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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5월 7일 《통일의 메아리》
《운수령감이 변덕을 부리다가 손해를 보다》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운수령감이 변덕을 부리다가 손해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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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성군의 어느 마을에 한 괴벽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제자신을 운수선생이라고 불렀다.

그의 집은 두어간짜리 초가인데 돌담장을 두르고 바위로 문을 달았으며 울타리주변에는 국화꽃을 심고 못에는 련꽃을 두루 심어놓았다.

이따금 풍월을 읊기도 하고 산림속을 거닐며 휘파람을 불기도 하면서 무료한 세월을 보내군하였다. 그는 불탄 나무가지를 꺾어다 사슴먹이도 하고 솔씨를 주어다 두루미를 길들이기도 하였다.

간혹 한가한 때에는 누워서 책을 보기도 하고 번거로운 일이 없을 때에는 앉아서 글을 외우기도 하며 아침에는 현풍의 동산을 산책하고 저녁이면 자운산봉우리에 오르군하였다.

          

            베두건 두른 수림속 나그네

           주런이 놓인 술병 기울이는 신선이런듯

           골짜기 달빛아래 한쌍의 두루미 노니는데          

           시내가 복숭아나무엔 꽃들이 만발했네

 

그러니 이것은 이른바 별천지이지 인간세상은 아니더라.

이즈음 그는 아홉마디쯤 자란 기이한 참대 한포기를 얻었다.

포기가 푸르싱싱하고 대는 길고 가늘게 미끈히 솟은것이 여느 참대고장에서 나는것이 아니라 특별한 품종임이 틀림없었다.

이것을 후원에 심어놓고 애지중지 키웠더니 그 순이 뻗어나가 동쪽집 담장안에 돋아났다. 어린 참대는 날이 가고 달이 바뀌면서 점점 자라 오히려 서쪽집 참대보다 더 높이 자랐다.

운수령감은 본래 괴벽한 성미라 은근히 새암이 났다. 어느날 그는 동쪽집 령감에게 말하였다.

《령감, 그 참대가 우리 집 참대뿌리에서 뻗어나간 종자이니 그것이 어찌 댁의 참대겠소. 그러니 우리 집에서 베여와야 하지 않겠소?》

동쪽집 령감이 말하였다.

《아니! 종자가 아무리 그 집 종자라 해도 우리 집 뜨락에 났으니 우리 집 참대가 아니고 뉘 집 참대란 말이요. 당치도 않은 소리…》

이렇게 서로 옥신각신하였다.

그 진실을 분간하기 어려우니 누가 그 싸움을 해명해주랴.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물고 놓지 않는 격이라 반나절이나 싱갱이질을 해도 결판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운수령감은 음흉한 꾀를 생각해내여 밤을 타서 몰래 참대를 베여왔다.

이튿날 동쪽집 령감이 이 사실을 알고도 노여움을 꾹 참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어느날 동쪽집 수소가 서쪽집 암소를 올라탔는데 그것이 요새에 와서 큰 송아지를 낳았다. 동쪽집 령감은 그날로 송아지를 안아왔다.

이것을 본 운수령감이 말하기를 《여보시오, 백주에 무슨 일로 남의 송아지를 안아간단 말이요?》라고 하자 동쪽집 령감이 말하였다.

《지난해의 참대는 이미 당신네 종자가 뻗은것이였으니 당신이 베여간것이 지당하다 칩시다. 오늘날의 송아지는 원래 우리 소가 그 집 소를 올라타서 만든것이니 내가 안아온것이 응당하지 않소? 누가 옳고 누가 그르며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인지, 그래 당신은 이것을 밝혀낼수 있소? 나는 판단하기 어렵구려.》

그리하여 이것을 가지고 서로 관가에 송사하였다.

명철한 고을원은 판결을 내렸다.

《모든 물건은 각기 그 주인이 있는 법이거늘 각기 그 주인에게 돌아감이 옳을것이다. 참대가 이미 그 주인에게 돌아갔은즉 송아지도 응당 그 주인에게 돌아감이 마땅할것이다. 여기에 무슨 송사할 건덕지가 있겠느냐?》

이 말이 또한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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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