의 메아리》
로인의 부탁을 잊지 않고(2)

자세히 살펴보니 그때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르며 꿇어앉아 자기를 올려다보는 녀인의 얼굴과 합쳐졌다.

《그런데 너의 아버지는 어디 가고 너는 무슨 까닭으로 옥에 갇힌 몸이 되였느냐?》

녀인은 한동안 어깨를 떨면서 섧게 울고나서 띠염띠염 대답하였다.

《천민의 아버지는 농사군들이 들고일어났을 때 따라갔다가 관가에 잡혀가 돌아가시고 저는 애매하게 도적의 딸이라고 하여 도적패라는 루명을 쓰고 옥에 갇혔소이다.》

《네가 도적이라고?!》

김지대는 노했다. 당장 죄없는 이 농민들을 다 놓아주어 바쁜 농사철에 낟알을 가꾸게 하고싶었다. 그렇지만 당장은 참아야 했다. 왜냐하면 이들은 역적의 루명을 쓰고있는것이다. 도적패는 역적과 같다. 잡으면 효수(목을 베여 높은 곳에 매다는것)를 해야 한다. 이러한 중죄인들을 놓아주었다가는 놓아준 사람도 역적을 도와준 공모자로 처벌되여야 한다.

김지대는 입을 다물고 앉아있다가 드디여 결심하였다. 그는 누가 보기에도 뻔한 도적아닌 녀수인부터 석방시키라고 결연히 령을 내렸다. 김지대의 타산은 이 녀인부터 석방하여 역적의 루명을 벗겨줌으로써 20여년전에 후날에 가서도 자기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하던 늙은이의 부탁을 들어주며 석방된 녀인을 통하여 갇혀있는 《죄인》들의 무죄근거와 증인들을 알아보게 하자는것이였다.

녀인이 석방되자 사람들속에서 별의별 소리가 다 나왔다.

《아무개 아버지인 그 로인은 본래 점쟁이였는데 지나가는 한 선비의 관상을 보고 후날 귀인이 되여 옥에 갇혀 죽게 될 자기 딸의 운명을 부탁했다나. 그 귀인이 지금 전라도에 내려와있는 안찰사라누만.》

《무슨 소리인지. 아무리 점쟁이인들 20여년후에 있을 일까지 어떻게 알아서 그런 부탁을 했을라구.》

《그러기에 점쟁이가 용하면 하늘의 큰 뜻도 다 안다는게 아니요.》

《그런게 아니라네. 그 로인은 그때에도 무던하게 생긴 선비들을 보면 누구든 자기 집에 데려다가 소박한 음식이라도 대접하면서 나라위해 옳은 일을 하고 농사군 백성들의 억울한 처지를 위해주는 사람이 되여달라고 부탁하였대. 이번에 온 안찰사도 그중의 한 선비래. 그 선비가 오늘에 와서 로인의 딸을 구원해준거야. 민심이 천심인때문이지.》

그렇다. 김지대의 곧은 품성과 성실한 태도는 이렇게 오래전에 받은 농사군의 부탁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있었으며 이번에 안찰사로 내려와서도 역적의 루명을 억울하게 쓴 불쌍한 농민들을 구원해주었는데 그 가운데 20여년전에 만났던 농민의 딸도 들어있었던것이다. 그 농민의 딸을 이렇게 만난것은 우연이였다. 그러나 그 우연한 기회에 백성들의 억울한 처지를 동정하는 김지대의 곧은 품성이 나타났던것은 필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