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간 아침 7시~9시 낮 1시~3시 저녁 9시~11시 주파수안내 단파 : 6 250KHz, 5 905KHz, 3 970KHz 초단파 : 97.8MHz, 97MHz, 89.4MHz
주체 107(2018)년 5월 3일 《통일의 메아리》
《남을 업신여기다가 당한 창피》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남을 업신여기다가 당한 창피》

                              >                        <

서평 한준겸은 기묘년의 생원, 진사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한 사람으로서 글재주로 이름났었다.

일찌기 홍하의를 찾아 동호독서당에 갔을 때였다. 마침 하의는 잠을 자고있었고 신광필이 혼자 앉아있었다.

서평이 인사하자 광필은 《그대는 무엇하는 사람이요?》라고 물었다.

《소생은 시골무인으로 금위영에 소속된 사람입니다. 마침 친구를 찾아 이곳을 지나다가 당돌하게 존귀하신 어른의 눈에 띄이게 되여 황공하기 그지없소이다.》

신광필은 《어려워말고 게 앉게.》라고 하고는 《경치가 하도 좋기에 내 풍월을 지으려던 참일세. 참, 자네 운을 불러주지 않으려나?》하며 의향을 물었다.

《풍월이라는게 어떤 물건인지도 모르겠고 또 운을 단다는건 어떻게 하는것입니까?》

《시인이 사물을 접하게 되면 감흥이 일어나게 되네. 풍경을 묘사하는것을 풍월이라 하고 음이 서로 같은 글자를 불러서 시구의 마감에 다는것을 운을 단다고 하네.》

《일찌기 글공부를 줴버리고 활재주만 익힌 주제에 어찌 글자를 알겠소이까.》

신씨가 《대강 아는 글자라도 불러보게.》하고 지꿎게 청하였다.

《소생은 무인이라 청컨대 소인이 업으로 삼는 일로써 부르겠소이다. 향각궁, 흑각궁이라고 하는 〈활 궁〉자로 부르면 되겠소이까?》

그러자 신씨는 《되구말구.》하고는 《독서당의 반달은 활을 걸어놓은듯 하고》라고 읊더니 《또 부르게.》하며 재촉하였다.

《순풍, 역풍이라고 하는 〈바람 풍〉자도 되오이까?》하고 서평이 운을 부르니 신씨는 《기막혀. 꼭 같은 운이구만.》하더니 또 한구절을 읊었다.

《취한김에 사모벗고 언덕에 기대여 소풍을 하네. 자, 또 부르라구.》

《변중, 관중하는 〈가운데 중〉자가 되겠소이까?》

《참 기이해. 기이하단 말일세. 석자가 다 같은 운일세. 자네는 글을 모르는데 운자를 부르면 어쩌면 그렇게 꼭꼭 맞아 떨어지는가.》라고 하고는 마감구절을 지었다.

 

십리강산에 저대소리 울려퍼지니

만시름 다 놓은 그림속의 인물일세

 

그러는 사이에 하의가 잠에서 깨여났다. 그는 서평에게 《자네 어데서 오는 길인가?》라고 물었다.

신씨가 《내금위 한씨인데 운다는 법도가 참으로 기이하네.》하고 대신 대답하고는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말하였다.

신씨의 말을 들은 하의는 죽겠다고 웃었다.

《임자 속았구만. 이 사람은 내 처남 한준겸일세. 이번 과거에 장원급제한 사람이네.》

신씨는 깜짝 놀라 그를 더욱 공경하면서도 속히운것을 부끄럽게 여기였다.

                               >                       <

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

 

:
:
:
:protect_autoins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