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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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12월 29일 《통일의 메아리》
《우린 저애에 비하면 아직 젖먹이군》(3)

선비의 말이 떨어지자 다른 선비들은 그쯤이야 못짓겠느냐는듯 흥흥거리며 시짓기에 달라붙었다.

붓대를 꼬누어들고 대동강을 바라보며 시상을 잡기에 여념이 없는가 하면 어떤 측들은 머리를 수그리고 입속으로 웅얼거리며 글귀를 맞추어보기에 애썼다.

그런데 한참이나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던 정지상이 냉큼 남먼저 일어섰다.

《그래 다 지었느냐?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아라. 벌써 시를 짓다니…》

선비가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머리를 좌우로 설레설레 흔들자 소년은 한걸음 오똑 나서며 오돌차게 대꾸했다.

《다 지었소이다.》

《그럼 어디 한번 읊어보아라.》

소년은 강우에 떠서 노는 백조를 가리키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시를 읊었다.

 

하인장백필

을자사강파

(그누가 하얀 붓을 가지고

새 을자를 강물결에 그렸을가)

 

《참 기가 막힌 문장이요.》

《우린 저 애에 비하면 아직 젖먹이요. 아직도 시를 짓지 못했으니 허참!》

그도 그럴것이 하얀 붓이라는 한마디 표현으로 백조의 색갈을 나타냈고 새 을자로서 백조가 물에 발을 잠그고 날개와 몸의 웃부분을 물우에 띄운채 목을 길게 뽑고 헤염치는 모양과 새라는 뜻을 생동하면서도 의미깊게 형상해냈으니 얼마나 기발한 시적표현인가.

모두들 다섯살밖에 안되는 정지상을 둘러싸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평양에 신동이 태여났군!》

《앞으로 평양의 이름을 크게 떨칠거요. 평양의 자랑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