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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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2월 23일 《통일의 메아리》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8)

야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

오늘은 여덟번째시간입니다.

 

첫날 저녁 현주가 의례로 원나라사신단의 객사를 찾았다. 서로의 인사가 끝나자 원나라 대사는 히물히물 웃으며 고려대사의 재주를 떠보기 시작하였다.

《소신이 우리 나라에 있을 때부터 경의 재주가 뛰여나단 소문을 듣자완데 저런 항아리속에 큰 호박을 통채로 넣을수 있소이까?》

그는 주둥이입이 작은 항아리를 가리켰다.

《그쯤한건 이 나라 조무래기들도 능히 할수 있겠거늘 내라고 왜 못하겠소이까? 경께서 돌아가실적에 큼직한걸로 하나 넣어드리리다.》

수월히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온 현주는 항아리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울밑의 호박넝쿨에서 주둥이입으로 들어갈만 한 애호박 하나를 골라 조심히 항아리속으로 밀어넣으며 코웃음쳤다.

(흥! 네가 재사라더니 나를 시험하는 재주가 고작 이거냐? 두고 봐라. 두달이 지나느라면 이 작은 호박도 항아리 차게 자라리라.)

다음날부터 량측사이에 두달째나 말싸움이 벌어졌는데 고려대사의 아귀맞는 주장에 원나라측은 드디여 말문이 막히고 저희 임금이 내린 어명은 틀어지고말았다. 그러자 원나라 대사는 그간의 피로도 풀겸 하여 장기경기를 청하였다. 저녁에 현주는 사정을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필시 일이 그리될줄 내 알고있었다. 제놈의 억지가 통하지 않으니 장기로라도 너를 이겨 땅을 뺏자는건데 너의 장기수가 그를 당하지 못할가보아 걱정이구나.》

잠시 생각을 굴려보던 부인이 계교를 일러주었다.

《일인즉 차라리 잘되였다. 이 틈에 그놈의 분기를 터쳐놓으면 참지 못하고 제 나라로 절로 달아날것이다. 참지 못하고 욱하는 그 성미도 그의 허한 틈의 하나이니라. 우리 이렇게 하기로 하자. 경기장 또는 성밖 그네터 로송밑으로 가서 그 사신은 그늘밑에 앉히고 너는 해빛에 나앉도록 하거라. 그리고 네 만약 수가 딸려 궁지에 빠지거든 해빛이 따가운체 하거라.》

부인은 낡은 일산(해빛을 가리우는 양산) 하나를 펴보이며 계속 하였다.

《그러면 내 너의 시녀로 꾸며 이 일산을 펼쳐줄테다. 내가 일산의 이 꿰진 구멍으로 장기쪽 하나에 해빛을 비치면 너는 그 쪽을 집어들며 내 다시 일산을 움직여 어느 밭을 비치면 거기에 쪽을 놓거라. 그러면 과히 알 도리가 있으리라.》

다음날 개경밖 그네터에서는 고려조정의 대신들과 원나라사신단 일행이 량편으로 갈라서서 지켜보는 속에 고려―원나라사신단의 전권대사들의 장기경기가 시작되였다. 원나라 대사는 장기판을 마주하자 일생을 지켜오는 내기장기의 신조대로 지독한 내기를 걸었다.

《소신은 본시 공으로는 장기를 두지 않소이다. 만약 경께서 지시면 북변의 고을 하나를 떼주시겠소이까?》

량편의 사람들은 모두 눈이 둥그래지나 고려대사는 별로 어려워하지 않고 응하였다.

《좋소이다. 그러되 소신에게는 땅이 소용되지 않으니 경께서 지시면 땅대신에 내앞에 엎디여 귀잡고 절을 하겠소이까?》

원나라 대사의 얼굴은 단박에 시뻘개졌다. 그에게는 땅을 떼놓으라는것보다 남의 발밑에 엎디여 절을 하라는것이 몇갑절 고약한 요구로 되였던것이다. 그는 이발없는 이몸을 악물며 응하였다.

《좋소이다.》

드디여 장기가 시작되였는데 두 상대가 다 뛰여난 명수들이라 그들의 쪽움직임을 여느 사람의 수로는 짐작할수 없었다.

 

지금까지 《너도밤나무신동과 공경부인》, 이런 제목의 야담을 보내드렸습니다.

오늘은 여덟번째시간이였습니다.