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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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통일의 메아리》방송은 단파 5 905KHz, 3 970KHz, 3 945KHz와 초단파 97.8MHz, 97 MHz, 89.4 MHz로 보내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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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5월 4일 《통일의 메아리》
웃음속의 진담(1)

인저가 22살때였다. 그날은 감시라는 생원과 진사를 뽑는 과거시험이 있은 날이였다.

이날도 인저는 마음에 내키지 않은 걸음으로 과거시험장에 들어갔다. 돌이켜보면 6년전에 아버지의 엄한 령을 어길수 없어 억지로 과거보러 갔었다.

(과거는 보아서 뭘해. 조정이 소란하여 벼슬살이가 귀양살이인 판에 공연히 오라(포승)를 지고 옥에 갇히우고 귀양지에 끌려다니느라고 시간을 허비하느니 뜨뜻한 내집에서 글이나 읽고 시를 지으며 살지. 그 노릇도 마음편히 못하게 무신들이 조정을 타고앉아 문인들의 목을 무우밑둥 자르듯 하는 이때 공연히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들게 뭐람.

인저는 그까짓 감시쯤은 식은죽먹기로 장원급제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시험장에서 그는 엉뚱한 짓을 하였다. 시험답안을 허투로 써서 떨어졌던것이였다. 이때부터 인저는 부모들이 과거보러 가라고 하면 선뜻 응했고 시험에서 매번 락제하였다. 기동으로 소문난 인저가 6년동안 락제꾸러기가 되였으니 부모들과 사람들은 그 조화속이 이상하였으나 그만이 락제의 비밀을 지켜왔던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쓰거운 웃음을 지으며 답안지우에 붓을 달린 인저는 남먼저 글을 다 쓰고 한번도 훑어보지도 않은채 시험지를 제출한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험장을 나오고 말았다.

이날 합격자발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락제이려니 하였는데 합격자명단에 그의 이름이 있었다. 그것도 제일 마지막자리에… 그때에야 인저는 자기가 《실수》한 까닭을 알았다. 답안을 쓴 다음 한번 훑어보았으면 떨어질수 있을만큼 고쳐놓았을것인데 귀찮다는 생각으로 그냥 내고말았으니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것이다. 인저자신은 이만큼 되는대로 적당히 쓰면 락제가 되겠지 하고 그전의 기준을 생각하며 쓴것이지만 그동안 글이 썩 늘어서 대강 쓴 글이지만 합격권안에 들었던것이다. 락제보다 더 창피한 망꼬리 합격, 인저는 과거때문에 처음으로 창피를 느꼈다. 그는 이 망꼬리합격을 받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의 결심을 듣고 펄쩍 뛰였다. 아버지로서는 여러해동안 락제만 하다가 이번에 망꼬리일망정 아들이 합격권에 든것이 반가웠다. 그리고 합격자가 자기의 합격을 취소한다는것은 과거시험의 전례에 없는 일이니 용서할수 없었다. 아버지의 엄한 꾸중에 눌려 그는 부끄러운 합격증을 받았다. 아버지는 급제한 아들을 꾸짖는것이 가슴에 맺혀 시뿌둥해있고 아들은 마음에 없는 합격증을 받고 시무룩해있는 가운데 과거에 급제하면 축하연을 차리는 관례에 따라 인저의 집에서도 연회를 차리고 친지들과 이웃들을 초청하였다.

감 상 글 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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