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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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1월 13일 《통일의 메아리》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79)

장편소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희찬작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 오늘은 일흔아홉번째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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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겠어요. 얼마 안되는 고기를 후불로 먼저 좀 낸걸 가지구 너무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지 마세요. 그것이 다문 한키로그람이라도 다른것으로 전환되였을가봐 그게 걱정스러워서 그러는거예요.》

그것은 기옥의 진심에서 나온 말이였다. 하루에도 많은 원자재를 다루는 사람의 눈에 이쯤한것은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여겨질수 있다. 비록 얼마 안되는것일지라도 그것을 누구도 모르게 자기의 리익에 썼는데 이번에 요행 무사히 넘어간다고 하자. 그것이 재미가 들어 그 얼마 안되는것이 다음번에는 더 늘어나고 또 그 다음번에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어마어마한 수량으로 번져지게 될는지 누가 알랴… 이런 생각을 하면 기옥은 앞이 아찔해지기까지 하였다.

기옥은 끝내 창고장을 홍유철의 집으로 떠밀어 보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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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영은 가방을 받아들며 불안한 눈길로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늘 저녁도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 남편이 퇴근해서 돌아올 때마다 늘 약속처럼 반복하군 하던 그 《유쾌한 도식》을 요 며칠째는 계속 어기였다.

그 《유쾌한 도식》은 남편이 퇴근해서 출입문 초인종을 누르는데서부터 시작된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안해가 잦은걸음으로 달려나가서 《누구세요?》 하고 묻는다. 그러면 남편은 잔뜩 목소리를 눌러가지고 《여기가 진순영약국장선생의 댁입니까?》 하고 묻는다. 안해의 대답이 또한 그럴듯하였다.

《네, 저의 처방을 찾는분이라면 들어오세요.》 하고 문을 열어준다. 그다음에는 남편이 허허… 하고 들어서며 하는 말은 매번 똑같은 물음이였다. 《우리의 <발명품>이 아직 안 들어왔소?》

창조에서 반복과 도식은 죽음이라고 하지만 이들의 가정에서 이《유쾌한 도식》은 마지막까지 깨여져서는 안될 소중한것이였다.

그런데 홍유철은 이 며칠째 그 《유쾌한 도식》을 마스고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나요, 자, 이런, 나라는데 문은 열지 않구…》

아니나다를가 얼굴을 쳐다보니 남편은 오늘도 역시 마뜩지 않아하는 표정이였다.

안해는 가방을 받아들고 방으로 따라 들어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요?》

홍유철은 이삼일전에 최국락이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그 불쾌한 이야기를 구태여 집에 와서까지 꺼내고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저 한마디로 귀찮게 받아넘기였다.

《일은 무슨 일?…》

《그럼 학위론문이 제대로 안돼요?》

《그것도 두루 뭉그려서 마무리는 해놓았는데 어데 뚝 삐여지는 새것은 별로 보이지 않구…》

진순영은 남편을 위로하듯 애써 호호… 웃음을 지으며 다시 이었다.

《필자가 요구성을 그렇게 높이는걸 보니 되긴 되겠어요.》

《여보, 그래도 약학박사학위론문쯤 되자면 다문 몇가지라도 불치병치료약재에 대한 새로운걸 들고 나와야 할게 아니겠소?》

홍유철은 시끄럽다는듯이 한손으로 턱을 고이며 얼굴을 찡그리였다.

집안의 공기가 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매번 즐거운 웃음으로 《공기갈이》를 해주군 하던 남편이였다.

진순영은 이런 때 제가 한번 남편처럼 집안의 《공기갈이》를 해볼가 하는 생각이 들어 첫 서두를 이렇게 뗐다.

《그렇다면 여보! 불치의 병을 고치는 그 새로운 약재에 대한 종자를 내가 하나 대드릴가요?》

남편은 대답대신에 힐끔 한번 쳐다보고는 얼굴을 외로 다시 돌리였다. 말같지 않은 소리를 제발 그만두라는듯이…

그러거나말거나 진순영은 시침을 뚝 떼고 다시 말을 걸었다.

《웃음을 대신할수 있는 약재를 만들어낸다면 아마 노벨상을 받을수도 있을거예요.》

《웃음? 허허… 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있는거요?》

《어느 의학자료를 펼쳐보니 거기에 어느 나라 정신병병원의 원장이 이렇게 썼습디다. <약학전문가들이여, 웃음의 효력을 낼수 있는 약재를 만들어내라.> …》

남편은 어이가 없는듯 소리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당신 지금 무슨 시를 읊구있는게 아니요?》

《글쎄 내 말을 좀 들어보세요. 당신도 알다싶이 세계약학계가 아직 정신병을 고치는 이렇다할 치료약을 못 만들어내고있지 않나요? 이자 그 정신병병원 원장이라는 의사가 자체로 그런 치료약을 만들어서 실험실 단계에서는 성공하고 어느 정신병병원의 환자들에게 드디여 처음으로 복용시켰다는거예요.…》

남편은 무슨 소리가 나오려는가 해서 슬며시 안해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세명이 들어있는 병실이였는데 투약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그 호실에 들어가보았더니 한명의 환자에게서는 치료반응이 헨둥하게 알리더라는거예요.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까지 척 하고는 침대에 점잖게 걸터앉아서 두녀석이 노는 꼴을 어처구니없이 지켜보며 쯔쯔 혀를 차는데 정신이 아예 멀쩡해졌더라지 않아요? 세명의 환자들 가운데서 한명만 고쳐도 그게 어디예요? 결국 첫단계에서 30 프로이상의 치료반응이라는 소린데 거야 대단한 성공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두 녀석만은 아직도 정신이 여전히 돌아있더라는거예요. 그중에 한 녀석은 침대밑에 기여들어가서 뚝딱거리고있었어요. 그래 저놈은 왜 저러는가고 물어보았더니 정신이 <멀쩡해진 녀석>이 역시 대답도 아주 온전하게 하더라는거예요. <선생님, 저놈은 운전사를 하다가 들어왔는데 지금 자동차밑에 기여들어가서 뭘 수리한다고 저러지 않습니까. 저놈은 절대루 못 고칩니다.> 이렇게 체현하게 대답했어요.

그런데 또 다른 한놈은 벽에다 창문을 그려놓구 밖으로 나가겠다구 벽을 어깨로 냅다 밀고있더래요. 그 병원에서는 사고가 생길가봐 벽에 창문을 내지 않고 천정에 유리지붕을 씌웠던가봐요. 그래 저놈은 왜 또 저러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정신이 <멀쩡해진 녀석>이 허허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더라누만요. <선생님! 저놈두 못 고칩니다. 저기로 뛰쳐나가겠다구 저러는데 제까짓게 나가기는 어떻게 나간다구 그럽니까? 저 창문열쇠를 내가 가지고있는데, 하하…> 하고 주머니에서 병마개뚜껑을 꺼내여 마구 흔들어대더라는거예요. 원장은 <아이구, 이놈도 역시 돌아있는 상태구나.> 하고 허탈이 오는걸 겨우 걸어나와서 제가 연구했다는 그 약을 몽땅 집어던졌다는거예요.…》

남편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하하... 크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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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편소설 《단풍은 락엽이 아니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일흔아홉번째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