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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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8월 24일 《통일의 메아리》
《공후의 노래》에 깃든 사연(2)

곽리자고는 물가에 도로 나와앉아 눈물범벅이 되여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가슴을 쳤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날이 훤히 밝아오기 시작하였다. 곽리자고가 고개를 들고 멍하니 바라보니 강 건너편 야산기슭에 오붓이 들어앉은 마을과 외딴 초가집 굴뚝에서 연기가 몰몰 피여오르는것이 눈에 안겨왔다. 비록 게딱지 같은 집이지만 자기와 안해가 꾸려놓은 정다운 보금자리였다.

곽리자고는 문득 안해가 그리워졌다. 불과 몇시간전 강으로 나올 때 보고 온 안해이지만 마치 몇십년동안이나 외지에 나와있다가 돌아오면서 그려보는 안해처럼 못견디게 보고싶었다. 지금 그의 심정은 어질고 착한 안해에게라도 불행이 없게 막아주고싶었다. 그리고 안해가 잘 타는 공후의 선률소리가 듣고싶었다. 기쁠 때나 괴로울 때나 자기가 토방에 앉아 노래를 시작하면 안해는 어느사이에 공후를 들고나와 장단을 맞추며 목소리를 합쳐 노래를 함께 불렀다. 그럴 때면 온갖 근심이 봄눈처럼 사라지고 울적하던 가슴도 후련해지군 하였다.

곽리자고는 앉아있던 강변 모래밭에서 벌떡 일어나 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와 자기가 본 불쌍한 로인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던것이다.

이야기를 끝낸 다음 곽리자고는 나직하고 굵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님아 강을 건느지 마소···》

남편을 뒤따라 강물에 몸을 던진 그 불쌍한 녀인이 부른 노래곡조를 재현하는 곽리자고의 목소리는 애를 끓는듯 하였다.

다소곳이 옆에 앉아서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눈을 슴벅이던 려옥이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공후를 안고 나왔다.

《둥-》하는 첫음이 울렸다. 려옥은 마음속으로 백발사나이부부의 명복을 빌었다.

(불행하게 목숨을 잃은 백발장부 내외분이여! 넋이라도 이 공후소리를 듣고 부디 편안히 눈을 감으시라. 그리고 이 나라 강들에서 재난을 당한 령혼들이여! 내 이 위안의 공후소리를 들으시라.)

려옥이 이번에는 남편을 바라보며 또다시 《둥-》하고 공후줄을 튕겼다. 그는 이번에도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빌었다.

(여보, 당신이 그렇게 상심하니 나는 울음을 거두지 못하겠어요. 이제는 그만하고 저의 노래소리를 들어주어요. 우리가 노래를 부르면 근심이 가셔지지 않았댔나요.)

려옥은 노래의 첫꼭지를 《님아 강을 건느지 마소》하고 뗐다.

노래소리가 이어졌다. 려옥은 마치 꿈속에서 노래하듯 자기가 어떤 가사를 부르고 무슨 곡을 붙였는지 알수 없을 지경이였다.

어쨌든 가슴속에서 울려나오는 하고싶은 말을 노래로 부르는것만은 사실이였다. 그 노래가사도 곡도 강물에 몸을 던진 그 녀인이 부른 노래와는 달랐다.

새로운 노래였다.

남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참 좋구만. 내 마음에 꼭 드오. 답답하던 가슴이 좀 후련해지오. 물속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령혼을 위안해주고싶었던 내 심정도, 사람들에게 그런 불행을 들씌운 세상을 원망하고 그들이 다시는 그런 불행과 고통을 당하지 않기 바라는 우리들의 소원도 다 담겨있는 노래요.》

하지만 려옥이도 곽리자고도 자기들이 방금 함께 부른 새 노래가 맑은 아침의 내 나라에 오래오래 울리면서 그 명성이 누리에 전해질줄은 미처 알지 못했고 알수도 없었다.

오직 력사만이 알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