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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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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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8월 20일 《통일의 메아리》
《김시습에 대한 일화》8. 길거리에서 만난 《거지》와 재상(2)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이제 벌어질 광경이 어떨것인가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렸다. 초헌우에 앉아있던 고관도 거리의 공기가 갑자기 팽팽해지자 누가 자기를 부르는가 하여 앞쪽을 내다보았다.

(저 사람이 누굴가?)

이 고관은 기억력이 비상한 서거정이였다. 서거정은 김시습보다 나이가 15살이나 더 많았다. 그러나 세종때부터 단종때까지의 기간에 몇번 만나본적이 있는 김시습의 모습을 잊을리 없었다. 다만 요 몇해사이에 정치풍파로 하여 서로 몹시 부대끼다나니 얼굴모습들이 퍽 변하고 설마 김시습이 거지꼴을 하고 한성바닥에 나타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였으므로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하였으나 다음순간 그 《거지》의 모습에서 그처럼 쟁쟁하던 청년재사 김시습을 알아보았다.

김시습인줄 알아보기는 하였으나 곧 행동을 취할수 없었다. 그동안 두사람은 정치파동에 밀려 반대쪽기슭으로 떨어지게 되였다. 한 사람은 고관이 되여 초헌을 타고다녔고 또 한사람은 거지꼴을 한 방랑객이 되였으니 말이다.

서거정으로서는 저 거지꼴의 김시습이 조복차림을 한 자기를 어떻게 대할것인가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였다. 더우기 거의 아들벌에 가까운 사람이 큰거리바닥에서 이름이나 다름없는 자를 불러 《강중아!》라고 한데다가 존칭어도 아닌 《무사히 지냈느냐?》라고 하는것으로 보아 두사람의 상봉이 유쾌한것은 못될것이 뻔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것은 당연한 리치였다.

그런데 서거정은 즉시 자기의 태도를 결정했다.

《아니 이 사람, 자네 열경(김시습의 자)이 아닌가? 이 얼마만인가?!》

물론 그런다고 김시습이 호락호락 태도를 고쳐서 자기를 좋게 대하리라고는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각 서거정은 진심으로 짜개바지시절의 썰매타기동무를 만난듯이 반갑게 대하였다.

진심으로 대하게 되는 서거정의 태도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깃들어있었다.

우선 김시습과 같은 젊은 재사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누데기꼴이 된것이 가슴아프고 또 미안하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자기는 세종, 문종, 단종으로부터 신임을 받고도 《사6신》들처럼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수양대군밑에서 벼슬을 하는데 김시습은 《생6신》의 첫번째인물로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있는데서 오는 일종의 죄책감, 수치감을 어쩔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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